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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여행] 독수리가 사는 절, 문수보살의 지혜가 담긴 봉화 문수산의 축서사

들꽃(野花) 2012. 9. 20. 13:34

[절집여행] 독수리가 사는 절, 문수보살의 지혜가 담긴 봉화 문수산의 축서사

 

축서사

봉화읍내에서 물야면으로가는 915번 지방도로를 달리다보면 가평교에서 축서사로 가는 안내판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 한참을 달리면 문수산의 해발 800m고지에 있는 축서사를 가게된다.

산중턱 어느 정도를 갔을까

도로 한 가운데 떡하니 버티고 있는 일주문

'문수산축서사'라는 현판을 달고 오가는 이에게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는 길위의 일주문을 만나게 된다.

일주문을 지나 차를 계속 올라간다.

넓은 대형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보이고 조금 더 위로 가니 아래 승용차들이 주차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보인다.

차를 세운다.

 

언젠가는 꼭 다녀가리란 절

 

예전에

아는 지인이 서울 봉원사의 영산재에 높게 걸려있는 괘불탱을 보고 스님에게 물어보니 보물 제1379호 괘불탱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상하다.

서울 봉원사에는 문화재로 지정된 괘불탱이 없는데...

문화재청 홈페이지에서 보물로 지정된 괘불탱을 검색해보니 봉화 축서사의 괘불탱이 스님이 말하는 괘불탱이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축서사를 꼭 찾아가리다 마음을 먹었었다.

이번 2박 3일의 여행을 떠나면서 축서사를 방문계획에 넣었던 이유도 그래서다.

 

축서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이 찾아온 절

처음 느낌은 너무나 현대화된 절이라는 것이다.

석축도, 넓은 공간에 서 있는 탑도, 대웅전, 요사채를 비롯한 전각들이 근래에 새로이 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

나는 보물로 지정된 괘불탱을 보고 역사가 있으리라 생각을 했었다.

나에게 다가오는 축서사

그러나 이것이 나의 큰 잘못이었다.

 

지금부터 축서사에 대해 하나하나 알고자 한다.

 

 

축서사

독수리 축(鷲), 깃들 서(捿), 즉 독수리가 사는 절

독수리는 지혜를 뜻하며 지혜는 바로 큰 지혜를 가진 문수보살을 뜻하므로 산이름도 문수산이요, 절 이름도 축서사라 이름을 붙인 듯하다. 또한 험준한 뒷산세가 풍수지리학상으로 독수리가 날려는 형국이므로 축서사라 명명했다고 보는 이도 있다고 한다.

 

문수산일주문

 

축서사

신라 30대 문무와 13년(서기 673)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창건 연기설화에 의하면,

문수산 아래 지림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이 절의 스님이 어느날 밤 지금의 개단초등학교 앞산을 바라보니 휘황찬란한 빛이 발산되고 있었다.

광채가 나는 곳으로 달려갔더니 한 동자가 아주 잘 조성된 불상 앞에서 절을 하고 있었다. 얼마 후 그 동자는 문수보살이라며 구름을 타고 문수산쪽으로 사라져 버리고 불상만 남았다고 한다.

훗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의상대사가 불상을 모실 곳을 찾아다니다가 현 보광전터에 법당을 짓고 불상을 모시니 축서사의 창건이다.

산 이름도 문수보살이 출현하였다고 해서 문수산이라 한다.

 

의상대사는 3년 뒤에 축서사에서 40리 떨어진 봉황산 중턱에 대찰을 세우니 동국화엄제일도량인 부석사이다. 흔히 축서사를 부석사의 큰집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길을 간다. 

 

 

오가는 사람없는 길을 간다.

걸어가면 좋으련만 시간상이라는 핑계를 대고 차량으로 달려간다.

그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제일 먼저 바라보는 전경이다.

역광이 비치는 문수산 축서사에서 바라보는 전경

저녁노을은 멋질까?

아님 일출이 멋질까?

확 트인 시야에 정말 잘 왔다는 느낌이 든다.

 

 

 

차를 세우며 자세히 보지 않았던 건물을 자세히 살펴본다.

 

파란하늘에 뭉게구름이 떠있고 문수산의 푸르른 소나무 숲은 나의 마음을 시원스레 해준다.

도심지의 공해에 찌든 내 몸을 깨끗이 청소라도 하듯 맑은 공기가 내 마음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는 것 같다.

 

그런데

전각들이 새로이 지은 것 같다.

처음에 말한 것처럼 역사가 깊은 것 같은데 건물을 보니 내가 그려봤던 고즈넉한 사찰이 아니기에 실망감이 앞선다.

 

보탑성전

 

보광전 상량문에 의하면 이 절은 광서 7년(1875)에만 해도 대웅전, 보광전, 약사전, 선승당, 동별당, 서별당, 청련당, 백화당, 범종각 등 여러 동의 건물이 있었다.

 

산내암자도 상대, 도솔암, 천수암 등 세 개나 되었다.

기도하면 영험이 있다 하여 기도처로서 유명한 사찰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조선조 말기 을사보호조약(1905년)과 정미조약(1907년)으로 일본의 속국화되는 것을 분개하여 전국적으로 의병이 무장 봉기하여 항일 투쟁할 때, 이곳에도 일군이 의병을 토벌하기 위한 작전으로 방화하여 대웅전 1동만 남기고 전소시켰다.

 

이때 천년의 고찰이었던 축서사는 하루 아침에 잿더미가 되었고, 오랫동안 전해내려오던 수 많은 유물이 없어지고 말았다.

 

그후 한동안 폐사지로 있다가 일제 말기에 삼성각을 신축하고 요사 2동을 1957년, 1982년에 각각 신축하여 사찰의 면모를 유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

이런 아픔이 있었구나!

새로이 알게 된 슬픈 축서사의 역사에 잠시 딴 생각을 한 내 자신이 미워진다.

 

 

 

축대에는 눈향나무가 심어져 있고, 그 아래 코스모스가 작게나마 하늘거리며 피어있다.

 

 

'날마다 좋은날 되소서'

'마음을 맑게 세상을 향기롭게'

 

보탑성전 전각 아래의 출입문을 통해 들어간다.

 

 

 

축서사의 유래도 읽어본다.

 

 

 

갑자기 세상이 바뀐것 같다.

눈 앞에 나타난 거대한 탑

문화재를 찾아다니며 보아왔던 숱한 탑들과 너무나 다른 탑이 내 눈에 나타나니다...

그래서

방금 지나온 전각이름이 '보탑성전'이구나

 

 

 

보탑과 대웅전, 그너머 살짝이 보이는 보광전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축서사 주변의 소나무들이 최고로 마음에 든다. 

 

 

 

 섬세한 조각품들

이런 탑을 어디서 보았드라

 

그려!

서울 한복판 종로 탑골공원에 있는

'국보 제2호 서울 원각사지 십층 석탑'과 비슷하다.

 

대웅전으로 가는 높은 계단 길

나는 계단이 정말 싫은데...

 

거대한 돌로 만들어진 축대 아래에 핀 코스모스

축대에 비해 너무 처량해 보인다.

그래도 이 세상 너보다 아름다운 것이 있으랴?

꽃이 주는 그 기쁨

 

 

 

대웅전

 

 

 

대웅전안에는 보물 제1379호 축서사괘불탱이 보관되어 있다. 

 

 

 

축서사 주변에는 소나무들이 있어 느낌이 좋다. 

 

 

잠시 목을 축이고 가세요. 

 

 

보광전으로 가는 길 

 

보광전과 석등 

 

축서사석등(경상북도 문화재자료 158호)

 

 

보물 제995호 봉화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목조광배

 

 보광전의 비로자나불은 부석사의 본존불과 같이 동쪽을 바라보고 있어 사람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불상이다. 이 불상은 신라하대 많이 조성되었던 불상들과 비슷하다.

 

  대좌(臺座)는 통일신라 후기에 유행한 8각으로 상·중·하대를 모두 갖추고 있다. 하대에는 각 면에 사자 1구씩을 새겼고, 중대에는 손을 모으고 있는 인물상을, 상대에는 꽃무늬를 새겨 넣었다.

 

  현재 불상 뒤에 나무로 만들어진 광배(光背)가 있는데 여기에는 화려한 꽃무늬와 불꽃무늬가 새겨져 있다. 이것은 후대에 만들어진 것이고, 원래의 돌로 만든 광배는 윗부분만 남아있다.

 

'축원하는 모든 것 이루어지소서'

 

 

보광전 

 

넘어갈 수 없는 땅 

 

 

 

 

 

담장과 코스모스

너의 모습을 바라보니 내마음이 편안해진다.

 

 

 

 

설화에 나오는 지림사는

봉화 북지리 마애여래좌상(국보 제201호)이 있는 곳으로 축서사와 함께 둘러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