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여행] 호수와 벗하며 길을 걷고 싶죠. 그럼 횡성호수길을 걸어보면 그 답이 나옵니다.
횡성여행에서 빼놓는다면 후회하는 곳
횡성의 가 볼만한 곳으로 추천한다면 당연히 횡성호수길 중 제5구간을 추천하고 싶다.
제주올레길에서 시작한 전국의 길들
길이란 무엇인가?
출발점에서 또 다른 곳으로의 이동에 필요한 것이 바로 길이다.
전국의 내노라하는 길 중 오늘은 강원도 횡성의 횡성호수길을 소개한다.
횡성호수길은
2000년에 준공한 횡성댐이 담수를 시작하면서 횡성호가 자연스레 생긴곳에 길을 낸 것으로 총 6개구간 27km에 이르는 제법 긴 길이다.
제1구간 : 횡성댐 ~ 대관대리 3km
제2구간 : 대관대리 ~ 삼거리 4km
제3구간 : 삼거리 ~ 화전리 1.5km
제4구간 : 화전리 ~ 구방리 7km
제5구간 : 망향의 동산 일주 4.5km
제6구간 : 구방리 ~ 횡성댐 7.0km로 이중 5구간이 처음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구간이며 6개구간중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한다.
호수의 아름다움과 함께 하며 걸을 수 있는 횡성호수길
그 길을 걷노라니 내가 좋아하는 산이 생각난다.
바로 강화도의 마니산이다.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는 길이라서 더욱 내 맘에 드는 산
혼자 숱하게 찾았던 산
마니산에만 가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 지 모를 정도로 산을 즐기다 오곤 한다.
바로 바다가 있어서이다.
그런데
강원도 내륙의 깊은 골 횡성에서 호수와 벗하며 걸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세상살이가 힘든 때
어딘가에서 스트레스를 풀어야겠다면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는 제주올레길이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부담없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횡성호수길을 추천하고 싶다.
횡성호수길 제5구간을 걸으려한다.
나를 비롯한 일행들을 내려 놓은 곳
바로 횡성댐이 만들어지면서 수몰된 곳을 그리워하는 곳, 즉 망향의 동산이 있는 곳이다.
횡성댐 망향의 동산 주차장에 내리니
망향의 탑과 중금리 3층석탑이 눈에 들어온다.
2000년에 횡성댐이 준공되면서 담수가 시작되며
갑천면 구방리, 중금리, 화천리, 부동리, 포동리 등 5개리가 물속에 잠기며 253세대 938명이 이주를 하였다.
이에 수몰민들을 위한 망향의 동산이 조성되었고 수몰민들의 애환이 서린 생활도구와 수몰되기전의 흔적들을 전시한 전시관이 있다.
갑천면에 대한 유래를 찾아보면
옛날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신라시조 박혁거세에게 쫒기어 태기산에서 다시 일어나기를 꾀하며 군사를 훈련하다가 태기왕이 갑옷을 냇물에 씼었다하는 갑천의 이름을 따서 갑천면이라 하였다.
수몰민들의 애환이 담긴 생활도구 등을 전시해 놓은 전시관 내부
중금리 삼층석탑과 전시관의 전경
중금리 삼층석탑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9호)
삼층석탑의 원래 위치는 이곳에서 서쪽으로 약 22km 떨어진 갑천면 중금리 탑둔지의 옛 절터였으나 횡성댐 건설로 인해 탑이 물에 잠기게 되자 1998년 8월에 망향의 동산으로 옮겨 놓게 되었다.
석탑은 신라 석탑 양식을 충실히 이어받은 탑으로 균형이 잘 잡힌 우수한 작품이다. 건립시기는 팔부중상의 조각 수법, 기단부와 지붕돌 등의 형식으로 볼 때 9세기 말로 추정된다. 탑의 총 높이는 5m이다.
전시관
망향의 동산에서 바라다 보는 횡성호
조용한 호수의 모습을 바라다보니 내 마음마저 차분해지는 것 같다.
이제 슬슬 횡성호수길을 걸어간다.
약 4.5km길을 걷는다.
물안개가 살며시 내리는 호수를 벗하며 길을 나선다.
한발
한발
걸음을 옮긴다.
어느나라 쑥부쟁인가?
미국인가 일본인가?
어느덧 초록의 싱싱한 풀내음을 풍기던 시절은 저 만치 흘러가고
마른 앙상한 풀만이 자리하고 있네.
횡성호수길
내가 걷는 길은 5구간으로 4.5km구간이지만 과연 걸을 수 있을까?
시간이 넉넉치 않음에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본다.
맑은 가을하늘이었으면 좋으련만
다음날 다시 오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한번에 모든것을 끝내버리면 얼마나 안타까운가.
길이란
오늘 걷는 길이 다르고
내일 걷는 길이 다르고
함께 걷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나 홀로 걸을 때 또 다르고
모든것이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가 다른법
내일이란
의미를 두어본다.
가을의 전령
쑥부쟁이가 길가는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는다.
코스모스도 호수와 함께 벗하며
호수길에서 만난 쑥부쟁이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본다.
낡고 버려진 작은 배가 있음에 운치를 더해주고
이제 앞서간 사람들의 흔적이 없는 반대편 길로 걸어간다.
처음길이라
이길이 맞는지
그냥 걷는다.
가다가 시간되면 되돌아오면 되지
호수를 둘러싼 산에 'ㄴ'자의 길을 만들어 호수길로 명명한 것 같다.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잘못하다간 아래로 미끄러져 호수에 빠져버릴 수 있다.
낙엽이 떨어진 길
봄의 싱그러운 풀내음이 물씬 풍기는 길
여름의 뜨거운 태양과 땀과 함께 하며 걷는 길
겨울은 글쎄
~~
그 길을 걷는다.
아직 슾지가 있는 곳에서는 가는 여름이 아쉬운지
푸릇푸릇한 풀들이 마지막 기운을 뿜어내고 있고
지난 1년간
힘들게 자란 '붉나무'의 잎은 어느새 울긋불긋 단풍으로 변해가고
가을의 흔적들 사이로 호수가 살며시 나의 맘을 담아간다.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길이 아닌
자연의 길을 걷는다.
시골이 고향이라
이런길이 흔하지만 도회지에서 생활하다보니
맨날 만나니 콘크리트요, 아스팔트요.
흙길을 만날 수가 없어 항상 아쉬웠는데
오늘 맘껏 흙길을 밟아본다.
발에서 느껴지는 푹신한 촉감이 너무나 부드럽게 느껴진다.
여기가 반환점
일행들은 아마도 좌측길로 와서 내가 걸었던 코스로 갈 것이다.
나는 어디로 갈까?
정자 오른쪽에 또 길이보이네
산림욕장
산림욕장이라
당연히 가야죠.
마침 일행 한분이 오길래 같이 가자고 꼬신다.
이런길을 걷지 않고 갔다면 배가 아팠을 것이다.
역시 순간의 선택이 중요하다.
그 선택하나로 이런 산림욕장길을 걸을 수 있으니
뭐든지 덤으로 얻는 것은
먹는 것이든 뭐든지간에 최고다.
덤으로 가는 길
지금껏 걸어온길은 호수를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이곳으로 오니 호수의 아름다움이 내 시야에서 떠나지 않는다.
보세요.
호수와 단풍으로 어우러진 멋진 풍경
거기에 살짝꿍
반영도 끝내주고
아 너무 좋다.
사진에 잘 보일려나.
마침 재두루미라고 부르고 싶은 새가 호수를 나는 모습을 보게되니
이 얼마나 좋은가.
답답한 이내 가슴속을 시원스레 담아가지고 멀리멀리 날아가라!
이제 오던길을 되돌아 간다.
횡성호수길 4.5km에 산림욕장길을 추가로 걸었으니 오늘의 내 마음은 행복함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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