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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답사/평창] 영은사범일국사진영 -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40호

들꽃(野花) 2009. 9. 29. 00:27

영은사범일국사진영 (靈隱寺梵日國師眞影) /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40호

소재지 : 강원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63-1 월정사성보박물관

 

  이 진영은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영은사의 칠성각에 봉안되어 있던 것인데, 1999년 6월 18일 월정사성보박물관으로 옮겨 전시중에 있다. 그림 하단 중앙에 있는 화기(畵記)에 의해 1788년(乾隆 53년)에 신겸(信謙) 등에 의해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범일(梵日 : 810∼889년)은 신라말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인 사굴산파(사굴山派)의 개산조(開山組)이다. 속성은 김씨이고 15세에 출가하여 20세에 비구계를 받고 흥덕왕때 당나라에 가서 마조도일(馬祖道一)의 문하인 염관제안(鹽官齊安)에게서 수학한후 문성왕 8년에 귀국하였다. 명주도독인 김공의 청으로 40여년을 굴산사에 지내는 가운데 경문왕·헌강왕·정강왕이 국사로 모시려고 하였으나 거절하였다. 889년 80세(법랍 60세)로 입적하였으며 시호는 통효(通曉), 탑호는 연휘(延徽)이다.

 

  범일의 진영은 의자에 앉아 있는 전신교의좌상(全身交倚坐像)으로 비스듬히 앉은 좌안칠분면(左顔七分面)의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바닥에는 자리를 원근감없이 평면적으로 그렸고 화면 가득이 인물을 채워 공간을 적게 한 전형적인 진영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발에는 족좌대가 있고 오른쪽 손목에는 염주를 길게 늘어뜨렸으며 양손으로 주장자(주杖子)를 비스듬이 들고 있다.

 

  초상화는 주인공의 정신을 드러낼 수 있도록 안면묘사에 가장 중점을 둔다. 범일국사의 진영 역시 한쪽을 응시하는 예리한 눈매, 꾹다문 작은 입, 눈썹과 수염 표현 등 매우 사실적인 안면묘사가 돋보여서 예리하면서도 깊이 있는 선사의 정신이 드러나고 있는 듯 하다. 건장한 상체에 비해 하체는 빈약하게 표현되어 있어 신체의 비례는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청회색의 법복과 붉은 가사의 표현, 바닥의 화문석 표현 등은 조선 후기 진영도의 특징적인 묘사이다. 그러나 비교적 섬세하고 정성들인 의자의 장식과 문양, 그리고 의자에 불자(拂子)를 걸쳐놓은 모습은 매우 독특한 표현이다.

 

  이 진영은 왼쪽 팔과 아랫부분이 탈락되었고 배경 부분이 얼룩이 지기는 하였으나 범일국사의 진영도는 현존 유례가 극히 드물며, 또한 조사진영도로서는 드물게 화기(畵記)를 남기고 있어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문화재청 자료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