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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여행] 운해와 해돋이를 담고 싶은 절, 옥천 용암사

들꽃(野花) 2012. 9. 25. 14:25

[절집여행] 운해와 해돋이를 담고 싶은 절, 옥천 용암사

 

옥천의 용암사

운해와 해돋이를 담고 싶은 절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라면 꼭 찾아가야할 곳으로 알려진 절, 옥천의 용암사

인근에 있는 청주를 자주가지만 옥천을 목적으로 방문한 적은 없다.

언제가는 지나간 지역이겠지만 카메라를 챙겨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간 적 없는 곳

옥천을 오늘 찾아간다.

 

여름휴가를 떠나서

모악산에서 맨발로 절반을 산행하고 하룻밤을 유하고 떠나 여행

처음 여행을 떠날 때

남쪽으로 가자 하고 떠난 여행이다.

임실의 옥정호에서 붕어섬을 보고 장수를 거쳐 장계에서 하룻밤을 자는 데 밤새 비가 내린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빗줄기

모텔에 컴퓨터가 있어 기상청의 일기예보를 보니 이번 여행을 가려던 곳으로 비가 지나가고 있다.

다음 코스로는 거창을 거쳐 의령, 진주로 돌아가던가.

아니면 거창을 거쳐 밀양, 양산으로 가려고 했었다.

나의 여행을 즉흥적이어서 코스를 두 서너개를 준비하고 온다.

밤새내리던 비가 아침 9시 되어도 그치지 않는다.

빗속을 뚫고 다니며 여행을 계속하나 아니면 돌아가나 하다가 북쪽에는 비가 오지 않으니 처가가 있는 청주하고 제천에 가기로 결정한다.

이번 여름 휴가는 이렇게 쫑치고 말았다.

청주로 올라가는 고속도로

북쪽으로 갈 수록 비가 잦아든다.

그럼 옥천의 용암사를 구경갈까?

추부 IC에서 나와 옥천읍내를 거쳐 용암사를 찾아간다.

용암사를 찾아가는 길이 이정표가 보이지 않아서 뺑뺑이를 좀 쳤다.

이거야 항상 있는 일인지라 크게 걱정은 안한다.

지도책 펴놓고 살펴보니 길을 잘못들었다는 것을 알고 뺑뺑이 치다가 겨우 제대로 된 길을 들어선다.

콘크리트로 된 길을 따라 용암사를 향해 올라간다.

운전에는 큰 부담없는 길이다.

 

옥천의 용암사

용암사 뒤편에 있는 마애불에서 내려보는 경치가 끝내준다고 하는데 은근히 기대된다.

 

 

용암사 마애불 앞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

KTX가 신나게 달려가는 모습과

저 멀리 병풍처럼 보이는 산들과 산을 타고 올라가는 안개를 보는 맛

제대로 왔구나

일출이나 운해는 언젠가는 볼 수 있으리라.

 

충북 옥천군 옥천읍 삼청리에 있는 용암사

천혜의 절경과 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하지만 사찰의 연혁을 알 수 있는 자료는 거의 없다.

조선시대 유명한 지리지인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여지도에서 용암사에 대한 기록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절에 남아있는 석탑이나 마애불을 보면 절의 역사를 고려초까지 볼 수 있지만 자료가 없어 안타깝다.

 

사찰의 전언에 의하면

용암사는 신라 24대 진흥왕 13년인 서기 552년에 의신조사가 인도에 가서 불도를 닦고 돌아와 세웠다고 한다.

이는 의신조사가 법주사를 창건하기 1년전의 일이라고 한다.

현재 대웅전에는 1651년에 만들어진 아미타불이 있어 그 역사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불상이 다른 절에서 옮겨왔을 수도 있어 함부로 판단하기 어렵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커다란 나무옆으로 난 길을 걸어간다. 

 

얼마전까지 비가 내려서인지 길 바닥에 빗물이 줄줄이 흐르고 있다.

강돌로 옹벽을 쌓은 듯 일반적인 석축의 돌과 다른 맛이 있다.

작은 강돌을 하나하나씩 쌓은 정성이 엿보인다.

 

 

뚱단지라 했던가.

비에 꽃잎을 축 느려뜨려 놓은 모습에 해가 빨리 떴으면 한다.

햇빛을 받은 노란색의 꽃

그립다.

 

 

나의 애마

오늘은 모처럼 가족과 함께 했다.

하늘은 검을 구름이 잔뜩 깔려있어 시야가 그리 좋지 않다.

 

 

대웅전 

이곳에는 작은 대웅전이 있었으나 1988년 현재의 모습으로 중수하였다.

주련의 내용을 살펴본다.

 (불신보변시방중) 부처님의 몸이 온 세상에 두루 계시니

 (삼세여래일체동) 삼세에 부처님이 모두 같도다

 (광대원운항부진) 광대한 발원구름은 끝이 없고

 (왕양각해묘난궁) 망망한 깨달음의 바다 그 뜻 어려워 추구하기 어렵네

 

 

 

 

용왕각

얼마전에 내린 비로 인해 작은 폭포가 생겨 물이 바위를 타고 시원스레 흐르고 있다.

 

 

 

 

 

대웅전에는 삼존불을 모셨는데 중앙에 봉안한 불상은 아미타불이며 왼편에는 지장보살, 오른편에는 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대웅전에서 바라보는 전경 

 

천불전과 마애불로 가는 계단 

 

대웅전의 풍경소리를 듣는 듯

절이 너무 고요하다. 

 

 

 

천불전

대웅전 왼쪽 뒤편 산 언덕에 커다란 축대를 쌓고 천불전을 건립하였는데 천불전은 용암사에서 가장 최근에 건립된 불전이다.

 

 

 

천불전 내부 

 

마애불로 올라가는 길 

 

마애불로 가는 길에 바라본 전경 

 

용암사 마애불(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7호)

용암사 경내에서 가장 뒷쪽에 위치한 불상이다.

거대한 바위의 한쪽 면을 평평하게 깎은 다음에 불상을 만들었다.

마애불은 높이 2.62m, 어깨높이 2.05m, 머리높이 0.62m의 크기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나라를 잃고 전국을 방황하며 다니던 마의태자가

개골산에 들어가기 전

이곳에 들러 망국을 슬퍼하며 동쪽을 바라다보았다고 하는데

그 모습을 형상화하여 불상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불상은 앙각으로 부처님의 모습만을 도두라지게 표현했고,

발 하부의 연화대좌 및 불상 뒤쪽의 광배는 가는 선에 의한 음각으로 조각했다.

통견의 옷을 입고 있으며,

목에는 삼도가 표현되어 있고,

머리위에 육계가 표현되어 있으나 나발의 모습은 마모되어 확인되지 않는다.

마애불에는 붉은색의 칠이 칠해져 있었던 듯

곳곳에 붉은 색의 칠이 확인된다.

마애불은 고려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집사람

모든 소원 성취하길~~~ 

 

마애불 앞에서 바라다보는 전경

 

비록 하늘은 맑지 않지만 은은한 안개가 피어올라 나름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저 멀리 삼층석탑이 보인다.

 

산신각

산신은 원래 불교에서 모시는 신이 아니었으나, 불교가 전래된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 고유의 토속신이 불교와 결합된 모습으로 표출된 예이다.

산신각 안에는 독성탱화와 산신탱화가 있다.

 

 

산신각으로 올라가는 길

커다란 바위를 세워 놓고 바위마다 글을 세겨 놓았다.

 

 

 

 

어디론가 달려가는 KTX

안개와 작은 저수지

병풍처럼 둘러있는 산세를 뒤로하고 평온하게 보이는 마을들의 모습이 너무나 정겹다.

 

 

 

전각뒤로 마애불이 새겨져 있는 바위가 우뚝 솟아있다. 

 

 

옥천 용암사 동 ·서 삼층석탑(보물 제1338호)

용암사의 대웅전 오른쪽 약간 위쪽에 두 개의 석탑이 위치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찰에서 석탑은 마당의 중앙에 건립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용암사의 석탑이 위치한 곳은 대지 조건이 넉넉하지 않아 주위에 불전을 건립할 수 없는 곳이다.

따라서 이 석탑은 조성당시부터 불전과 관계없이 건립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석탑의 경우는 대부분 비보(裨補)의 개념으로 조성된 경우가 일반적이다.

비보란 풍수적으로 산천의 기운이 약한 곳에 석탑이나 사찰을 건립해서 그 기운을 보완해 주는 역활을 하는 것을 말한다.

고려조의 도선국사는

국가의 안녕을 위해서 풍수적으로 기운이 약한 곳에 사찰을 건립했는데 이 사찰들을 비보사찰이하고 하며 화순의 운주사가 대표적이다.

 

 

두 개의 석탑은 비슷한 조형을 보이고 있다.

탑의 높이는 동탑 4.3m,  서탑은 4.1m이다. 탑의 폭에 비래 높은 탑신을 갖고 있다.

 

 

줄기차게 내리는 비를 피해 찾아온 절집

오고 가는 이의 모든 것이 자유로운 절

오늘도 용암사에서 나를 반기는 이는 항상 그 자리에 계시는 분들이다.

용암사의 운해

용암사의 일출

그 모든 것이 아름답게지만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

처음 만난 용암사

나의 뇌리속에 용암사의 추억을 간직한 채 길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