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난다.
사람들은 맑은 날, 하늘이 화창하고 그런 날을 고르고 골라 여행을 떠난다.
때론 이런 여행은 어떨까?
비오는 날의 雨 중 여행
비록 우산을 들고 다니니 불편은 하겠지만 운치가 더 있어보이지는 않을까?
푸르른 동해바다와 파란 하늘을 기대하고 떠난 울진에서의 1박 2일 여행
서울에서 출발할 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울진까지 오는 내내 비가 내린다.
덕분에 원치 않은 雨 중 여행을 다니게 되었으니 이것을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여행의 맛이 아닐까?
삼척에서 울진으로 들어와 이곳이 평해읍이니 북쪽에서 남쪽까지 내려온 것이 된다.
왜 여기까지 내려왔던가?
바로 관동팔경의 하나인 월송정을 보기 위해서다.
월송정은 ' 중국 월(越)나라에서 소나무를 가져와 심었다.' 하여 '월송정(越松亭)'이라 하는데, 신라시대 화랑들이 이곳에 와서 달밤에 솔밭에서 놀았다 하여 '월송정(月松亭)이라고 부른 적도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성종 임금이 화공에게 명하여 팔도의 정자 중에서 가장 풍경이 뛰어난 곳을 그리도록 했는데, 영흥의 용흥각과 평해의 월송정이 뽑혔다. 사람들이 1 · 2 등을 쉽게 정하지 못하자 성종이 "용흥의 연꽃과 버드나무가 아름답기는 하나 월송정에 비할 수 없다"고 하면서 월송정이 있는 곳이 가장 뛰어나다고 극찬하였다는 유명한 이야기도 전해온다.
특히, 신라시대 사선(四仙)이라 불린 영랑 · 술랑 · 남석 · 안상 등 네 화랑들이 이곳 송림에서 심신을 단련하면서 월송정 달빛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소원을 빌기도 하였다 한다. 예로부터 달빛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월송정은 달과 관련한 시가 많이 전해져 오고 있다.
비오는 날의 월송정을 보았으니 앞으로 최소한 두 번은 더 와야한다.
맑은 날 오는 것이 첫번째이고, 신라의 화랑들이 달빛의 아름다움에 취해 놀았다고 하니 달 밝은 밤에 찾아오는 것이 두번째다.
물론 그 이상 오면 더 좋겠지.
봄비를 맞으며 서 있는 월송정을 바라보며
그 옛날 선비들이 이곳에서 풍류를 즐겼을 모습을 상상해 본다.
주차장에서 월송정을 가기 위해 콘크리트로 되어 있는 길보단 이렇게 소나무 사이를 걸어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월송정'의 '송'자가 '소나무 송'자 아닌가. 즉 소나무 길을 걸으면서 소나무의 그윽한 향기를 맡는다면 더 멋질 것 같다
빗속이라 소나무 향이 더 진하게 배어나온다.
소나무 길을 걸어오니 눈 앞에 높게 서 있는 월송정 누각이 보인다.
월송정 현판은 전 대통령인 노태우 대통령이 썼다고 한다.
이층 누각의 월송정
누각에 올라가기 전에 앞쪽으로 나와 동해바다를 바라본다.
이층 누각안에 써 있는 각종 글들
누각에서 바라보는 송림과 바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하다.
雨 중 여행이라 했던가?
우산의 모양도, 색깔도 다양한 우산들이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게 보인다.
정돈되지 않은 자연스러움
월송정의 아름다움을 보고 이제 길을 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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