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의 길,맛,멋따라♣/절집 여행

강진의 금곡사

들꽃(野花) 2009. 5. 17. 06:35

병영성을 지나 강진으로 방향을 잡아 가다가 까치내재에 이르면 마치 중세시대 성벽을 마주하는 것처럼 거대한 석문으로 가로막혀 계곡 안으로 들어서지 않고서는 그 흔적조차 짐작할 수 없는 금곡사라는 오래된 사찰을 발견하게 된다.

  신라말 밀봉대사는 이 절을 지으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사찰이름인 성문사라 했고 나중에 금곡사라 개칭했다. 이 사찰 금곡사라 한 것은 이곳에 금광이 있었기 때문이며 사찰 옆 개울가에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동굴이 있는 것을 보면 이곳이 금광이었던게 사실인 것 같다.

 

 

 

 

 

바위 절벽에 진달래가 한창 피어 있다. 

 

 

 

 

 

  금곡사에는 백제계통의 고려양식인 보물 829호 삼층석탑이 있는데 1985년 복원작업을 하던 중 석가세존 진신사리 32과가 발견되어 세상의 이목을 받기도 했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물의 양이 일정한 약수터에서 풀로 만든 대롱으로 물을 빨아 먹으면 신경통이 사라진다는 전설이 있기도 하다.

 

 

 

 

 

 

 

 

 

 

 

금곡사 답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방랑시인 김삿갓이 금곡사에 남겼다는 시 한 수 이다.

 

雙岩竝起疑紛爭 / 一水中流解忿心

(두 바위가 나란히 솟아 다투는가 여겼는데 한 줄기 물 가운데로 흘러 성낸 마음 풀어주네)

 

  방랑시인 김삿갓이 금곡사에 남기고 간 이 열 넉자의 시는 정처 없는 나그네들의 발길을 잡아맨다. 아마도 젊은 날의 김삿갓은  세상에 대한 동경과 분노를 가슴에 품었고 그 후엔 도피와 체념으로 그리고 귀밑머리가 새어지고 나선 하늘을 감히 쳐다 볼 수 없었던 자괴감으로 일생을 마쳤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