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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답사/보은] 보은 속리 정이품송 - 천연기념물 제103호

들꽃(野花) 2007. 3. 15. 21:44

보은 속리 정이품송 (報恩 俗離 正二品松) / 천연기념물  제103호
소재지 :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상판리 241외

  속리산 법주사로 가는 길 한가운데 서 있는 속리의 정이품송은 나이가 약 600살 정도로 추정되는 소나무로, 높이 14.5m, 가슴높이 둘레 4.77m이다. 가지의 길이는 동서가 13.70m이고, 남북이 17.28m이다.

 

  이 곳 속리의 정이품송은 천연기념물 노거수로서 용문사의 은행나무와 함께 쌍벽을 이루고 있다. 이 소나무는 법주사로 들어가기전 약 3㎞되는 지점에 서 있고 그 주변을 지나는 도로가 있다.

  이 소나무는 수관이 우산을 편 모양으로 정제하고 무척 아름답다. 사방으로 고루 퍼진 곁가지가 알맞게 아래로 드리우고 있다. 불행하게도 1993년 봄에 폭풍이 불어 곁가지 하나가 절단되어 대칭적인 수관에 흠집을 낸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다.

  이 나무는 다음과 같은 전설을 안고 있다. 즉 1464년(甲申年) 세조대왕(世祖大王)이 법주사로 행차를 하실 때 대왕을 태운 가마가 이 소나무의 아랫가지에 걸리게 되자 이 소나무는 그 가지를 쳐들어 어가(御駕)를 무사히 통과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이 소나무를 "연(輦)걸이 소나무"로 부르기도 한다. 또 대왕께서 이곳을 지나다가 비를 피했다는 말도 있다. 왕이 큰 소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했다는 전설은 중국에도 있긴 하다. 이러한 사연으로 해서 대왕께서는 이 소나무에 정이품(正二品)(현재의 장관급의 위계)의 벼슬을 내리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나무를 정이품소나무로 부르고 있다. 이 소나무가 서 있는 앞마을의 명칭이 진허(陣墟)인데 이것은 그 당시 대왕을 호위하던 군사들이 진을 치고 머물렀다는 데서 생긴 지명이라고 한다. 이러한 일이 약 440년 전에 있었던 것이라면 이 소나무의 수령은 약 600년 정도로 추정될 수 있다.

 

  이 소나무는 옆을 흐르는 계류가 퇴적시킨 사질 양토위에 서 있는데 이러한 토성은 수분조건, 공기조건 그리고 토양 미생물의 번식 등 소나무에 적합해서 이 소나무가 그간 건강하게 오래 살아 올 수 있었다고 짐작된다.

 

  이 소나무는 그간 줄기 아랫쪽 일부가 부패해서 외과시술을 받은 바 있으며 1980년경부터 우리나라 남쪽에서 소나무를 가해하면서 올라온 솔잎혹파리의 침범이 이곳에 이르자 1982년에는 높이 18m에 이르는 8각주형(角註形)의 철골시설물을 세우고 이에 방충망을 설치해서 솔잎혹파리의 침입을 차단했던 것이다. 이것이 큰 효과를 발휘해서 소나무는 솔잎혹파리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우리국민의 나무사랑의 지극함이 국내외로 전해졌다. 이 방충망시설은 큰 비용부담과 또 솔잎혹파리의 해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자 1991년에 철거시켰다. 그 뒤 정이품송의 수세회복을 위한 연구용역 및 보호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워낙 나무의 나이가 오래되었고 해서 앞으로 왕성한 생리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