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 추존황제 진종 - 영릉(진종, 효순왕후)
영릉(永陵)은 영조의 큰 아들 진종과 비 효순왕후의 능이다. 쌍릉으로 조영되었다. 진종은 세자의 신분으로 어린 나이에 요절하였다가 훗날 진종으로 추존되었기 때문에, 능 또한 세자묘의 예를 따라 조영되었다가 훗날 왕릉의 형식을 갖추게 되었다. 봉분의 병풍석과 난간석은 생략되었고, 봉분 주위에는 석호와 석양, 문석인이 한 쌍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석인은 조선 전기의 능인 공릉에 비해 다소 마르고 작은 편이다. 관모를 쓰고 양손으로는 홀(笏)을 쥐고 있으며 얼굴에 비해 몸은 왜소한 편이다. 관복의 소매는 길게 늘어져 있고, 팔꿈치 부근에는 세 줄의 주름이 새겨져 있다. 문석인과 함께 중계(中階)에 배치된 석마 역시 조선 전기와는 다른 형태로 겸손하게 머리를 구부린 모습을 하고 있다. 전기의 석마는 둔중한 모습이지만 영릉의 석마는 전기의 것에 비해서는 살이 약간 빠지고 날렵한 모습이다. 하계는 생략되었으며 무석인 역시 없다.
1728년(영조 4) 11월 16일 어린 나이의 세자가 승하하자 영조는 그 해 12월 2일 효장이라는 시호를 내리고, 그 이듬해인 1729년(영조 5) 1월 26일 현재의 위치인 순릉 왼쪽 산줄기 언덕에 예장했다. 세자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 세자빈으로 책봉되었던 효순왕후는 1751년(영조 27) 11월 14일 창덕궁 건극당에서 소생없이 37세의 나이로 승하하였으며, 이듬해인 1752년(영조 28) 1월 22일 효장세자묘 왼쪽에 안장하였다. 이들이 세상을 떠난 후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를 효장세자의 밑으로 입적시켰다가 그가 왕위에 오르자, 즉위년인 1776년 진종과 효순왕후로 추존되었고, 능 또한 영릉으로 추봉되었다.
진종은 1719년(숙종 45) 2월 15일 한성부 북부 순화방에 있는 창의궁에서 영조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영조가 1724년 즉위하자, 그 해 11월 3일 경의군에 봉해졌다가, 그 이듬해 3월 20일 7세의 나이로 왕세자에 책봉되었다. 그러나 1728년(영조 4) 11월 16일 창경궁 진수당에서 숨을 거두었다. 영조는 그 해 12월 2일 효장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효장세자가 요절한 뒤 영조는 40세가 넘어 둘째 아들을 얻자 아들이 태어난 지 1년 만에 왕세자로 책봉하였다. 그가 바로 사도세자이다. 그러나 영조는 1762년(영조 38) 사도세자를 폐세자시키고, 그의 맏아들인 왕세손을 요절한 효장세자의 양자로 입적시켜 왕통을 잇게 하였다. 1776년 왕위에 오른 정조는 선왕인 영조의 유지를 따라 효장세자를 진종으로 추존하고, 능호를 영릉이라 했다.
『영조실록』 1728년 11월 16일자 기사에는 효장세자가 죽던 날 밤, 영조가 슬퍼하던 모습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밤 3경(三更 :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왕세자가 창경궁의 진수당에서 훙서하였다. 이날 종묘와 사직에서 두 번째 기도를 거행하였는데, 밤에 병이 더욱 심해져 해시에 훙서하였다. 임금이 영의정 이광좌, 병조판서 조문명 등을 대하며 슬피 곡하며 말하기를,
“종묘와 사직을 장차 어찌할 것인가?”
하고, 한참 만에 곡을 그쳤다.
임금이 일어나 안으로 들어갔다가 잠시 뒤에 내시를 시켜 흑곤포(黑袞袍)를 담은 검은 함을 들려 앞세우고 임금이 뒤따라 나왔다. 어둑새벽에 예방 승지가 세자의 흑곤포를 담은 함을 받쳐 들어 내시에게 전해주니, 내시가 전(殿)의 지붕 모퉁이에 올라가 호복(呼復)하고 내려왔다.
효순왕후는 풍릉부원군 조문명의 딸로서, 1715년(숙종 41) 12월 14일 한성부 동부 숭교방에서 태어나 1727년(영조 3) 9월 27일 세자빈으로 책봉되었고, 1735년(영조 11) 현빈에 봉해졌으며, 1751년(영조 27) 11월 14일 창덕궁 건극당에서 소생없이 37세의 나이로 승하하였다. 영조는 그 해 11월 19일 효순이라는 시호를 내리고, 효장세자묘의 왼쪽에 안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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