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의 적벽강
충남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를 가로지르는 적벽강
서해안으로 흐르는 금강은 지역마다 이름을 달리부르며 서쪽으로 흘러간다.
양각산 자락의 기암절벽이 붉은 색이라고 해서 적벽강이라 하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오전까지 멀쩡한 하늘에 금산 인삼관을 보고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어 적벽강 본래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구나 걱정이 앞선다.
더구나 그 비라고 하는 것이 실내에 있어 몰랐지만 지름이 1cm 정도의 우박이었다니 말이다.
물안개 피어나는 강에
절벽을 위아래로 볼 수 있는 반영까지
붉은 절벽 때문에 적벽이라 부르고 그 아래 유유히 흐르는 강을 적벽강이라 한다지요.
그러나 남들이 흔히 보는 적벽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렇게 물안개 피어나는 적벽을 보니 다소 위안이 됩니다.
적벽강을 만나러 가는 길
차창너머로 금강이 보입니다.
아하!
그런데 재미있는 풍경이 보입니다.
야외에 쳐 놓은 집이 이동을 하는군요.
보는이야 신기하고 즐겁지만, 저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준비해가 모든 것들이 비에 흠뻑젖여버렸으니 이일을 어쩌노!
비가 그쳐서인지
맞은 편 산에 안개가 올라가고 있군요.
안개가 올라간다!
무슨 뜻인지 아시는지요.
바로 비가 그쳐가고 있다는 겁니다.
비가 내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캠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군요.
야외에서 텐트치고 있을 때 비를 만나면 이거 진짜 약오르죠.
텐트를 언제 말리며, 가지고 간 음식이 젖으면 안되는데...
이것 저것 걱정거리가 많죠.
그래도 이렇게 집에서 벗어나,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자연과 벗하며 즐기는 그 맛
그 맛만 안다면 걱정거리는 멀리 사라지겠죠.
간단히 말하면
즐기면 되는 거죠.
비가 오면 비를 즐기고
눈이 오면 눈을 즐기고
모든 것이 마음먹기 아닐까요?
충남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
금강물이 흐르다 이곳 수통마을에 다다려 적벽강으로 이름을 잠시 바꿔 쉬어가다가 아래로 아래로 흘러갑니다.
강물에 비치는 반영이 아름답네요.
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낚시에 한창이다.
낚시꾼들의 말로 저렇게 낚시하는 것을 견지낚시라 하지만
나 같은 촌놈에게는 그져 여울낚시라고 부른다.
여울에서 낚시를 하니 당연히 여울낚시죠.
몇 마리 잡아서
내장은 대충 꺼내고, 라면을 부셔 넣고, 고추장, 된장 등 온갖 양념은 다 집어넣고
매운탕 팍팍 끓여서 잘 못먹는 소주 한잔을 곁들여 먹으면~~~
생각만해도 침이 나온다.
강변의 차들이 다니는 길
사륜바이크가 있다면 덜컹거리며 신나게 달리며 스릴을 즐길 수 있으면
~~~
모두가 파랗게 변해가는 데
하얀꽃을 피운 산딸나무가 적벽강의 강물에 더욱 희게 보인다.
강변으로 나아가 본다.
높디 높은 절벽이 떡하니 나의 눈을 사로잡는다.
저기를 한번 올라가봐.
올라가다 실수하면 떨어지면 되지 뭐.
아래는 물이니 걱정 없을 거고
하여간 별의 별 생각을 다하고 있다.
다이빙이라는 것을 아시는지요.
물론 요즘에서 실내수영장에서 하지만,
그 옛날 그런것이 어디에 있습니까?
냇가나 강변에 널려있는 것이 수영장이고 다이빙장이니
다이빙하는 방법도 가지각색
어떤놈은 엉덩이부터
어떤놈은 머리부터
저요. 주로 머리가 먼저 박힙니다.
그러다가 바닥에 있는 모래랑 키스 참 많이도 했답니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참 위험하게 논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네.
강에 작은 배가 떠 있네
너는 왜 있는거니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거니.
혹 적벽강을 유유히 흐르는 강에서 볼 수 있도록 나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거니
그런데 누가 운전을 하지
누가~~~
왜 말이 없는 거니.
말 좀 해봐라.
말하기 싫으면 그만두고...
지금이야 전문 물놀이용 튜브가 있다지만
그 옛날 물놀이용 튜브가 어디 있단말입니까?
자동차의 바퀴에서 커낸 튜브에 바람을 넣어 그것을 가지고 놀았었지.
그것도 없어서 있는 친구들의 비위를 맞쳐가면서
~~~
튜브를 강에 띄워놓고
내 몸을 하늘을 보고 눕히고
눈을 감고
물 흘러가는데로 맡겨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어디까지 흘거갈 건지 겁도 없이 그렇게 물놀이를 즐겼으니...
물론 마지막에 진짜 생고생해야 한다.
그 무거운 튜브를 어깨에 둘러메고 내려간 만큼 올라와야 하니
어디까지 흘러가냐고가 문제가 아니고 그것을 들고 올라올 일이 걱정이었다.
방금 건너온 다리가 저 아래 보이고
맑은 물에 비치는 반영은 나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물안개가 스물스믈 피어오르고
물에 풍덩하니 들어가 저 너머로 헤엄치고 싶어진다.
촌놈이라
어렸을 때부터 물과 친하게 지낸터라
수영장에서 배운 헤엄은 아니지만
동네 형들에게 전수받은, 나도 모르게 몸에 밴 해엄으로 저정도는 충분히 건너다녔다.
내가 사는 동네에 저보다 넓은 강이 있었으니~~~
처음에 말 하였던 우박입니다.
얼마나 큰 지 알만하죠.
보이는 풀은 달맞이꽃인데
우박을 맞아서 입이 찢어지고 고개를 팍 숙여버렸어요.
우박을 맞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인삼밭에 쳐 놓은 햋빛가림막에 우박이 쌓여 있는 것이죠.
인삼에 피해가 없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농부들의 마음이 타 들어갈 것 같네요.
비를 맞아 빨강색이 더욱 빛나는 보리수 열매
사진을 찍고 무엇을 했을까요?
다른분들은 사진만 찍고 있는 데 나야 뭐 얼른 따서 어디론가 집어 넣었죠.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나누어 주었으니 혼자 먹었다고,
물 귀신 작전을 조금 썼답니다.
시골서 자란 나이기에 먹는 열매 등은 알 수 있어 야생에 내다나도 잘 살거라 믿는답니다.
보리수의 열매 셋이 나란히 달려 있는데 색상이 제각각이군요.
참 묘하네요.
비오는 날
비록 적벽강의 붉은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물안개 피어나는 적벽강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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