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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여행] 내린천과 인북천의 흐르는 강물을 오늘도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인제 8경의 합강미륵

들꽃(野花) 2014. 5. 19. 18:47

[인제여행] 내린천과 인북천의 흐르는 강물을 오늘도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인제 8경의 합강미륵

 

인제로 떠난 여행

길을 떠나는 여행길에 만나는 맑은 하늘이 나그네의 발길을 즐겁게 하여주고 있습니다. 인천에서 인제로 가는 길에 간간이 보게되는 소양호의 푸른 물을 벗삼아 달리는 호사스러움을 즐기다 보면 나그네의 자동차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인제에 도착하게 됩니다.

인제에서의 여행은 남면 관대리의 구본준농원의 다래와 블루베리, 그리고 서화면 서화리의 대암산 오미자를 생산하고 있는 강병택님의 친환경 무농약으로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희망을 엿보고 용대리 삼거리에 있는 매바위에서 떨어지는 시원스런 인공폭포와 한국전쟁당시 적 후방으로 침입하여 적의 후방을 교란시킨 백골병단의 활약상을 기록한 백골병단 전적비, 그리고 깊고깊은 인제의 삼림이 내려준 인제의 목기를 전시하고 있는 목공예전시판매장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이 바로 인제 8경이라 불리는 합강정입니다.

 

합강이란 두 강이 합친다는 뜻으로 인제의 합강은 내린천과 인북천이 합류하여 흐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렇듯 강이 합쳐지는 곳은 예로부터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풍류를 좋아하는 우리네 선조들은 이런 곳에다 정자를 만들어 시와 풍류를 즐기곤 하였지요. 합강도 마찬가지랍니다.

인제의 선조들은 이곳에 합강정이란 정자를 짓고 인북천과 내린천이 합쳐져 흐르는 아름다운 풍경을 즐겼다고 합니다.

 

오늘은 합강정의 미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인제에서 처음으로 지어진 누정인 합강정 바로 앞에는 숲 속에 작은 보호각이 하나 보입니다.

바로 합강미륵이라 불리는 미륵불이 있는 곳입니다. 보살의 몸으로 도솔천에서 머물다가 미래에 석가모니불에 이어 중생을 구제한다는 미래의 부처인 미륵불이 소나무의 그늘 아래 합강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금의 미륵불은 이렇듯 보호각 안에 들어가 있지만 2009년 7월 10일 인제를 방문하였을 때 찾은 합강정의 미륵불은 이렇듯 전각 안에 갇혀있지 않았답니다.

 

 

그때는 이렇듯 자연 속에 있었습니다.

물론 콘크리트와 화강석으로 깔린 곳에 하반신이 묻혀있어 안따까웠지만 지금처럼 갇혀있지는 않았었죠. 나그네의 작은 생각으로는 자연속에 있는것이 더 좋아보이지 않나 싶습니다.

갇혀있는 것은 싫답니다.

 

 

합강정 뒷편

즉, 내린천과 인북천이 합쳐지는 합강을 바라보고 서 있는 합강미륵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인제군청 인제문화관광 홈페이지 내용 참조)

 

국권침탈 전에 박명천이란 목상이 합강으로 목재를 운반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밤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내가 이 강물 속에 묻혀 있어 갑갑하기 짝이 없으니 나를 꺼내 달라.”고 했다 합니다. 기이하게 여긴 그는 김성천이란 잠수부로 하여금 물 속을 살펴보게 하였고 6척이나 되는 석주가 광채를 띄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를 건져내어 석공으로 하여금 미륵불을 만들어 자그마한 누각을 세우고 안치한 박명천은 후에 사업이 번창하여 이름난 거부(巨富)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 자식을 낳지 못하는 부녀자들이 이 미륵부처님께 자식을 점지해달라고 기도를 올리면 반드시 소원이 이루어졌다고도 전해집니다.

 

 

 

 

오늘도 합강에는 유유히 강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저녁 어스름한 해는 합강정과 합강미륵을 말없이 비추고 있습니다.

 

 

 

합강정은 인제지역의 최초의 누정으로 알려져 있으며 1676년 숙종 2년에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1760년에 간행된 <여지도서>에 '십자각 형태의 5칸 누각'이라는 기록이 있으며 지금의 합강정은 1996년 국도 확장공사 때 철거하였다가 1996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합강정의 좌측으로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제단인 강원도 중앙단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나라에 역질이 돌거나 가뭄이 들었을 때 각 도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곳에 신을 모시고 여제를 지냈다고 합니다.

여제는 제명을 누리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거나 제사를 지내 줄 가족마저 없는 외로운 귀신이 산 자에게 역과 같은 탈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여 전염병이 돌 때 국가나 마을에서 지내는 제사를 말합니다.

 

 

 

 

합강정 뒷편으로는 내린천과 인북천의 합쳐진 물을 마음컷 감상하라는 듯이 번지점프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내린천 번지점프장은 높이 63m를 자랑하는 곳으로 저도 이곳에서 뛰어내렸었답니다.

짜릿함을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것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몸은 이미 떨어지고 있더군요.

 

 

 

합강을 이루는 내린천은 양양의 복룡산에서 발원하여 소계방산에서 나오는 계방천과 현리의 방태천이 합류하여 40km를 흘러내려 소양강 상류인 이곳, 합강에 이르는 하천을 말합니다.

또한 인북천은 인제군의 북면과 서화면의 면계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하천으로 인제군 북쪽에서 흘러온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인제읍을 오른쪽으로 두고 합강은 소양강호를 향하여 저물어 가는 저녁노을을 벗삼아 흐르고 있습니다. 2011년 7월에 4륜 ATV를 타며 즐거웠던 그때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하하

번지점프에서 누군가 뛰어내립니다.

비명을 지르는가 싶더니 금방 웃음꽃이 활짝 피어납니다.

 

 

 

합강정 좌측에 있는 중앙단

여기 합강정은 강원도의 중앙단으로 인제군이 강원도의 중심지역인가봅니다. 저도 처음으로 알게된 사실이랍니다.

1901년 화재로 소실되어 터만 남아 있었던 것을 2001년 7월 24일 가로 6.51m, 높이 80cm의 정방향 사각평면 형태의 화강석으로 복원한 것입니다.

 

 

 

중앙단 좌측 조금 높은 공터에 박인환시비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박인희씨가 부른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을 가끔식 듣곤 합니다. 인제 읍내에는 박인환문학관이 있어 합강정의 박인환 시비와 함께 둘러보는 것도 인제에서의 멋진 추억이 될 것입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시화를 눈여겨 봅니다.

 

 

 

합강정에 올라 내려다 본 중앙단

 

 

 

인제 8경의 합강정

매년 10월초에는 합강정을 비롯한 인제군 일원에서 합강문화재가 개최된다고 합니다.

유유히 흐르는 합강을 바라보며 합강미륵님은 오늘도 그자리에서 말없이 서 있습니다.

인제의 여행은 늘 새롭습니다. 아직도 가고픈 곳이 참으로 많답니다. 욕심을 부리지 말고 하나하나 찾아가는 즐거움을 느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찾아가는 곳

인제 8경 합강정, 합강미륵

주소 :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합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