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수동리 팽나무 (高敞 水東里 팽나무) / 천연기념물 제494호
소재지 : 전북 고창군 부안면 수동리 446번지 외
새만금방조제와 변산반도의 여행은 거무스름한 구름과 함께 한다.
언제나 갤려나.
격포에서 채석강을 보고 변산반도의 아랫쪽 길을 따라 다음 목적지인 부안의 개암사를 찾아간다. 마침 하늘이 개인다. 파란하늘의 개암사를 둘러보고 이번 여행에서 하룻밤을 유할 곳 고창으로 길을 잡는데 집사람이 삼겹살을 사야한다고 한다. 아침에 출발할 때 트렁크에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게 불판이며 버너를 준비하고 왔단다. 고창으로 가는 도중에 줄포에 들려 집사람은 삼겹살을 사고 딸래미랑 인촌 김성수 생가를 찾아간다. 그런데 문은 굳게 닫혀있고 막다른 골목으로 한참이나 후진하여 나온다.
삼겹살을 사고 기다리고 있는 집사람을 차에 태우고 가는 길,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어디서 삼겹살을 구워먹나? 막막하다. 길거리에서 구워먹을 수는 없고 어디에서 해결을 하나?
그때 떠오른 생각. 그래 바닷가로 가 보자.
나의 운전 스타일을 여기서 잠깐보면
그냥 간다. 가다 막히면 되돌아 오고 다시 옆길로 간다. 그래도 막히면 또다른 길로 가고 그래도 막히면 되돌아간다.
이게 나의 길따라 운전하는 방법이다.
이날도 그랬다. 그냥 줄포에서 고창으로 가는 길을 보면 우측이 바닷가다. 그래 그쪽으로 방향을 잡고 길을 간다. 거리와 시간으로 봐서 한참을 어디가 어디인지 모를 길을 달려간다. 그런길로 계속 가다 보니 어디에서(여행을 출발하기 전에 인터넷 지도를 검색한다) 본 듯한 지형이 나온다. 그리고 저 멀리 언덕 위에 멋지게 서 있는 나무가 보인다. 저기서 삼겹살을 구워 먹어?
그래!
고창 수동리 팽나무다. 그곳도 입구를 찾지 못해 한번 어떤 집의 마당까지 들어갔다 나오고 다시 길을 가니 막히고 돌고돌아 밭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찾아가니 그 나무가 맞다. 큰 길가에서 보면 바로 눈 앞에 보이는 팽나무인데 한참을 헤맨 후 찾아 간다. 아,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나무 밑에서 쉬고 있다. 아! 어디서 삼겹살을 구워 먹어야 하나? 난감하다. 배는 고프고.
일단 팽나무를 구경하고 다시 찾아보자.
전북 고창군 부안면 수동리의 팽나무는 8월 보름에 당산제와 줄다리기 등 민속놀이를 벌이면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던 당산나무이며, 마을 앞 간척지 매립 전에는 팽나무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배를 묶어 두었던 나무로 오랫동안 대동(大洞)마을과 함께해 온 역사성이 깊은 나무이다.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팽나무들 중에서 흉고둘레가 가장 크며 수형이 아름답고 수세가 좋은 편이어서 팽나무 종을 대표할 만하다.
마을 주민들이 한가롭게 쉬고 있다.
우리의 삼겹살 구워먹기는 아직 더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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