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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여행] 낙엽 떨어지는 가을날, 제왕운기의 산실 삼척의 천은사를 찾아

들꽃(野花) 2012. 10. 8. 13:51

[절집여행] 낙엽 떨어지는 가을날, 제왕운기의 산실 삼척의 천은사를 찾아

 

삼척 천은사

고려의 마지막과 조선의 역사가 시작된 곳

고려의 마지막 왕 공양왕릉의 무덤이 있고, 조선을 창업한 태조 이성계의 5대조의 무덤인 준경묘와 영경묘가 있는 곳

삼척을 찾는다.

한 나라의 끝과 또 다른 나라의 시작이 한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러나 어찌 이런일이 말인가?

또한

한 나라의 역사가 사라져 버릴 뻔한 일을 기록한 곳 삼척

 

제왕운기

고려시대 당대의 학자인 이승휴가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를 읊은 서사시 『제왕운기』를 천은사에서 지었고 당시의 유적이 남아있어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 바로 삼척의 천은사다.

더욱이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 없는 우리의 발해역사를 최초로 담은 역사서를 이곳에서 지었으니 어찌 천은사를 찾지 않을 것인가?

 

천은사를 찾아가는 길

가을의 문턱을 넘어서인지 산에는 낙엽들이 떨어져 바람에 나뒹글고 나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진다.

마을을 벗어나면서 간간히 이승휴의 유적을 알리는 조형물들이 보인다.

 

달리는 차창너머로 보이는 가을은 이제 가을을 떠나려 하는 것 같다.

 

천은사

 

천은사 일주문

 

동안거사 이승휴 상징 조형물

 

 

절의 역사를 말해주 듯 천은사로 가는 길가에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나그네를 맞아준다.

길가에서 만난 오래된 나무들을 보면

마치 오래된 벗을 찾아 떠난 길에서 반가운 벗을 만난 것처럼 친근감이 느껴진다.

 

 

 

 

 

낙엽 떨어지는 가을날

 

언제부터인가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지.

나 홀로 여행을

~~~

그렇게 떠난 여행에서 만난

자연과 사람들

그 모든 것이 나에게는 삶의 활력이 된다.

 

여기서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나의 애마

나의 발이 되어 전국을 해메는 친구이자 연인이다.

 

 

천은사로 들어가는 자동차가 다니는 길은 나에게 의미가 없다.

오른쪽의 작을 길을 따라 들어간다.

이 길이 절로 들어가는 길이었으리라.

 

 

 

 

 

천은사의 경내로 가는 길에 특별한 것이 보인다.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는

바로 '통방아'다.

원추형으로 서까래를 세워 그 위에 참나무인 굴피로 지붕을 이은 '통방아'가 나의 눈을 둥그렇게 만든다.

갑자기 옛날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비록 지금은 망가지고 버려지고 사용을 하지 않지만

옛날의 방아찟는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천은사와 동안사의 갈림길

 

천은사의 창건은

산 하너 너머에 있는 삼화사와 거의 맥을 같이한다.

사찰에 전해내려 오는 이야기로는 758년(경덕왕 17)에 두타삼선 스님이 백련을 가지고 와서 절을 창건한 뒤 백련대라 하였다고 한다. 약사삼불 중 맏형이 와서 창건하였다고 한 삼화사와 비교하면 약사삼불이 두타삼선이 바뀐 점이 다를뿐이다.

그뒤

839년(문성왕 1)에 통효국사 범일 스님이 극락보전 등을 지으며 중창했는데 이것을 실질적 창건이라 해도 될 것 같다.

범일 스님은 구산선문 가운데 사굴산문을 연 분으로 통일신라 말 신라에 불교를 널리 알린 분이다.

 

천은사의 경내는 그리 넓은 편이 아니지만 사적 제421호로 지정된 이승휴유적지 대부분이 천은사의 경내 안이므로 통일신라시대에서 고려시대에 이르는 동안 큰 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

 

가람배치는

금당인 극락보전이 위쪽에 자리하고, 그 왼쪽에 작은 규모의 약사전이 있는데 천은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기도 하다.

극락보전 오른쪽 산위쪽에 삼성각이 있고, 극락보전 맞은편에는 보광루(영월루)와 범종각이 있고 주변에 요사채가 있다.

 

돌계단을 올라가면 보광루가 보이고 누각 아래에 있는 길로 들어가면 극락보전이 보인다.

 

 

범종각과 영월루

보광루라는 편액이 걸려있는 누각으로 불전사물로 불리는 범종, 법고, 목어, 운판 가운데 범종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가 있다.

 

 

요사채

 

오층석탑과 극락보전

 

극락보전은 근래에 지은 건물로 천은사의 금당이다.

극락보전안에는 아미타불좌상을 중심으로 관음보살 · 지장보살이 모셔져 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47호로 지정된 삼척 천은사 아미타삼존불좌상이 극락보전안에 봉안되어 있다.

 

 

소원을 비는 모습에 나의 마음이 경건해진다.

 

 

천은사에서 가장 오래된 약사전

대웅전 옆에 있는 건물로 맞배지붕에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의 전각으로 약사전안에는 금동약사여래입상이 봉안되어 있다.

 

 

 

오층석탑과 보광루

 

 

삼성각

 

동안사로 간다.

 

 

 

낙엽이 뒹굴고 오래된 나무와 바위들이 자연스레 있는 길을 따라 동안사로 간다.

 

 

 

동안사로 가는 길에도 이런 통방아가 보인다. 

 

 

 

살며시 안을 들여다 본다.

이런 방아을 보면 영화에서 본 그런 '러브 스토리'가 생각나지.

 

 

동안사

이승휴 유적지가 보인다.

 

 

 

길가에 버려진 방아의 아래쪽 부분

수 많은 곡식들을 빻아주었지만, 이제는 길가에 나뒹굴어져 있으니 저것도 언제가는 문화재라 하여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으리라.

 

 

사적 제421호로 지정된 삼척 두타산 이승휴 유적

 

이곳은 고려시대의 강직한 관리였으며 대학자인 이승휴(1204~1300)가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귀중한 자료의 하나인 『제왕운기』를 저술한 곳이다.

이승휴는 가리 이씨의 시조로 호를 동안거사라고 하였으며,

고려 고종 때 문과시험에 합격한 신진관리로 직간으로 파직을 반복하였다.

서장관이 되어 원나라에 다녀온 이후 우사간 · 전중시사 등을 역임하였으나 관직을 버리고 외가인 두타산 구동으로 돌아와 용안당이라는 건물을 짓고 살면서 『제왕운기』를 저술하엿다.

용안당은 후에 간장사라 하였고, 간장사는 다시 천은사로 이름이 바뀌었으므로, 현재의 천은사 일원은 이승휴가 거처하였던 유허지임을 알 수 있다.

『제왕운기』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사를 칠언시와 오언시로 엮은 서사시로 민족문화의 우월성과 역사적 전통을 강조한 귀중한 자료이다.

 

 

 

 

 

문이 닫혀 있어서 담장너머를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천은사쪽에서 내려왔으므로 큰 길로 걸어간다.

 

큰 길에서 동안사로 가는 길

 

 

절 입구 마을에 있는 천은사기실비로

일제강점기의 대강백 박한영 스님이 들을 짓고, 단산거사 심지황이 글씨를 써서 1921년 3월에 세운 사적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