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여행

[진도여행] 정성스러움이 없었다면 어찌되었을까? 여귀산 돌탑길

들꽃(野花) 2012. 3. 17. 06:16

여귀산 돌탑길

여귀산을 돌아가는 18번 국도에서 만난 돌탑길

돌로 쌓아서 돌탑이라 했던가?

마음을 담아 하나 하나 정성스레 쌓고 쌓은 돌탑

그런 정성이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바람이 몹시 부는 바닷가의 산 중턱, 혹 무너져 버렸지나 않았을까?

허나 시간이 흘러가고 있지만 탑은 항상 그곳, 그 자리에 있다.

세월의 흐름 속에 말이다.

 

진도의 여귀산은 주능선이나 정상에 오르면 남서쪽 아래의 바다 풍경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산으로 일출과 낙조가 아름답다고 한다.

그 아래 18번국도 길가 공터에는 많은 탑들과 시비들이 있다. 

여행길에 잠시 들려 시 한수 읽고 돌탑 한 번 쳐다보고, 시 한수 읽고 바다 한 번 바라보고

그런 여유로운 삶을 즐기면 어떨까?

바로 이곳 여귀산 돌탑길에서 만난 탑과 시에서 그런 호사스러움을 즐겨보자.

 

'詩야 그림아 바람과 놀자'

 

 

 

하늘의 변덕스러움에 파란 하늘에 흰눈이 돌탑 위로 내리고 있다.

겨울을 보내고 싶지 않은가 보다.

겨우네 움츠렸던 새싹들이 솟아나고 있는 봄은 저만치 우리들에게 다가오고 있는데...

 

어찌 설명을 해야할까?

4월에 결혼을 한 그날도 함박눈이 내렸으니 3월인 지금이야 특별한 것도 아니겠지.

그나저나

어쩜 딱딱한 여행이 되었을 여행에서 흰눈이 내려줌으로써 멋진 추억을 간직하게 되어 하늘에 고맙다고 해야할까 보다.

 

요리 찍어보고, 조리 찍어보고

탑은 사방 팔방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에 사진찍는 재미도 솔솔하다.

하나 뭐니뭐니 해도 저 탑들을 쌓은 정성은 알아줘야겠다.

 

돌담/김재홍

 

 

우리의 안내를 맡았던 진도군 문화관광해설사 이평기님이 본인의 '안개'라는 시 앞에서 포즈를 취해주고 있다.

다음 코스로 가는 중간에 차 안에서 본인의 시 '안개'를 직접 낭송해 주었다.

 

 

나이 마흔을 불혹이라 했던가?

나는 과연 무엇을 했던가?

 

한치

앞 모르고

아직은 젊다고

사랑도

나중 일이라며

살았는데

그리움

딛고

순간

지나가는 무심한

세월

 

정화수 / 김영희

 

어머님의 마음은 뒤뜰

장독대 위에 떠 놓은

정화수

~~~~~

 

 

돌탑과 어우러져 길가에 세워져 있는 시비

시 한수 읽고

탑 쳐다보고

~~~~~

 

그러다가 지치면

정자에 올라 쉬어가리.

 

 

파란 하늘은 어느새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검은 구름만 하늘 가득 덮어버렸네.

 

여귀산 돌탑길

"詩야 그림아 바람과 놀자"

 

 

대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저 길

걸어보자.

여행!

내 앞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길을 떠난다.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