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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여행] 해남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 국보 제308호

들꽃(野花) 2012. 1. 15. 06:00

해남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海南 大興寺 北彌勒庵 磨崖如來坐像) / 국보 제308호

소재지 : 전남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산8-1 북미륵암

 

해남 대흥사의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2009년도 9월에 대흥사에 갔었는데 시간이라는 제한 때문에 북미륵암의 마애여래좌상을 볼 수 없었다.

국보 제308호로 지정된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이번 남도의 여행에 꼭 찾아가겠노라고 생각하고 대흥사에 온 것이다.

대흥사 입구의 식당가에서 세식구가 간단히 식사를 하고 대흥사 나들이를 간다.

매표소에서 조계종 신도증을 보여주니 무사통과, 가을의 햇살을 받으며 숲으로 둘러싸인 길을 질러간다. 그 옛날 산길이었을 길을 지금도 걸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전국에는 '길'을 찾는 대 역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어쩜 여기도 머지않아 차가다니는 길이 아닌 산길을 이용하여 대흥사로 가는 코스가 개발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램이다.

 

일주문 옆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부도전을 거쳐 대흥사로 들어간다.

비가오면 길이 질어서 그런지 길에는 쇄석자갈들이 깔려 있어 한걸음 한걸음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자국소리가 나는게 영 신경이 쓰인다.

조용한 사찰이 아니라 시끌벅적한 절이 된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해탈문을 지나니 넓은 절마당이 나오는데 바로 앞에 특별한 안내판이 있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그리로 이끌고 있다.

'두륜산 대흥사 청정법신 비로자나 와불 전경'을 알리는 안내판이다.

산능성이에 누워 계신 비로자나불을 참배하는 공덕을 짓는 이는 마음 속의 한가지 소원이 꼭 성취되어지고 삼재와 팔난을 여의게 된다고 한다.

 

우선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을 보고 내려와서 절의 다른 곳을 살펴보기로 하고 무염지 뒤로 하여 산길로 접어든다.

딸래미는 숙제를 한다고 하여 절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집사람과 둘이서 북미륵암까지의 1.5km정도의 길을 간다. 

 

안내판에서 바로본 산능성이

 

이렇게 안내판의 사진을 보니 정말 비로자나불이 누워있는 것 처럼 보인다.

 

무염지

 

 

절 뒤쪽 만일암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이렇게 길이 나 있어 산행길에 다소나마 걷는데 부담이 적어 좋다.

 

만일암으로 올라가는 길가에 있는 안내판

 

만일암과 북암(북미륵암)으로 가는 갈림길로 좌측길로 가면 북미륵암으로 갈 수 있다.

여기에서 북미륵암까지 1km정도의 거리로 이제 본격적인 산행 시작이다. 즉 고행길이란 말씀이다.

 

갈림길에서 얼마정도는 이렇게 바닥에 돌이 깔려있다.

자연스런 내 발걸음이 아니라 저 돌들을 밟아야 하기게 발걸음에 그리 좋은 것 같지 않다.

 

처음에는 흙길이었을 이곳이

어느덧 사람들의 발길에 의해 물이 이리로 흐를 정도로 파져있다.

사람의 흔적이란 이처럼 대단한 것이다.

 

돌을 보면 탑을 쌓고 싶어하는 우리네 사람들

길가 넓적한 바위위에 여기저기에 돌을 쌓아놓은게 보인다. 여기에 돌을 얹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돌을 쌓았을까?

 

 

이런 길을 가야한다.

끝이 없는 길

얼마나 가야 하는가?

모퉁이를 돌면 다 왔겠지.

모퉁이를 도니 저 앞 오르막에는 또 다른 모퉁이가 보인다.

그 모퉁이를 돌면 다 왔을까?

 

약간의 평지길이 보이니 다 올라온것인가?

 

 

드디어 건물이 보인다.

저 건물일까?

인터넷에서 조사해보니 불상을 보호하기 위하여 전각을 지어 보호한다고 하니 저 전각일까?

가까이가서 보니

급 실망.

화장실인지 뭔가?

화장실을 지나 앞을 다시 쳐다본다.

 

이제야 건물다운 건물이 보인다.

 

대웅전 1.55km

우리가 산길을 1.55km나 걸어왔단 말인가?

무릎이 그리 좋지않아 산이나 계단을 걸을 때면 상당히 조심스러운데

이정도 산길은 걸을만 한가보다.

무릎에서 아프다는 신호가 오지않는 것을 보니.

예전 같으면 여기저기 다 가고 싶지만 세월의 아쉬움이...

 

 

한없이 달려가는 산줄기 아래에 작게나마 대흥사 전각들이 살며시 모습을 나타낸다.

 

저위의 용화전 전각 안에

내가 찾아 올라온 목표인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전각에 들어가니 어마어마한 불상이 나를 반겨주듯 말없이 미소짓는 듯하다.

부처님전에 삼배로 예를 갗추고 불상을 감상한다.

 

 

대흥사 북미륵암에 있는 불상

바위면에 고부조(高浮彫)되어 있는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은 공양천인상이 함께 표현된 독특한 도상의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여래좌상으로 규모가 크고 조각수법도 양감이 있고 유려하여 한국의 마애불상 중에서는 그 예가 매우 드물고 뛰어난 상으로 평가된다.

 

본존불의 육계(肉髻)가 뚜렷한 머리는 언뜻 머리칼이 없는 민머리(素髮)처럼 보이나 나발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이목구비의 표현이 단정한 얼굴은 살이 찌고 둥글넓적하여 원만한 상이다. 그러나 눈 꼬리가 약간 위로 치켜 올라가고 입을 굳게 다물어 근엄한 인상을 풍긴다. 귀는 큼직하니 길게 늘어져 어깨에 닿았으며, 유난히도 굵고 짧아진 목에는 두 가닥의 선으로 삼도(三道)를 나타내었다.

 

손(手印)과 발은 항마촉지인에 오른 발을 왼 무릎 위로 올린 길상좌(吉祥坐)를 하였는데, 손가락과 발가락을 가냘픈 듯 섬세하고 가지런히 묘사하여 사실성이 엿보임과 더불어 곱상한 느낌을 준다. 법의(法衣)는 양어깨를 다 덮은 통견의(通肩衣)로 그 주름은 거의 등간격으로 선각화(線刻化) 하여 사실성이 뒤떨어지고, 무릎 사이로 흘러내린 옷자락은 마치 키를 드리운 것처럼 늘어지는 등 도식적(圖式的)인 면이 강하다. 이는 통일신라 말기로부터 고려시대로 이행해 가는 변화과정을 잘 보여준다 하겠다.

 

대좌(臺座)는 11엽의 앙련(仰蓮)과 12엽의 복련(覆蓮)이 마주하여 잇대어진 연화대좌로 두툼하게 조각되어 살집 있는 불신(佛身)과 더불어 부피감이 두드러져 보이며, 다른 예에서와는 달리 자방이 높게 솟아올라 있어 특징적이다. 머리 광배(頭光)와 몸 광배(身光)는 세 가닥의 선을 두른 3중원(三重圓)으로 아무런 꾸밈도 없이 테두리 상단에만 불꽃무늬(火焰紋)가 장식되어 있으며, 그 바깥쪽에는 위·아래로 대칭되게 4구의 천인상을 배치하였다.

 

둔중한 체구로 다소 경직되어 보이는 본존불과 달리 경주 석굴암 내부 감실(龕室)의 보살상을 연상케도 하는 4구의 천인상은 날렵한 모습으로 부드러움과 함께 세련미가 엿보인다. 천인상들의 조각표현은 이 당시의 거의 유일한 예이자 우수한 조형미를 반영하는 수작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