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둔마리 벽화 고분 (居昌 屯馬里 壁畵 古墳) / 사적 제239호
소재지 : 경남 거창군 남하면 둔마리 산298-1
금귀봉(해발 827m)의 동남쪽으로 뻗어있는 산등성이(표고 450m)에 자리잡고 있는 무덤이다.
고분이 소재한 능선은 산등성이의 폭은 매우 좁아 겨우 1기의 무덤 정도만이 들어설 수 있는 너비이며, 양쪽 옆은 심한 경사(약 70°)를 이룬 깊은 계곡을 이르고 있으며, 전방 100m 거리의 계곡천류와 1㎞ 거리에 솟은 봉우리 등은 이곳이 풍수지리형국에 잘 맞는 자리임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이 일대는 석장골 재궁골<梓宮谷>이라고 불려지며, 근처에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일반인들의 무덤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고분의 전방 30m 거리에는 규모가 큰 민묘 1기가 앞을 막고 있다. 이 고분은 1971년에 주민에 의해 신고된 후 1972년에 발굴조사되었다. 분구는 방대형 봉토분이다. 고분의 전방 4m 거리와 8.4m 거리에서 시작되는 축대는 고분의 후측으로 가면서 사라지고 분구를 중심으로 'ㄷ'자형으로 돌려 쌓았고, 발견 당시에는 파괴가 심하였으나 지금은 원래의 모습대로 복원되었다.
분구의 자락에는 호석<護石>을 돌렸는데, 지대석을 한 줄 놓고, 그 위에 판석으로 된 면석을 얹었다. 경주 구정리 방형분과 진주 평거동 정씨 고분군에서 보는 따위의 호석 형식이다. 호석의 규모는 남북 4.03m·동서 3.66m(전면) 3.44m(후면)이고, 호석 위에는 봉토를 올렸으며, 분구의 잔존높이는 1.5m 가량이다. 전면의 면석은 3개의 판석과 갑석은 5개의 장대석을 각각 사용하였다. 면석의 높이는 42㎝이고, 갑석의 두께는 17㎝로 호석의 총고는 59㎝이다.
무덤 내부구조는 상자형 쌍돌덧널로 먼저 땅을 판 후 판석으로 벽을 두르고 그 안에 덧널을 설치한 굴식돌방무덤(횡혈식석실묘)으로 서쪽에 있던 덧널에는 나무로 만든 널이 1개가 들어 있었으며 동쪽 돌덧널은 비어 있었다고 한다.
내부 매장주체시설의 구조형식은 상자형 쌍석곽<雙石槨>인데, 먼저 석비례층을 파서 토광을 만들고 그 안에 석곽을 조립하였다. 토광은 동서 3.18m·남북 3.21m 규모이며, 그 안에 광벽에 기대어 판석을 세워 석실을 만들고, 다시 그 안에 두기의 석곽을 조립하였다. 두 석곽의 한쪽 벽은 중앙벽으로 각기 공유하도록 하였으며, 동곽의 규모는 길이 2.45m·너비 92㎝·높이 90㎝이며, 서곽의 규모도 대략 이와 같은데, 높이만 3㎝ 높을 뿐이다. 두 석곽은 횡혈식이며, 석실의 남면에는 두꺼운 판석으로 문비석<門扉石>처럼 세워 막았으며, 각 벽과 천정은 치석한 판석 2-3매를 사용하였다.
벽면과 천정에는 백회를 바르고 그 위에 벽화를 그렸다. 서곽의 바닥에서 성인남자의 유골이 교란된 채 발견되었고, 그 상태로 보아 북침<北枕>한 것으로 보인다. 벽화는 동곽의 동벽에는 천녀<天女> 6인의 상반신이 그려져 있는데, 묵선<墨線>으로 먼저 윤곽을 그리고 흑색·황토색·황갈색을 엷게 칠하였는데, 프레스코법으로 그렸다. 북벽에는 문자형 <文字形>이 희미하게 나타나있는 외에, 악기를 타는 천녀 1인만이 그려져 있는데, 상의는 황토색 하의는 암청색으로 그렸다. 서곽은 서벽 남반부에서만 여 2인, 남 1인의 두상<頭像>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벽화를 전체적으로 볼 때, 주악상을 주로 하고, 필치가 자유롭게 생기가 있으며, 불교가 기조이면서 또 도교 요소도 들어가 있다.
이 벽화고분은 개성 부근 법당방<法堂坊>에서 발견된 벽화분과 함께 몇 안되는 고려 벽화 고분의 예이며, 그 시대 고분의 구조형식과 회화미술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거창박물관에 만들어 놓은 모형을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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