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여행

[임실여행] 섬진강 굽이치는 매화꽃의 향기가 아른거리는 구담마을의 가을풍경

들꽃(野花) 2013. 10. 8. 15:42

[임실여행] 섬진강 굽이치는 매화꽃의 향기가 아른거리는 구담마을의 가을풍경

 

 

섬진강 굽이치는 구담마을의 가을풍경을 보시었나요?

매화향기 그윽한 봄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구담마을을 찾아가는 나그네의 마음은 어느덧 저만치 앞서 달려가고 있는 것 같다. 정자나무에서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에 내 마음은 한참이나 앞서 가고 있는 것이다.

작년 4월에 구담마을을 찾았을 때의 매화는 만개하지 않아 겨우 몇그루에 피어있는 매화를 보는것이 전부였었고, 일년이 지난 올봄에는 매화향기를 찾아 여행을 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세월만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임실여행의 기회가 생겨 가을의 구담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하고 궁굼하여 가고 있는 것이다.

 

전라북도 임실군 덕치면 구담마을

 

 

 

임실의 구담마을

이곳을 찾는 이유는 봄의 매화를 보기 위함이다.  구담마을의 매화는 섬진강 아래쪽의 광양마을 매화보다 한참이나 늦게 핀다. 바로 구담마을이 있는 위치상 때문이다. 섬진강 상류에 위치한 구담마을은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4도 정도 낮기 때문에 매화가 늦게 피는 것이다.

광양의 매화를 미쳐 보지 못했다면 구담마을의 매화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구담마을의 매화에다가 마을에서 내려다보는 섬진강의 모습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답기 때문이다.

 

 

 

매화향기를 머금은 봄날의 구담마을은 이제 내년을 기약해야한다.

그럼 그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아니다. 가을의 구담마을 보셨나요.

나그네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묘한 구담마을, 바로 위의 사진들 때문이다.

정자나무 아래에서 바라보는 섬진강의 모습,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는라면 시간이 멈쳐버린 것 같이 느껴진다.

복잡한 도회지의 생활을 모두 접어버리고 이런곳에서 세월을 낚으며 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노릿노릿하니 어느새 나뭇잎이 색이 변해가는 것을 보니 구담마을에도 가을이 오나보다.

오래된 스레트 지붕너머로 보이는 감나무는 감이 주렁주렁 달려야하는데 그렇지 않다. 올해는 작황이 좋지않아서 감이 흉작이라고 한다. 감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홍시를 따 먹는 맛이 그리운 계절인데 안따까운 생각이 든다.

 

 

 

마을로 들어가는 오른편에는 고욤나무의 어두운 자줏빛을 내는 열매가 익어가고 있다.

혹시 감나무의 원조를 아십니까?

바로 고욤나무가 감나무의 원조라고 합니다.

그리고 고욤나무는 감나무를 접목할 때 대목용으로 쓴다고 하니 아이러니 하죠.

 

 

길가 콘크리트 옹벽위에 호박말랭이가 말라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시골에서 호박을 말리시는 부모님이 생각이 난다.

지난 추석때에도 호박말랭이를 가지고 왔었는데, 저렇게 말렸으려니 생각이 든다.

호박말랭이 정말 맛난다.

 

 

 

느티나무아래로 보이는 섬진강의 모습이 바라보니 정겹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속의 도심지에서 살다보니 나의 눈을 둘데가 없었는데 여기와보니 사방이 눈이 시원하니 좋다.

자연을 바라보는 것 자체로도 좋은 데

물 좋고, 공기 맑은 마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세상을 보는 눈은 다 같은가보다.

 

 

 

정자나무아래에는 제를 지내는 단이 놓여있다.

무엇을 위한 제단일꼬?

당산나무를 비롯한 여러그루의 고목들로 둘러싸여있는 곳에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평상을 피고 한숨 잠을 청하면 좋을것 같다.

 

 

구담(九潭)이란

마을 이름은 본래 인담울이었으나 마을 앞을 흐르는 섬진강에 자라가 많이 서식한다고 하여 구담(龜潭)이라 했고, 일설에는 이 강줄기에 아홉 군데의 소(沼)가 있다하여 구담(九潭)이라 불렀다한다.

 

 

 

구담마을은 1998년 이광모 감독의 영화 '아름다운 시절'을 촬영한 곳이다. 한국전쟁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그 시절을 살았던 아버지 세대의 고단한 삶을 아이의 눈을 통해 바라본 작품이다.

 

 

 

 

 

김용택 시인의 '강 같은 세월'

 

꽃이 핍니다.

꽃이 집니다.

꽃피고 지는 곳

강물입니다.

강같은 내 세월이었지요.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길가에 세워진 김용택 시인의 시비

시를 보고 강을 보고

그것이 세월이라고 하니 내 세월은 어디에 있을까?

저 아래 흐르는 섬진강에 있을까?

 

 

 

가을에 만나는 들국화

하얗게 피는 들국화 '쑥부쟁이'이 꽃이 오늘따라 유난히 하얗다.

 

 

 

노랗게 익어가는 들깻잎을 하나 손에 든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깻잎의 향기가 왜이리 좋노.

나그네는 길가에 있는 깻잎을 볼때마다 하나를 따다가 손으로 비벼가면서 그 향기를 맡는다.

 

 

 

 

 

우리네 시골풍경입니다.

고구마줄기를 다듬고 계신 어머니의 손길에서 우리네 고단한 삶의 한 단면을 엿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찡하여진다.

내 어머니도 자식생각하며 저러고 계실텐데~~~

 

가을이 익어가는 섬진강의 모습을 바라본다.'

고구마도, 감나무에 달려있는 감도, 저아래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의 강물도 이제는 서서히 익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