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선병국가옥 (報恩宣炳國家屋) / 국가민속문화재 제134호
소재지 : 충북 보은군 장안면 개안길 10-2 (개안리)
속리산을 가려면 예전에는 보은읍을 통과하여 가는 길을 많이 이용하였지만 요즘은 얼마전에 개통된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를 많이 이용하게 된다. 경부고속도로의 청원인터체인지에서 상주가는 고속도로를 갈아타고 달리다보면 속리산IC를 만나게 되고, 속리산IC에서 통행료를 지급하고 보은방향으로 좌회전하여 300m정도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그 갈림길의 하천너머 소나무 숲속에 고풍스런 옛집이 있어 법주사를 갈때마다 궁금하였다.
그런 가운데 이번 보은 여행에서 고택을 찾아가게 되어 반가웠다.
1904년부터 1921년에 걸쳐 건축되었으며 사랑채, 안채, 사당을 기본으로 대문채, 행랑채, 화장실 등 부속건물과 텃밭, 장독대, 정원을 두루 갖춘 대규모가옥으로 과거에는 과객실, 방앗간채까지 있었다.
궁궐이 아닌 일반 집은 100칸을 넘을 수 없어 99칸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칸의 정의는 방의 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기둥과 기둥사이를 한 칸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실제 99칸이라고 하면 상당히 큰 집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담쟁이덩굴이 담장을 둘러싸고 있어 아늑한 맛을 더해주고 있다.
전통항아리, 이곳에서 고추장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대문채
효열문
효열각
흉년에 고생하는 마을 주민들을 도와준 선부자의 공덕을 기리는 비를 주민들이 세웠주었다고 한다.
나주에 있는 것을 이곳으로 옮겨왔으며 철로 된 비가 많지 않은데 이곳의 비는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남헌 선정헌의 송덕비
선병국가옥 전경
정남향하고 있는 사랑채와 사랑마당 앞에 조그맣고 예쁘장한 내대문(內大門)이 세워졌다.
'H'자 평면의 사랑채는 남향하여 자리잡았는데 보통의 사랑채에서는 보기 드문 구조이다. 앞·뒤 모두 툇마루를 설치하여 더욱 넓은 공간을 활용하게 하였다. 가운데의 넓은 대청을 중심으로 양 옆에 큰사랑방을 비롯한 골방·약방·마루 등을 시설하였다.
사랑채는 H자형 평면으로서 뼈대를 2고주 7량으로 처리하여 몸채가 정면 4칸, 보간 2.5칸으로하고 날개채가 정면 2칸, 측면 5.5칸으로해서 앞으로 몸채보다 2칸을 내밀도록 계획했다.
몸채에는 앞뒤로 툇마루를 두면서 날개에는 앞과 안쪽에 툇마루를 시설했다. 몸채 가운데는 너른 3칸 대청과 상하 2칸의 작은사랑을 배치했는데 대청앞은 분합문(分閤門)을 달아 개방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서쪽 날개에는 앞쪽에 서루(書樓)(아래는 불을 지필 수 있는 굴묵)와 뒤쪽으로는 큰 사랑을 두었다. 동쪽 날개에는 앞으로 부터 골방, 약방, 구들, 마루를 시설했으며 동쪽 측벽에 쪽마루를 내달고 몸채 외진주 줄에 맞추어 쪽대문을 시설해서 앞뒤의 이용을 구분짓고 있다. 지붕은 골기와에 합각지붕이며 홑처마이다. 굴도리에 장혀를 받치고 뜬장혀를 보내서 소로를 끼웠다. 두리기둥위에 커다란 주두(柱頭)를 얹었고 주초(柱礎)는 팔각인데 약간 높다. 기단은 세벌인데 위에만 장대석 갑석을 돌리고 아래 2단은 네모꼴 면석으로 쌓았다. 날개쪽 툇마루 앞에는 난간을 두르고 아(亞)자 살로 장식했다. 창문들은 비교적 살이 가늘고 장식적인 바 연약한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구조기법은 안채와 같다.
위선최락 : 선을 배푸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다.
이집이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지금껏 보존되어 왔던 이유를 '위선최락'이란 말뜻에서 알 수 있다.
사당채
안채
역시 'H'자 평면의 안채는 사랑채의 왼쪽에 자리하였는데 가운데의 대청이 중심이 된다. 대청은 앞·뒤 툇마루를 통하여 어떤 방으로도 갈 수 있다. 부엌은 아주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위에는 다락이 마련되었다.
안채는 사랑채의 축에서 직각으로 꺾어서 서향(西向)하여 배치되며 역시 H자형 평면을 갖는다. 이것을 ㄷ자형 행랑채가 넓게 둘러싸서 안마당 공간을 형성한다. 행랑채의 남쪽 끝에는 ㄱ자형으로 꺾어서 솟을대문을 덧달고 내대문을 시설한 바 외대문에서 ㄹ자로 꺾어 안채에 이르도록 계획되었다. 이것을 더욱 곡진하게 만들기 위해서 대문 앞에는 ㄴ자 담장을 둘러쳐서 대문 앞을 가로 막았다.
안채는 몸채가 정면 4칸, 보간 2.5칸이고 날개채가 정면 4칸, 측면 6칸으로 해서 앞은 1.5칸, 뒤는 2칸을 몸채보다 내밀도록 계획했다. 몸채에는 가운데 넓은 2칸에 대청을 배치하고 오른쪽에 상하 2칸의 안방과 왼쪽에 역시 상하 2칸의 건넌방이 놓였다. 앞은 툇마루이고 뒤는 쪽마루가 시설되며 이것은 오른쪽 날개 뒤까지 연결시켜서 부엌마루, 부엌방과 동선을 이어준다.
오른쪽 날개에는 부엌 앞에 모방과 툇마루가 있고 뒤쪽에 역시 상하 2칸의 부엌마루와 부엌방이 만들어졌다. 왼쪽 날개에는 몸채 툇마루와 연결해서 조그만 대청과 창호가 시설된 마루방이 마련되고 그 앞은 반칸 크기의 곳간(庫間)과 주위에 툇마루가 시설되었다. 마루방 뒤에 갓방이 놓이고 그 뒤에 다시 1칸짜리 구들이 마련되며 가운데에는 뒤뜰과 연결되는 상하 2칸 크기의 부엌이 만들어졌다.
대체로 사랑채와 비슷한 구조를 하였으나, 사랑채가 전체적으로 원기둥을 사용한 반면 안채는 앞쪽만 원기둥이고 나머지는 네모기둥을 사용하였다.
중문
행랑채
사주문
선병국가옥은 H자형의 특이한 구조로 시멘트, 벽돌 등 새로운 건축자재가 사용되고, 한옥의 규모를 크게하는 등 구한말 변화하는 한옥의 양식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학술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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