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행

[무의도여행] 가을날의 국사봉에 올라 무의도의 주변 풍경에 마음의 시름을 놓다.

들꽃(野花) 2011. 10. 6. 06:00

[무의도여행] 가을날의 국사봉에 올라 무의도의 주변 풍경에 마음의 시름을 놓다.

 

무의도의 국사봉과 호룡곡산을 가는 길

무의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바로 하나개해수욕장이다.

한때

여름 휴가철이면 이곳 무의도의 하나개해수욕장을 찾아오곤 하였는데, 영종도는 자주 여행을 했지만 이곳 무의도 여행은 꽤 오랫만이다.

그러던 중 

가을 등산을 어디로 갈까 고민하던 중 그리 높지도 않고 답답한 가슴을 시원스레 풀 수 있고, 바다 내음을 맡을 수 있는 그런 곳이 없을까 하다가 무의도의 국사봉과 호룡곡산이 생각나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의도의 국사봉이나 호룡곡산은 산이라 할 수도 없겠지만 나나 집사람에게는 체력적인 부담이 없는 적당한 산이 좋다.

 

집이 인천이라 신공항고속도로의 북인천IC를 통해 영종대교의 하부도로를 달려간다. 같이 가기로 한 일행을 공항철도의 운서역에서 만나 무의도에 들어가려면 거쳐야 하는 잠진도의 선착장으로 간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이미 차량의 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서 있다.

배 한척을 보내고야 겨우 다음 배에 차량을 실을 수가 있었다.

 

이번 등산은 무의도의 등산코스 중 가장 긴 코스를 선택하여 등산을 하기로 하였다.

코스를 보면

실미고개에서 국사봉으로, 국사봉에서 호룡곡산으로 다시 광명항의 소무의도 연육교까지 걷기로 하였다.

같이 간 일행 중 몸이 불편하신 분이 있어

나와 집사람, 그리고 또 한 분과 셋이 실미고개에서부터 걷는다. 몸이 불편하신 일행 분은 내 차를 가지고 반대편 광명항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우리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자!

이제 출발합니다.

 

이곳은 실미도와 실미유원지로 넘어가는 실미고개로 그리 높지 않은 곳인데 고개라는 정겨운 우리말을 쓰고 있다.

 

오늘 걸어야 하는 길을 보니 제법 거리가 된다.

실미고개에서 국사봉까지가 2km정도고, 국사봉에서 호룡곡산까지가 2.5km, 호룡곡산 정상에서 광명항까지 2km정도가 되니 거리가 약 6.5km가 된다.

다리가 아프겠다.

평소에 거의 운동을 하지 않아 약간 부담이 된다.

내가 부담이 되는데 나머지 두분도 은근히 걱정이 된다.

 

그래도 가야죠.

국사봉으로 가라고 한다.

 

도심지의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된 길만 보다 흙길을 보니 반갑다.

이런 흙길을 걷고 살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안타깝기만 한다. 그래서 오늘처럼 등산을 하여 오늘 하루만이라도 도심지의 답답한 것을 털어내고 향긋한 풀내음과 흙내음을 맡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실미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만조시간이라 실미도와의 사이에 바닷물이 가득하다.

저곳이 바로 영화 '실미도'의 촬영장소이면서 실제 사건이 일어났던 바로 그 섬이다.

실미도......

 

국사봉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나무숲 터널을 걸으며 갈 수 있어 좋다.

봄날에는 진달래가 활짝 피었을테고

여름날에는 나뭇잎이 진한 녹색의 색깔을 뽐내던 이 길도

이제는

가을을 만나 조금씩 가을색을 띄고 있으니 시간의 흐름을 어찌할 수 없나보다.

 

 

나뭇잎을 한 잎 한 잎 떨구고 있는 나무들

머지않아 앙상한 가지로 하얀 눈이 덮인 멋진 풍경을 자아내겠지.

 

 

강렬한 햇빛을 받아 억새풀은 더욱더 은빛을 발하고 가을색을 더한다.

저멀리 보이는 산등성이가 국사봉 같다.

저기를 언제나 걸어가려나.

 

국사봉을 배경삼아 억새풀의 모습도 담아보고

 

자연의 길을 걷는다.

터덜 터덜 걸어간다.

그리 높지 않지만 그래도 산은 산인가 보다.

 

국사봉까지 0.8km

산의 형상을 보니 이제부터 오르막 길이 시작되려나 보다.

산불조심, 조심조심 또 조심해야 할 산불조심

 

이른 시간의 등산이고, 해를 바라보며 걸어가는 길이라 역광의 빛이 강하게 느껴진다.

 

숲속길은 언제 걸어도 좋다.

여름철의 짙푸른 숲속은 아니지만 낙옆이 떨어져가는 가을에 걷는 것도 좋다.

뭐니뭐니 해도 길을 걸으며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을 수 있어서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아 더더욱 좋다.

 

간간히 바다가 보여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를 함께 볼 수 있어 좋다.

 

가족 같은데 여자분이 앞장 서고 그 뒤로 남편과 아들이 씩씩하게 걷고 있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운동부족을 온 몸으로 실감한 날이다.

 

저 멀리 실미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밀물시간인지라 실미도 섬으로 가는  돌다리가 보이지 않는다.

 

열매 이름은 모르지만

어느덧 가을인가 보다.

붉게 익어가는 열매를 실미도를 배경삼아 한장 찍어본다.

 

조금 올라가니 전망대 같은 곳이 있는데 섬의 왼쪽으로 하나개해수욕장이 저 멀리 보인다.

하나개해수욕장!

예전에 저곳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 적이 있는데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 있으니 샤워장에 온수가 나온다는 것이다. 전국의 해수욕장을 다녀보았지만 샤워장에 온수를 제공하는 것은 당시에는 처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전망대와 실미도

 

섬의 왼쪽 모양이 마치 새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는 글의 제목을 ' 무의도에서 물 위를 나는 새를 찾아보자'라고 하고 싶었다.

차근차근 살펴보면 정말 새의 형상이다.

 

국사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이곳이 정상으로 가는 길과 호룡곡산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저곳이 국사봉 정상이다.

 

국사봉 정상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호룡곡산 정상과 하나개해수욕장

여기서 보니 호룡곡산이 낮아 보이는데 호룡곡산에 올라 높이를 확인해 보니 호룡곡산이 조금 더 높다.

국사봉 정상이 해발 230m이고, 호룡곡산의 정상이 244m로 약 14m가 호룡곡산이 이곳 국사봉보다 높았다.

 

카메라의 망원으로 하나개해수욕장을 당겨 보았으나 렌즈의 한계로 더이상 가까이 당길 수가 없었다.

 

저멀리 왼쪽 건너편의 을왕리 및 우리가 방금 건너왔던 잠진도의 모습이 보인다.

차들을 열심히 실어나르는 배도 보이고 사진에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배를 이용하여 이곳에 오려고 하는 차량들이 잠진도를 연결하는 중간까지 가득하다.

일찍 들어오기를 잘 했다고 자찬한다.

 

 

인천공항쪽

 

국사봉을 알리는 표지석

 

국사봉 230m

 

전망대의 모습을 조금 아래에서 사진에 담아보니 파란 하늘과 구름이 전망대와 잘 어울린다.

 

이곳은 예전에는 등산로 였으나 위험해서 통제를 한다고 한다.

 

이제 호룡곡산으로 가려고 한다.

 

어느덧 새순이 돋아나는 봄날은 저 멀리 사라져 갔건만

낙옆이 떨어지는 계절이 되었건만 화창한 봄날이 그리운지 철모르는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국사봉을 내려가다 만나게 되는 조망대

하나개해수욕장을 좀더 가까이 볼 수 있고

 

방금 올라갔던 국사봉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잠시 쉬어가시죠.

 

소나무 사이로 올라가야 할 호룡곡산의 정상이 보이는 것 같다.

 

아래로 내려올수록 길은 더 좋아져 걸을만 하다.

 

가을에 만나게 되는 들국화

정확한 꽃명은 '쑥부쟁이'이지만 그냥 들국화로 부르고 싶다.

얼마나 좋은가?

들에 피어있는 국화

 

나뭇잎의 색이 변해가고 있는 그 길을 저 사나이는 홀로 걸어간다.

그리고 나도 저 곳을 지나 갈 것이다.

멋진 포즈를 취하면서 말이다.

왜냐고?

같이 걷는 일행이 내 뒤에 있으니 아마도 내 뒷 모습을 찍지 않을까?

 

햇빛을 받아 더욱 붉게 보이는 나뭇잎

가을의 편지를 쓰고 싶다.

 

저 연결다리가 국사봉과 호룡곡산의 갈림길 중앙이다.

 

 

외국인들도 무의도의 국사봉을 찾아온 것을 보니 적당히 걸을 만한 산이 맞는가 보다.

 

 

억새풀 우거진 가을날의 정취를 만끽하며 걷는다.

 

가을 냄새가 물씬 풍겨나온다.

 

 

이제 국사봉을 다 내려온 것 같다.

바다를 보면서, 가을을 만끽하면서, 힘든지도 모르고 넘어왔지만 앞으로 호룡곡산을 또 올라가려니 다리가 몹씨도 힘들 것 같다.

 

 

 

국사봉 표지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