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여행] 감이 익어가는 계절을 기다리며 걸어본 무주 지전마을의 옛 담장
무주 지전마을 옛 담장 (茂朱 芝田마을 옛 담牆) / 등록문화재 제262호
소재지 : 전북 무주군 설천면 길산리 48-1 등
무더운 여름이 끝나가려고 준비하는 날 전라북도 무주로 떠난 여행
무주하면 덕유산이 떠오르고 지금에야 곤도라를 타고 정상에 가지만 대학다닐 때 친구들과 백련사를 거쳐 산에서 야영을 하며 올랐던 기억이 전부인 무주다.
이번 휴가에 무주를 거쳐 여행을 잡으며 덕유산에 오를까 하였지만 다음을 위해 남겨 놓고 나의 관심사인 문화재를 중심으로 계획을 하였었다.
무주 오산리의 구상화강편마암을 보고 구천동의 계곡을 둘러보기 위해 코스를 잡는 중 무주에 등록문화재인 지전마을의 옛 담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문화재청 해리티지사진기자의 주제를 '담장의 미학'으로 잡은 나이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법, 당연히 둘러보기로 하고 길을 잡는다.
파란하늘과 맑은 공기, 간간히 떠 있는 뭉게구름을 벗삼아 차량이 그리 많지 않는 길을 달린다.
차창너머로 보이는 논에는 누렇게 익어가려고 준비중인것이 눈에 들어온다.
지전마을로 들어가는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니 제방 좌측으로 남대천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비가 와서인지 수량이 상당하고 이곳이 수영하기에 위험한지 무주군에서 출입금지를 시켜놓은 것이 보인다.
하천 둔지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남대천을 벗삼아 능름하게 서 있어 마을이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마을의 중심으로 간 게 아니고
제방 옆의 길에다 주차를 하고 지전마을의 옆구리를 통해 마을 구경을 나선다.
지전마을에서 처음으로 만난 돌담길
남대천에서 나오는 돌을 이용하여 흙과 돌을 층층히 쌓은 것 같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다름아닌 바로 참깨를 세워 말리는 장면이다.
참깨 말리는 것을 보니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농사짓는 모습이 떠오른다.
이번 추석에 찾아뵈어야지.
건강하시기를 바란다.
햇볕이 강하여 잘 마를 것 같다. 하부에 깔린 비닐은 깨가 혹시나 떨어질 것을 대비하여 깔아놓은 것이다.
곡식 한알이라도 아끼는 농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담장이라 하면 대게 길을 따라 만들고 그리로 눈길이 가지만 나는 이런 장면이 좋다.
담장너머로 토란과 고추가 붉게 익어가는 장면을 보니 전형적인 시골이라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역시 시골이 좋은 기여.
한쪽에는 돌담, 반대편에는 비록 돌담이 아니지만 건물 외벽 아래 피어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봉선화다.
~울 밑에서 봉선화야~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한 동요다.
손톱에 물들이기를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나에게는 해당이 아니되고 꼬마들이 손톱에 물들이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길 좌우로 길게 늘어선 담장들
규격화된 현대적인 담장이 아닌 하천에 굴러다니는 돌을 주워 흙과 함께 쌓아올린 담장
이런맛이 담장인 것이다.
비록 담장위에 올려놓은 지붕이 옛 기와가 아닌 현대적인 기와라 할지라도 나에게는 멋진 골목과 담장이다.
담장아래에는 고들빼기가 잘 자라고 있다.
참 멋지고 아름답다.
담의 세월을 알려주는 듯 바위 사이사이에는 이끼가 끼어 있다.
아랫쪽의 돌덩이는 정말 큰데 저 많은 돌들을 어찌 날랐을까?
또한 돌의 무게가 상당할 것 같은데 어찌 들어올려 쌓았을까?
그저 경외심이 일뿐이다.
담장너머
즉 담장 안쪽에 높게 자란 감나무가 마치 터널을 연상케하듯 자라고 있다.
올해는 냉해를 입어 감의 작황이 그리 좋지 않다고 하는 어르신의 말씀에 안따까운 마음이 든다.
풍년이 들어야될텐데~~~
대문이 없는 집이 있는데 노란 색을 칠한 나무로 된 대문과 그 위에 덩굴을 내리고 있는 호박들을 보니 영락없는 시골풍경이다.
마을에 아직 나무로 땔감을 하는 집이 있는 것 같다.
땔감을 구하기가 힘든데
어디서 구해 저렇게 많이 쌓아 놓았을까?
앞을 내다보면 준비하는 농부들의 맘을 알 수 있다.
근래에 새로이 보수를 한 듯한 담장
붉은 색의 황토와 자연적인 돌이 자연스런 조화를 이루고 그 아래 고들빼기를 비롯한 풀들이 자라는 모습이 보기 좋다.
담장위에 익어가는 대추
대추가 익어갈 때 다시 찾는다면 그때까지 있을까?
현대적인 담장의 지붕들
담장과 지붕의 사이를 흙으로 채웠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지만 쉬이 무너지는 흙담장을 보수하는 것은 농사일에 바쁜 농부들에게는 그것도 큰일이다.
무엇보다도 시골에 젊은 사람들이 없고 고령의 어르신들만이 농촌을 지키고 있으니 안따깝기 그지없다.
무주군 설천면 길산리의 지전마을 옛 담장은 전형적인 돌담과 토석담으로 총 길이가 약 700m이며 흙과 자연석을 혼용하여 평쌓기를 한 것이다.
지전이라는 이름은 이곳이 예전부터 지초(芝草)가 많이 나던 곳이라 하여 붙여졌다고 전해지며, 마을의 형성시기는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마을 옆을 흐르는 남대천가의 오래된 여러 구의 느티나무가 마을의 역사를 짐작케 한다. 마을 뒤로 소백산 줄기가 이어지고 있으며 마을 뒷산에서 발원하여 마을의 좌측을 지나는 남대천은 경관이 우수하다.
마을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마을의 공간구조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개량 기와집 형태의 가옥이 주종을 이루는 전형적인 농가주택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담은 순우리말이며, 한자로는 원, 장, 원장, 장원, 장옥 등이 있으며, 우리말과 한자가 합쳐진 말라로는 담장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린다.
담의 기능에는 공간의 구획, 외부로부터의 침입이나 들여다보는 것의 방지, 화재 등의 위험방지, 위엄과 존엄성을 나타내는 등 여러 가지 기능이 있다.
지전마을의 담장은 본래 기능에 충실하며 길게 이어진 담장은 시각적 연속성을 주고 있으며, 담의 지붕은 한식기와가 아닌 시멘트 기와로 처리되었다. 전체적으로 전통가옥, 남대천, 노거수와 더불어 마을 전체에 식재되어 있는 감나무는 산골마을의 아담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저 집에 딸이 있나?
옛날에 딸이 태어나면 시집갈 때 장농을 하려고 심었다는 오동나무가 넓은 잎을 자랑하듯 자라고 있다.
근데 언제 크려나.
오늘이 8월 26일
아직 8월이지만 벼가 익어가려고 고개를 팍팍 숙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곳의 지대가 꽤나 높다는 것이다.
지대가 높으면 일조량이 적어 모내기를 일찍하고 수확을 빨리하게 된다.
풍년이 되기를 ~~~
고구마와 옥수수, 그리고 포도덩굴
전부 먹고픈 농작물이다.
여기도 길게 늘어진 담장에 참께를 세워 말리고 있다.
늙은 호박
누렇게 익어가는 호박이 올해는 누구의 뱃속으로 들어갈까?
호박을 시골갈 때 얻어다가 호박죽을 맛있게 끓이는 사람이 있는데~~~
울긋불긋 봉선화가 여름날의 마지막 햇빛을 받아 활짝 피고 있고, 그 위헤 하얀 얼룩무늬 설악초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말리고 있는 고추
생고추를 한번쪄서 말리는 것이 아니라 태양에 말리는 태양초라 불리는 것이다.
태양초로 말리기 정말 어렵다.
아이고 이쁘기도 해라
누굴 닮아 그리 이쁘노~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마을의 담장을 안내하는 표지석
오래도록 이어가길 바란다.
여기가 지전마을로 들어오는 길
나는 제방길로 들어와서 옆구리부터 구경을 한 셈이다.
현대적 비닐하우스 철재를 이용하여 만든 터널이 인상적이다.
마을회관 전경
마을회관 옆의 집 대문에 잘 익어가고 있는 포도
포도송이가 제법 굵고 알알이 잘 익어가고 있다. 저 정도면 제법 많은 양인데 도회지에 나간 손자, 손녀에게 주려고 하나
나의 시골집에도 저렇게 자라고 있는데
추석때까지 있어 나에게 떡고물이라도 들어왔으면 좋겠다.
진정한 돌담
오늘의 포인트다.
돌담위에 자라고 호박꽃
아름다워요.
멋져부려유~~~
제방너머 하천에보니 오래된 느티나무가 그늘을 제공하며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날 나를 벗삼아 쉬어가라고 하는 듯 하다.
유유히 힘차게 흐르고 있는 남대천
저곳에서의 물놀이는 위험하다고 한다.
무주 지전마을의 옛 담장
비록 짧은 시간에 돌아보았지만 자연의 돌과 흙으로 만들어진 담장, 우리네 농촌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내눈이, 내 맘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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