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행

[강화여행] 정수사에서 들려오는 독경소리를 들으며 걷는 산행 - 강화 마니산

들꽃(野花) 2012. 9. 21. 08:14

[강화여행] 정수사에서 들려오는 독경소리를 들으며 걷는 산행, 강화 마니산

 

이른 새벽 길을 나선다.

문득 생각이 난다.

나의 글에는 꼭 길이 등장할까?

그것도 거의 같은 것으로 말일까?

 

하여간

오늘도 길을 간다.

오늘도 나와 같이 동행하는 것은 다름아닌 나의 발이 되어주는 '애마'다

오늘도 나홀로 길을 떠난다.

 

6시도 되기 전의 도로, 아직은 한산하다.

머지않아 차량들로 북적이겠지.

 

2012.9.16

 

초지대교를 지나 함허동천, 정수사로 들어간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정수사의 정문이라 할 수 있는 길로 들어가려 한다.

(보통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옆으로 들어가게 된다.)

 

 

요즘 셀카의 대상인 나의 애마

 

 

정수사로 들어간다.

 

 

오래된 나무들 사이로 계단길이 있다.

저 길을 걸어서 간다.

당연히 걸어서 가야지, 아님 뛰어가나.

 

 

 

정수사는

신라 선덕여왕 8년(639) 회정선사가 세웠고, 조선시대 세종 8년(1426)에 함허대사가 다시 지었다.

건물 서쪽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는 것을 보고 정수사라 고쳤다고 한다.

정수사 법당은 석가모니불상을 모신 대웅보전으로 1957년 보수공사 때 숙종 15년(1689)에 수리하면서 적은 기록을 찾아냈다고 한다.

 

정수사 대웅보전(보물 제16호 강화 정수사 법당)

 

 

정수사 법당에 들려 부처님에게 나 왔습니다.하고 신고를 한다.

 

 

법당 가운데문에는 꽃병에 꽃을 꽃은 듯 화려한 조각을 새겨 놓았는데 이는 조각을 짜서 맞춘것이 아니라 통으로 조각되어 있어 많은 관심을 갖게 한다.

 

법당 좌측에 있는 샘에서 간단히 목을 축인다. 

 

 

정수사 전경 

 

마니산 입장요금표

너무 이른 시간인지 관리인이 없어서 입장료를 내지 않고 들어간다.

 

 

마니산 정상까지 1.7km

산행 1.7km이면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나에게는 꽤나 먼거리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셀카를 한 시간이 아침 7시 2분, 지금 시간이 7시 43분이다.

즉 정수사에서 40분을 소요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 같으면 단 몇분이면 둘러볼 시간을 나는 무려 40분이 걸린것이다.

 

나의 여행스타일이 그런 것이다.

목적지까지는 과속안하고 신호등 잘 지키고 안전운행을 하고 간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때부터는 나의 시계는 멈쳐버린 듯 고무줄 시간이다.

그래서 계획했던 것을 마무리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참성단 옆의 헬기장에 도착한 시간이 9시 14분

얼마나 걸린것일까?

1.7km를 1시간 30분 걸렸다.

~~~~

허허 너무했다.

~~~

 

정수사에 올라가다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갈림길

뒤쪽으로 가면 함허동천으로 가는 길이고 저기 보이는 곳이 방금 내가 올라온 길이다.

겨우 400m올라왔다고 한다.

 

혼자 터벅 터벅 걸어간다.

무슨 생각을 하고 걸을까?

나도 모르겠다.

그냥 걸어간다.

  

 

사람들의 발자국 흔적

위에서 내려오다 가속을 죽이려면 저기를 살짝 밝아야 하는데

얼마나 밝았으면 저렇게 파였을까?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숱한 사연을 담은 사람들이 지나가겠지. 

 

 

처음으로 산아래가 보이길래 사진에 담는다.

선두선착장도 보이고 그 앞의 동검도, 저 멀리 영종대교가 가물가물하다.

 

 

 

나의 첫번째 쉬는 장소

이 장소는 나의 단골쉼터이다.

아슬아슬한 좌측의 틈을 이용해 조심조심 올라간다.

 

마니산을 오르면 저 바위위에 걸터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쉬다 간다.

  

 

내가 가야하는 길

소나무가 있어 좋고,

바다가 보여서 좋고,

황금들녁이 보여서 좋고

나 홀로 걸어서 좋다.

 

 

어짜피 인생이란 결국은 혼자 가는 길 아닌가.

 

 

방금 올라온 길

좌측의 마을이 함허동천이요,

오른쪽 계곡이 정수사가 있는 곳이다.

 

바다가 있어 좋은 길~~~

 

나는 오늘 그 길을 간다. 

 

뒤돌아서서 한장

 

 

예전에는 이 앞쪽을 통과해서 갔는데

위험하다고 아래로 돌아가라고 한다.

말을 잘 들어야겠죠.

 

 

 

다시 암벽을 만나 걸어간다.

 

 

 

저기 가운데 약간 파인 곳이 있다.

저기 걸터 앉으면 딱하니 사무실의 의자처럼 편안한 곳이다.

오르내리는 사람이 없어 저기도 잠깐 앉아본다.

 

 

계속 이어지는 암벽들

바위가 보이는 왼쪽 끝에 살며시 보이는 참성단

언제 가려나.

 

 

보이는 암산

예전에는 위험이라는 안내판 있는곳에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어 저리로 오르내리곤 했었는데 지금은 통행을 막아놓았다.

사실 저기로 가게되면 상당히 위험하다.

 

 

 

마니산에는

바위틈에 자라는 소나무들이 참 많다.

 

 

때론 이렇게 줄을 이용해 올라가야 할 때도 있다.

 

 

 

아슬아슬하게 자라고 있는 소나무

그 아래 펼쳐지는 시원한 바다가 있어 좋다.

 

 

 

보세요.

얼마나 힘들게 서 있는지

저 바위틈에 어찌 자라고 있을까?

 

 

때론 이렇게 죽어가는 나무도 있답니다.

 

 

아직도 더 가야하나요.

 

 

첫번째 언덕쯤에 도착하게 되면 함허동천쪽에서 올라오는 나무데크를 만나게 된다.

자연을 보호하려는 뜻으로 받아드린다.

 

 

 

이제부터는 능선길이라 그리 힘들지 않다.

참성단까지 0.9km가 남았다고 한다.

지금 시간이 8시 40분

1km를 오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 걸렸다.

 

 

저기 보이는소나무

나의 두번째 쉼터이다.

저곳에서는 배낭을 풀고 뭔가를 먹는 곳이다.

사실 오늘은 배낭에 싸가지고 온 것이 없다.

어제 먹다 남은 떡 반조각하고, 사과 한개, 물 한병

이것이 나의 배낭에 들어있는 전부다.

오늘은 먹을 것도 없어 그냥 통과한다.

 

여기서 쉬다보면 오가는 사람들과 정담을 나누게 되는 곳이다.

나만 좋은 것일까?

사람은 누구나 똑 같은 것, 여기서 음식을 서로 나눠먹고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마니산을 등산하면서 제일 많이 듣는 내용이 있다.

다름 아닌

'혼자 오셨네요.', '어떻게 혼자 가십니까?', '집사람은 같이 오지 않았네요.' 등

나 홀로 등산하는 것이 신기한 모양이다.

오가는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부부가 같이 다니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시루떡 같이 생긴 바위위에 잘 자라고 있는 소나무

정말 신기하죠.

 

닭의장풀이 보이네요.

닭의장풀을 잘 모르신다고요. 그럼 달개비는 아십니까?

같은 꽃이랍니다.

바위틈에서 자라는 달개비 너무 멎져 한참을 머물다 간다. 

 

 

 

나무이름이 무엇일까?

'소사나무' 맞을 것이다.

 

사람들의 계단이 되어주는 소사나무

아픔을 참고 견디며 사람들에게 자기 몸을 희생하는 소사나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작은 정원을 꾸며 놓은 듯

바위와 노간주나무, 그 너머로 보이는 황금들녁, 그리고 장봉도와 바다.

한폭의 멋진 그림이다.

 

 

숱한 사람들이 지나가는 바위

이렇게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멋있는 바위네

 

 

칠선교라 했던가.

그냥 다리 없어도 넘어갈 수 있는데~~~

 

바위가 보인다.

저기에 웬 안내판이 보이지.

 

 

참성단 중수비(인천광역시 문화재자료 제13호)

 

 

 

 

우리나라 국토 수천여리를 통틀어 강화는

나라의 방패가 되는 중요한 곳이며,

강화 수백리에서도 마니산은 나라에서 제사를 드리는 명산이다.

이 산 서쪽 제일 높은 곳에 돌을 쌓아 대를 만든 곳이 있으니 이곳이 참성단이다.

세상에 전하기를 단군이 돌을 쌓아 단을 만들어 하늘에 제사하던 곳이라 한다.

 

돌이켜 보건대 연대가 오래되어 비바람에 씻기고 깎여 서쪽과 북쪽 양면이 반쯤 무너졌으며,

동편 계단 또한 많이 기울어져 이 고을 여러 어른들이 서로 더불어 개탄한지 오래 되었다.

부족한 내가 이곳의 유수로 와 이 고을을 지키게 되어,

올 봄에 고을을 두루 살피면서 시험 삼아 한번 올라가 보았는데

분연히 이곳을 중수할 뜻이 생겨 선두포 별장 김덕하, 전등사 총섭 신묵에게 그 일을

주관하게 하여 다시 쌓게 하니 열흘이 채 아니 되어 공역을 다 마쳤다.

아!

무너진 곳을 일으키고 고치어 옛 모습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은 고을을 지키는 자가 마땅히 힘써야 할 바이다.

하물며 단군은 (중국의) 요 임금과 같은 시대에 태어나시어,

실로 우리 동국 백성의 조상이 되시는 데,

(손수) 단을 쌓아 하늘에 청결한 제사를 드리던 곳 임이라!

수천 년이 지나도록 후손들이 우러러보며 공경할 곳이니

고쳐서 완전하게 하는 일을 어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신묵이 일의 시발을 기록하여 후인들에게 이를 알리기를 청함으로 이를 써서 기록하는 바이다.

정유(1717, 숙종 43) 단양월(5월)에 (강화)유수 최석항이 기록하다.

 

 

 

참성단 중수비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헬기장이 나타난다. 

 

지금이야 참성단을 개방을 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서 이곳에서 먼발치로 참성단을 구경해야 했었다.

 

 

 

강화 읍내 방향

머지않아 황금들녁이 되어 가겠지.

 

 

강화도 앞의 석모도와 외포리 방향이다.

 

 

참성단은

개천절에 제천행사가 거행되며, 전국 체전의 성화는 참성단에서 태양열을 이용하여 붙이고 있다.

 

참성단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기 위해 쌓은 제단이라고 전하는 단이다.

제단은 자연석으로 둥글게 쌓은 하단과 네모반듯하게 쌓은 상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둥근 하단은 하늘, 네모난 상단은 땅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런 모습은 경주의 첨성대와 비슷하다.

 

 

여기 도착 시간이 9시 14분

0.9km를 걸어오는데 34분 소요됐다.

 

여기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유는???

잠시 기다려주세요.

우선 요기를 해야겠네요.

 

이른 새벽에 오느라 아침을 걸렀고, 두번째 쉼터에서도 그냥 건너뛰었으니 이제 슬슬 배가 고파진다.

배낭에서 떡과 사과를 꺼내 먹는다.

 

왜 기다려야 하냐구요.

다름아닌 참성단의 개방 시간이 오전 10시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참성단에 가지 않고 갈 수는 없는 법

 

쉰다.

얼마난 좋은 일인가?

우리네 인생에서도 이렇듯 쉬어가면 참 좋으련만

먹고 살기에 빠듯한 삶

잠시 쉬어가시지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단체로 오셨는지 한무리의 사람들이 올라온다.

그중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이 있어 적어본다.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하시는 말씀

'여기가 어디야. 왜 왔어!'

참 답답하다.

본인이 어디에 왔는지도 모르고 산행을 했다는 건가.

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불가다.

 

시간이 다 되어간다.

배낭을 둘러메고 참성단 입구로 간다.

 

 

 

사진찍은 시간이 9시 59분

이미 몇명은 올라갔다. 아마 조금 일찍 문을 열어준 것 같다. 

참성단은 관리인이 상주하여 관리하고 있다.

 

 

정수사까지 2.8km라고 적혀있네요.

어찌된 것인가?

정수사에서는 1.7km라고 되어 있었는데

 

나를 닮았는가 !

나에게 있어 시간이 고무줄인데, 여기서는 거리도 고무줄이네.

어찌 되었든

 

나는 참성단에 올랐다.

 

 

참성단 개방시간을 보세요.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참성단의 축대

 

참성단 안으로 들어간다.

 

 

 

사각형의 참성단 제단

출입금지라 사진으로만 담는다.

 

 

향로도 보인다.

 

 

참성단 제단의 전경

 

 

참성단과 소사나무

강화 참성단은 사적 제136호로 지정되어 있고. 강화 참성단 소사나무는 천연기념물 제502호로 지정되어 있다. 

 

참성단에서 바라보는 내가 방금 걸어온 길

 

보이십니까?

제가 이 곳을 제일 좋아하는 지

바다를 보고

황금들녁을 보고

정수사에서 들려오는 독경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

그리고 한가지 더

마니산이 우리나라에서 기가 제일 센 곳이라 한다.

그러니 내가 제일 좋아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예전에는

지금처럼 정수사에서 출발하여 참성단에 올라오고 다시 화도쪽으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고

하루에도 두번씩이나 참성단에 올라온 적이 있다.

또한 선수쪽으로 계속 걸어가서 거기서 버스타고 정수사로 간 적도 있다.

나에게는 지금도 가고픈 산이다.

 

 

 

 

마침 어느 회사인지(여기서는 밝히지 않겠다)

수주 기원제를 지내고 있다.

부디 수주 많이 하여서 직원들 해고하는 불상사가 없기를 바란다.

 

 

이제 돌아간다.

오늘은 두번은 무리일 듯

정수사를 향해 내려간다.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참성단.

사람들로 북적인다.

 

참성단에서 나의 모습

 

내려가는 길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넉넉하게 내려간다.

 

처음 쉼터에서 쉰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가 있어 귀를 기울인다.

아!

오늘도 나는 들었다.

정수사에 들려오는 독경소리르르

~~~~~~~

 

나는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