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여행

[울릉도여행] 울릉도의 비경, 울릉숲길을 아시나요.

들꽃(野花) 2010. 12. 9. 06:00

[울릉도여행] 울릉도의 비경, 울릉숲길을 아시나요?

울릉도에서의 둘째날

 

여행이란 무엇인가?

내가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준비하고 떠나는 여행이 있는 반면, 이번 여행처럼 일정을 생각지 않고 부담없이 떠나는 여행이 있다.

가족여행은 내가 모든 것을 계획하고 준비하여 떠나니 여행 일정이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때론 일정을 모르고 자유로이 떠나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다음 일정을 모르고 떠나는 여행인지라 그저 보고 듣는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올 뿐이다.

나는 여행을 떠날 때 네비게이션이 없어 사전에 인터넷이나 지도책을 샅샅이 살펴보고 다니는데, 이번 울릉도여행은 사전에 그럼 검토를 하고 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도동항이 울릉도의 동서남북 어디에 붙어 있는지 모른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울릉도의 지도가 머리 속에 없다.

얼마나 좋은가?

물론 진행하시는 분은 모든 일정이 머릿 속에 있을 것이다.

 

울릉도의 해안선길이는 64.43km, 일주도로는 1963년부터 2001년까지  44.1km중 39.8km가 개통돼 이용되고 있다. 그중 미개통구간인 울릉읍 내수전에 섬목 간 4.3km는 높은 사업비 때문에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으나 2010년 11월 17일 설계와 시공을 함께 진행하는 턴키방식으로 결정, 입찰안내서가 건설기술심의를 통과해 50년만에 완전 개통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미개통구간이라 하여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차 없이 튼튼한 두 다리로 걸어갈 수 있는 울릉숲길이 있다.

 

내수전일출전망대에서 울릉도를 한눈에 구경하고 내려오니 우리가 타고 온 버스는 이미 어디론가 떠나고 없다.

지금부터 내수전일출전망대에서 석포까지 걸어야 가야 한다.

이름하여 '울릉숲길'을 걸어야 한단다.

 

울릉숲길

저동항에서 시작하여 내수전전망대, 석포, 섬목, 천부, 현포까지 25km구간을 말한다.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하는 코스는

울릉숲길인 내수전에서 석포까지 3.4km의 흙길로 바다를 간간히 보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울릉'이라는 말은 '숲이 우거진 언덕'이라는 말이다. 그 울릉이란 말을 새김하려면 이 길을 걸어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수전일출전망대 주차장에서 바다를 보니 저 멀리 죽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42세의 노총각이 살고 있다는 섬 죽도, 버스기사님이나 해설사님이나 42세 노총각이 살고 있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설명한다. 왜일까?

 

걷기 시작하며 내수전전망대를 뒤돌아 쳐다 본다.

어제 밤에 오징어잡이배의 불빛, 즉 어화를 보기 위해 밤에 올랐고, 방금전 울릉도의 모습을 보기 위해 또 올랐다.

아!

힘들다.

그런데 지금부터 3.4km 구간을 걸어야 한다.

 

비포장길이 있으나 저 길은 얼마가지 않아 사라져 버리고, 울릉숲길이란 옛날부터 다녔던 산길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 길을 걸을 것이다.

 

울릉숲길의 종합안내판

우리가 걸어야 하는 길은 내수전전망대에서 석포까지 길로 3.4km를 걸어야 한다.

 

걸어 봅시다.

과연 울릉숲길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

 

나무 숲 사이로 간간히 바다가 보이며 가을의 단풍과 섬목 쪽의 바다가 아름답게 다가온다.

 

저 지점이 바로 산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단풍이 곱게 물든 숲길을 걸어본다.

울릉도의 다른 지역은 이미 단풍이 낙엽되어 떨어졌지만 이쪽은 아직 단풍이 남아 있어 울릉도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다.

 

 

이런 길은 얼마든지 걸을 수 있다.

 

이렇게 단풍을 사진으로 담기도 하면서

 

 

 

 

 

단풍이 낙엽되어 길가에 떨어져 있다.

낙엽을 밟으며 걸어보자.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내며 내 발에 밟혀 아우성이다.

 

 

 

 

 

타는 듯한 고운 단풍이 시선을 끈다.

 

 

와달리길과 석포로 가는 길의 갈림길에 있다.

와달리길은 조난사고 위험지역으로 통행을 막아 석포길로 들어선다.

 

단풍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걷다보면 동백나무 숲길도 만난다. 아직 동백꽃이 피지 않았다. 

 

저 멀리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죽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누렇게 변해가고 있는 단풍잎 사이로 붉은 빛을 띄는 단풍잎이 이채롭다.

 

때론 이런 길도 만난다.

이 정도쯤이야 얼마든지 걸을 수 있다.

 

송악도 만나고

 

섬노루귀도 만나고

 

웃음이 나온다.

누구의 생각일까?

저 커다란 바위를 어찌 저리 가날픈 나무로 받쳐 놓았을까? 과연 버틸 수 있을까?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웃음이 나온다. 오가는 이들이 모두 한번씩  쳐다보고 간다.

 

 

지금까지 3.4km중 이제 2km정도를 걸어 왔고, 아직 1.4km가 남아있다.

 

낙엽 쌓인 길을 밟아본다.

이 아름다운 길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

울릉도 일주도로의 마지막 남아 있는 길

그길을 공사하더라도 이 길만은 남겼으면 한다.

제주도의 올레길, 지리산의 둘레길 등 전국의 수많은 길이 있지만 울릉숲길만은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길로 영원히 남았으면 좋겠다.

 

호스를 연결하여 놓은 샘물이 보인다.

사람들에게 물 한잔 먹고 가자고 하나 모두들 그냥 지나친다.

수질검사 표지가 없어서 그러나?

나야 뭐 그냥 마셨다. 맛이 시원하니 참 좋다.

저 샘에 대한 나의 작은 바램은 저것을 저렇게 방치해 놓을 것이 아니라, 나무를 적절히 이용하여 먹는 샘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낙엽 쌓인 길은 하루 종일 걸으라 해도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푹신푹신하니 밟는 촉감이 좋다.

 

 

 

도착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죽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