[조선왕릉] 제11대 중종 - 희릉(계비 장경왕후)
희릉은 조선 11대 임금 중종의 첫 번째 계비 장경왕후의 능이다. 병풍석 없이 난간만을 두른 단릉(單陵)으로 단아한 느낌이다. 배치나 수법은 조선 전기 양식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
문석인과 무석인은 기둥 같은 몸체에 큰 머리를 올려놓았으며 목이 거의 없어 어깨가 약간 굽어보인다. 무석인은 큼직한 이목구비와 당당하고 위엄 있는 자세로 칼을 쥐고 있으나 그 갑옷의 조각 수법을 보면 작고 섬세한 문양들을 촘촘히 새기고 있다. 문석인 역시 큼직한 체구에 맞게 홀 역시 크게 묘사되어 있으며 두 손을 노출시켜 맞잡고 있다. 소매의 안쪽으로 작은 소매가 한 번 더 돌아가는 이중 소매를 보여 주고 있다. 측면의 소매 주름 또한 자연스럽게 흐르다가 끝부분에 가서 반전하는 곡선이 재미있다.
희릉은 처음에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릉(獻陵)의 서쪽 언덕에 조성하였다, 그런데 중종의 부마가 된 김안로가 세자인 인종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자기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옥사를 일으켰다. 그 중 하나가 희릉 천릉사건이다. 이는 김안로가 희릉 밑에 큰 돌이 깔려 있어 불길하다 주장하여 1537년(중종 32) 현재의 고양시 서삼릉으로 옮기고, 그와 동시에 당시 능을 조영하는데 관련되었던 자들을 처벌한 사건이다.
그 뒤 중종의 정릉이 희릉의 곁에 안장되면서 동원이강 형식의 능을 취하고 능호를 정릉으로 하였다. 1562년(명종 17) 문정왕후에 의해 정릉은 현 강남구 삼성동의 선릉 곁으로 옮겨지고 장경 왕후의 능은 다시 희릉으로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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