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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답사/익산] 익산 함라마을 옛 담장 - 등록문화재 제263호

들꽃(野花) 2012. 12. 26. 17:33

익산 함라마을 옛 담장 (益山 咸羅마을 옛 담牆) / 등록문화재 제263호

소재지 : 전북 익산시 함라면 함열리 314 등

 

함라마을로 알려진 수동마을은 풍수지리적으로 길지라 전한다. 스님이 팔을 펼치고 있는 형국을 지닌 함라산과 소가 엎드린 모양의 형상을 지닌 와우산이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지켜준다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마을 살림은 풍요롭고 주민들의 근심 또한 적다고 한다.

 

수동마을은 ‘스님이 시주를 받는 주발’에 해당하는 곳에 자리잡았다. 이곳은 풍수학적으로 ‘큰 부를 이룰 명당터’로 알려졌는데 그래서인지 수동마을에는 소문난 부잣집들이 많다. 만석꾼으로 알려진 조해영, 김안균이 이 마을 출생이며, 바로 옆에 위치한 천남마을의 이배원이 살았다. 전국적으로 90여명만이 만석꾼 소리를 들던 때에 3명의 만석꾼이 이웃하면 살았으미 진기록이 아닐 수 없다.

 

함라마을의 돌담길이 생긴 이유는 아무래도 세 부자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넓은 대지와 많은 건물을 지녔기에 기다란 담장이 필요로 했을 것이다. 이런 담장들이 골목길을 형성했을 것이고 마을 농민들도 자연스레 돌담을 만들게 됐을 것이다.

 

함라 마을의 옛 담장은 주택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데도 담장이 높은 점이 특징이다. 마을의 돌담들은 담장을 쌓다가 흙이 모자라면 돌을 더 넣고, 돌이 모자라면 흙을 더 넣는 방식으로 축조된 담장이다. 규격에 맞춰 다듬은 돌을 쌓을 것이 아니라 흙을 쌓으면서 무너지지 마라고 돌을 받침으로 넣었기에 모양이 받듯하지만은 않다.

 

그러기에 흙다짐에 돌을 박은 형식인 토석담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그 밖에도 토담, 돌담, 전돌을 사용한 담 등 다양한 형태의 담이 섞여 있다. 담장 일부는 거푸집을 담장의 양편에 대고 황토 흙과 짚을 혼합하여 축조되었다.

 

마을 주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세대를 이어가며 만들고 덧붙인 우리 민족의 미적 감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문화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