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의 용천사(龍泉寺)
추석이 지난 다음날 집사람과 남쪽 지방의 꽃무릇(석산)을 보러 여행을 떠난다.
2005년 9월24일 선운사를 찾았을 때 꽃무릇이란 존재를 처음 알았고, 그 뒤로 꽃무릇을 보러 가야지 가야지 했는데 6년이 된 지금에야 꽃무릇을 찾아 간다.
꽃무릇하면
함평의 용천사, 영광의 불갑사, 고창의 선운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이날 세곳 중 제일 남쪽에 위치한 함평의 용천사를 먼저 찾아간다.
먼저 용천사에 대해 잠깐 알아보자.
용천사라는 이름은 현재 대웅전 정면 돌계단의 오른 쪽에 있는 샘에서 유래한다. 용이 그 연못에서 살다가 승천하여 용천으로 불렀다는 전설이 있다. 본래 그 연못은 서해와 연결이 되어 있었다고도 하는데 지금의 연못은 그러한 전설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이 아니고, 현대식으로 밀폐되어 있다.
용천사는 함평 모악산에 자리한 대한 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 백양사의 말사이다.
삼국시대, 백제 침류왕 1년(서기 384년) 인도에서 건너온 마라난타 스님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또한 일본에서 발견된 사료에 의하면 백제의 제22대 문주왕(서기 475년~477년) 때 행은선사에 의해 창건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이후 통일신라시대, 원성왕 1년(785년), 중국 선종의 중흥조인 육조 해능대사의 제자인 청원 행사존자에 의해 서남해의 대찰로 발전해 왔으며, 고려말 각진국사(1270~1355년)에 의해 불갑사와 함께 크게 융성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정유재란 때 절이 불타 폐허되었으며, 1632년(인조 10)에 중창이 있었고, 1638년에 쌍연, 개연스님이 중수하였다. 근래에 와서는 1938년 중수되었으나 한국전쟁 때 다시 불탔다. 여러번의 중창으로 그 원형을 거의 알 수 없어 사찰 전체에 대한 시굴조사를 포함한 종합적인 조사가 이루어져 복원불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성보문화재로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84호인 함평용천사석등을 비롯하여 목조여래좌상, 석탑, 부도군, 괘불석주, 불화 등이 있다.
가을날의 화창한 날씨와 파란하늘, 뭉개구름이 대웅보전 뒤로 두둥실 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용천사로 들어가는 큰 길에는 용이 승천하는 모습과 꽃무릇을 조각한 조형물이 서 있어 용천사가 어떤 사찰인지 알 수 있게 한다.
용천사, 꽃무릇군락지
용천사로 들어가는 길가에는 낮은 흙담장이 있고
담장 앞과 뒤의 산능선에는 아직 만개를 하지 못한 꽃무릇이 기지개를 활짝 피고 있다.
아마 지금쯤 꽃무릇으로 선홍빛 세상을 그려내고 있지 않을까한다.
길 좌측에 부도밭이 있고
담장안에서 활짝 피고 있는 꽃무릇
돌을 쌓으며 소원을 빌었을까?
사람들은 돌을 보면 이렇게 탑을 쌓고 싶은지, 아마 간절히 바라는 그 무엇이 있겠지!
가던길 뒤돌아본다.
가을날의 뜨거운 태양과 나무그늘속에 햇빛을 받아 더욱 빛을 내고 있는 꽃무릇이 멋있어 보인다.
길을 걷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길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다.
사진으로, 글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 마음을 길을 걸으며 담아 온다.
담장을 사이에 두고 피어있은 꽃무릇
너무나 외롭게 피어있는 꽃무릇
상사화,
그 자체를 표현한 것 같다.
서로가 만날 수 없는 안타까움을 여기서 보는 것 같다.
담장과 꽃무릇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용천사의 입구에 도착한다.
사천왕문 너머 파란하늘에 뭉게구름 두둥실 떠있다.
용천사의 대웅보전
용이 승천하였다는 대웅전 앞에 샘이 있으며, 그 뒤로 대웅전으로 오르는 정면 돌계단의 난간에 새겨진 연화문 조각은 역사의 흔적이 배어 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연화문은 연꽃 줄기와 꽃봉오리를 양각하였는데 아직도 선명하게 보존되어 있으며 그 연대는 1685년 무렵의 석등 조성 연대와 같이 추정한다.
대웅보전 오른쪽에 있는 나무 아래에 세 분의 부처님이 용천사를 굽어보고 있다.
대웅보전 오른쪽에 있는 석등과 탑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84호 함평용천사석등
정유재란과 한국전쟁으로 소실되 새로인 복원하고 있는 용천사
건축물에서는 역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지만 석등이나 괘불대, 부도탑 등을 보면 상당히 번창한 사찰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들꽃의 길,맛,멋따라♣ > 절집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포여행] 목포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유달산 동남쪽에 자리잡은 달성사 (0) | 2012.04.12 |
---|---|
[영종도여행] 저물어 가는 가을날, 용왕의 전설이 있는 용궁사 (0) | 2011.10.04 |
[고성팔경]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치아를 봉안한 금강산의 건봉사 (0) | 2011.09.20 |
진안의 마이산탑사 (0) | 2011.09.12 |
진안의 은수사 (0) | 2011.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