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 (喪輿) / 제주특별자치도 민속문화재 제6호
소재지 : 제주 제주시 일도2동 996-1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상여(喪輿)는 주검을 운반하는 도구다.
이 상여는 화려한 조각(調刻)과 단청(丹靑)이 돋보인다. 오색(五色)천으로 여섯개의 단을 두르고 쇠붙이 장식이 매달렸다. 네 귀에 달아맨 요령은 운상(運喪)중에 저절로 울린다. 상여 지붕에는 민화풍의 화려한 그림을 그려놓았다. 마치 생명수(生命樹)와 영혼(靈魂)의 부활(復活)을 상징하는 듯하다.
이 상여는 서귀포시(西歸浦市) 신효(新孝)와 하효(下孝) 마을에서 공동으로 마련해 쓰던 것이다. 상여와 함께 이를 마련하게 된 배경이 담긴 고문서가 전한다. 《乾隆28年癸未三月本里喪輿新造入參冊錄》이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이 상여는 영조(英祖) 39(1763)년에 만들어진 것이니, 그 역사가 깊다. 하핵(下亥)(1947년)에 만들어진《입의(立議)》에 따르면,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새 목촌(木村)을 구입하여 썩고 부서진 상여를 새로 만드니 오히려 옛것보다 나아졌다’라는 기록처럼 그 이후 여러 차례 보수(補修)했음은 물론이다.
이 마을에서 이 상여(喪輿)를 마련하게 된 동기가《乾隆28年冊錄》에 담겨 있다. 신효(新孝)와 하효(下孝) 마을이 속해 있던 면(面)에 상여(喪輿)는 하나밖에 없었다. 상여 하나만으로 두루 사용코자 할 때는 서로 구차한 일이 생겼다. 상여 하나를 더 마련하려고 면회의(面會議)를 열었다. 그 회의의 으뜸이 바로 이 마을사람이었을까, 상여장(喪輿匠)에게 상여를 만들어 오면 사겠다고 약조(約條)한다. 상여장은 약속대로 상여를 만들어 왔으나, 다른 마을에서 돈을 내지 않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이 마을에서만 상여를 사기에 이른다. 마을 사람 모두 一人당 포목(布木) 16척(尺)과 조 5되 8홉씩 모아 어렵게 마련한 상여인 셈이다.
이 상여는 조각(彫刻)과 단청(丹靑)이 빼어날 뿐만 아니라《책록(冊錄)》까지 전하고 있으니, 소중한 제주의 문화유산이라 하겠다. 지금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濟州道民俗自然史博物館)에 소장(所藏)되어 전시중이다.
(문화재청 자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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