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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여행] 돈너미산 높은 곳에서 처음으로 접해본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돈너미마을

들꽃(野花) 2013. 10. 22. 06:00

[평창여행] 돈너미산 높은 곳에서 처음으로 접해본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돈너미마을

 

돈너미마을

강원도의 깊고 깊은 산속 마을을 찾아간다.

돈너미 마을의 '너미'

너미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나의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무엇을 넘을까?

 '해가 산 너머로 지는걸까?'

'아니면 높고 높은 재를 넘는다는 걸까?' 

 

강원도 백두대간의 지질 명소를 찾아 떠나는 길

그  길에 서서 숱한 궁금증을 가져본다.

'카르스트지형'은 무엇이고, '돌리네'는 무엇이고, '우발라'는 무엇인고?

사전을 뒤져보고, 인터넷을 검색해보아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지금 찾아가는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율치리의 돈너미산(돈네미산) 아래 높은 곳에 있다는 돈너미마을, 마을이름도 특이하다.

'돈너미'라는 단어의 뜻은?

이렇게 깊이 들어가면 끝이 없지만 그래도 궁금하니 어찌 해결할 것인가?

궁금하여 해설사님에게 여쭤보니 자기도 모른다고 하더니 오후 저녁시간에 다른 일행에게 문자가 온 내용인즉 다음과 같다.

내가 추측한 두번째 ' 해가 뜨고 진다'는 뜻과 '마을 중심이 아니고 변방주위'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럼 돈너미 마을 이름의 유래도 해결하였으니 돈너미 마을을 찾아가볼까?

평창군청에서 42번국도를 따라 정선을 향해 약9.5km가면 창리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42번 국도와 이별을 하고 415번 도로로 갈아타고 약 0.9km를 가면 길 좌측에 들어가는 작은 길이 보인다. 길가 한전주에 '돈너미길'이라는 이정표가 달랑 붙어있는게 눈에 들어온다.

여기가 돈너미마을로 올라가는 시점이다. 차량도 올라갈 정도로 길이 넓직하니 어려운 것은 없지만 올라가다 좌측의 산아래를 보면 아찔하다는 것을 절로 느끼게 된다.

아찔함을 무릅쓰고 계속 올라가면 좌측에 울타리가 쳐져 있는 과수원을 만나게 된다. 이 과수원은 조심해야 한다. 멧돼지, 고라니 등 산짐승들이 과수원에 피해를 줄까봐 전기장치를 하여 놓았으니 혹시라도 딴맘을 먹지 않길 바란다.

과수원을 지나 가면 작은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부터가 오늘 나의 발걸음을 이끈 계기가 되는 돌리네 등의 카르스트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돈너미마을로 가는 안내는 사진으로 보충 설명을 한다.

 

(돈너미 마을에 있는 웅덩이, 전문지식으로 이야기 하자면 '돌리네'라는 곳)

'카르스트지형', '돌리네', '카렌'이니 하는 이런 전문 용어는 서서히 이야기하자. 처음부터 빡세게 나가면 머리에 쥐가 날 것같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돈너미마을'을 알리는 '돈너미 길' 길 안내 이정표다.

평창군에서 아직 이곳 '돈너미마을'이 지형, 지질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아직 인식하지 못해서인지 저 이정표 하나가' 돈너미마을'을 알리는 유일한 것이다. 그것도 별도의 지주를 박고 세운 것이 아니라 한전주에 빌붙여서 설치해 놓았으니 제대로 된 안내 이정표를 만들었으면 한다.

 

 

 

앞의 자갈길로 들어서면 율치천이 나오고 다리를 건너면서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이' 돈너미마을'까지 이어진다.

산 자락에 은사시나무인지, 자작나무인지 알 수 없는 하얀 색을 띤 나무가 보일 것이다. 그 나무들이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가에 심겨 있다.

나무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산 위로 올라가면서 지그재그로 도로가 만들어져 있어 얼마나 아찔한 도로인 지를 알 수 있다.

 

 

 

아까 이야기했던 그  과수원이다.

근처에만 가면 감지센서가 작동되어 '삐익'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사람들이 반가워서 짖는 것인지, 아님 나쁜 사람들이라고 착각을 하여 짖는 것인지 개들이 신나게 짖고 있다.

아마도 산짐승들의 피해를 줄이려고 전기센서를 설치해 놓은 것 같다.

여기서 가까운 제천 시골집에도 아버지가 산 속에 있는 밭에 짐승들 땜에 철조망을 쳐 놓았다.

 

 

 

 

과수원을 지나 첫번째 삼거리에서 바라보는 '돈너미마을' 전경이다.

커다란 웅덩이에 물이 고여있는 것이 특이하다.

평창에서 여기까지 오면서 해설사님의 설명에 의하면 카르스트지형은 석회암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물이 전부 지하로 스며들어 물 웅덩이가 없다고 하였는데 돈너미마을의 첫 인사가 커다란 물 웅덩이다.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올라가니 수확이 끝난 자리에 검은 비닐의 흔적만이 남아있다.

해설사님이 저렇게 깊게 파인 것이 카르스트 지형의 대표적인 형태인 '돌리네'라는 것이라고 설명을 해 주신다.

 

여기서 잠깐, '카르스트지형'이니 '돌리네'니, '우발라'니, '씽크홀'이니 하는 것에 대해 알아보고 가야겠다.

 

카르스트[karst]는 덩어리 모양의 용해되기 쉬운 석회암이 지하수에 의한 굴착화작용(또는 공동화작용)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카르스트라는 원래 유고슬라비아의 달마치야 연안을 따라 나타나는 석회암 지대인 카르스트 지역에만 적용되는 용어였지만, 현재는 이와 비슷한 특성이 나타나는 모든 지역을 카르스트지형이라 부른다. 암석지대 · 동굴 · 돌리네 ·폴리예 · 지하하천 등이 나타나며, 지표에는 하천과 호수가 발달하지 않는 특성을 지닌 지형이다.

 

 

돌리네[doline] 지하의 석회암 기반암이 지하수에 의해 용해되어 형성된 지형으로 카르스트 지형에서 매우 흔하며 가장 기본적인 구조이다. 돌리네의 넓이와 깊이는 매우 다양하며, 대규모인 것도 있다. 돌리네는 성인(成因)에 따라 2종류로 나누어지는데, 하나는 동굴천장의 붕괴(崩壞)에 의해 형성된 것이며, 다른 하나는 토양(土壤) 표토 아래서 암석의 점진적인 용해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우발라[uvala]는 석회암 지역에 생기는 지형의 하나. 두 개 이상의 돌리네가 침식 작용으로 합쳐져 만들어진 움푹 파인 웅덩이이다.

 

 

리예[polje] 돌리네가 서로 연결되면 훨씬 큰 함몰지가 형성되는데, 폴리예는 흔히 바닥이 편평하며 석회암의 불용성 잔유물로 된 토양으로 덮여 있다. 폴리예는 카르스트 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경작이 가능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씽크홀[sinkhole]은 돌리네, 우발라, 폴리예 등의 지형이 배수구처럼 커다란 구멍이 지하로 뚫려져 있는것을 말한다.

 

 

 

 

 

밭가(즉, '돌리네'의 가장자리)에 돌들이 경계를 이루는 것을 보고 있는데 이런 것을 '카렌'이라 부른다.

 

카렌[karren]은 석회암 지대에 발달된 용식지형의 일종으로 석회암이 지표에 노출되어 있는 경사지에서는 빗물이 흘러내리면서 조직이 약한 부분을 따라 깊이 수 ㎝ 내지 수 m의 작은 용식구(溶蝕溝)를 무수히 파놓는데, 이들 용식구 사이에 뾰족한 암주나 능(稜) 모양으로 남아 있는 돌출부를 말한다. 라피에(lapies)라고도 한다.

 

 

'돈너미마을'은 산 중턱에 자리잡은 마을로 석회암지대의 대표적인 '카르스트지형'으로 우리나라  5대 대표적인 구덩이마을로 알려져있다.

우리나라 5대 구덩이마을은 이곳 '돈너미마을'과 평창군 미탄면 기화리의 '고마루', 정선군 남면 무릉리의 '발구덕', 삼척시 노곡면 '여삼리', 단양군 어상천면 '무두리'의 지역을 말하며 정선, 단양, 영월, 평창 등이 대표적인 석회암 지역이다.

 

 

석회암은 용해도와 불용성 성분의 함량비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일부 카르스트 지역의 지표면에서도 경작이 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석회암지대는 이렇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밭농사를 지으며 밭에 있는 돌들을 하나하나씩 밭가로 옮기며 농사를 지어야 하니 고단한 우리네 삶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예전에는 소로 밭을 갈며 농사를 지을 때는 굳이 돌을 주워낼 필요는 없었지만(큰 돌은 물론 치워야겠죠.) 지금처럼 기계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 뒤로는 잔돌들이 기계의 고장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돌을 주워다 밭가로 쌓아놓은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푸릇푸릇하니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배추를 비롯한 각종 야채들이 밭에서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돈너미마을'의 고도가 높긴 높은 모양이다. 주변의 산들이 그리 높게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마을이 꽤 높은 곳에 위치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무슨 사연이 있어 이리도 깊고 높은 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갈까?

예전에는 '화전민'이라 하여 산간을 개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얼마나 살기 힘들었으면 강원도 깊은 산중에서 살았을까?

연민의 정을 느낀다.

 

 

 

'돈너미마을'은 상당히 넓은 지역인 것 같다. 트랙터가 밭을 갈아엎은 흔적을 볼 수 있어 카르스트 지형이라기보다 분지같은 느낌을 받는다.

 

 

 

길가에 자라고 있는 개복숭아

 

 

 

이제는 저야 할 달맞이꽃이 마지막 꽃잎을 피우는 듯하다.

 

 

 

수확을 마치고 돌아간 뒤에 쓸모가 없어져 버린 단호박이 애처로이 빈 밭을 지키고 있다.

 

 

 

같이 간 일행에게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콩이란다.

콩이 아니고 팥이라고 억지로 우겨본다. 나의 주특기가 반대로 우기는 거다.

한참을 우기다 그럼 콩깍지를 까보자고 하며 까니 콩이 맞다.

같이간 일행이 자기가 맞다고 의기양양하다.

ㅎㅎㅎ~

사실 억지로 팥이라 우긴 것을 시인하고 직접 콩을 까보니 청서리태였다.

일반콩보다 청서리태는 속이 파랗고  값이 좀 비싸며 맛도 좋다.

 

 

 

 

 

 

빨갛게 익어가는 꽈리가 길가에서 얌전히 익어가고 있다.

도심지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이곳 마을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잘 익은 꽈리를 먹으면 달큰한 것이 먹을만하다.

 

 

 

지난 여름과 초가을까지 수확을 했던 고추를 이제는 남은 마지막 고추마저 수확하기 위해 고춧대 하단부를 잘라서 고추를 말리고 있다.

고추는 약이 오르면 저렇게 고춧대를 잘라놓아도 빨갛게 익어서 농민들이 수확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저렇게 많은 고춧대를 언제 다 잘랐을까?

 

 

'돈너미마을'에서' 카르스트지형'의 대표적인 구조인 '돌리네'를 구경하고 하산한다.

하산한다고 하니 무척 높은 산에 올랐다가 내려가는 것 같아 우수갯소리 같지만 이곳 지형이 꽤나 높다보니 그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다.

'돈너미마을'로 갈때는 승합차를 이용하여 올라갔는데 내려올 때는 걸어서 가기로 하고 일행들과 함께 산길을 걸어 내려간다.

 

 

 

길가에 피어있는 노란 산국을 보니 어느덧 가을이 깊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공기가 오염되지 않아서인지 산국이 선명하게 노란색을 자랑하고 있다.

국화 향기 은은하게 퍼지닌 길 걷는 나그네의 코도 호강한다.

 

 

 

천천히 걷다보니 앞서가는 이들의 뒷모습을 찍게된다.

 

 

급히 갈 것이 뭐 있겠나.

그저 발걸음이 내키는 대로 걸으면 안 되나?.

한적하게 걸으며 바람소리, 새소리 들으며 자연을 만끽하면 좋을텐데.......

뭐가 그리도 빠른 지.

슬로우시티가 요즘 대세인데.....

~~~

 

 

 

'돈너미마을'

415번 도로에서 이곳까지 상당한 높이와 거리가 있어 비록 올라갈 때는 힘들겠지만 이렇게 한적하니 구경을 하며 걸으면 이것이 진정한 힐링이 아닌가?

굳이 돈버려가면서 할 필요가 있나.

돈너미마을에서 맑은 공기와 산하를 내려다보는 맛도 즐기고,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작물들도 구경하고, 오르내리면서 적당한 운동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

굳이 시끌벅적한 사람들 속에서 갇혀 사느니 주말에 잠시 짬을 내서 이런 곳에서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

 

 

아직도 자연공부가 남았나보다.

얘는 무엇일꼬?

같이 가는 일행에게 물어보니 모른다 한다.

"에, 이게 장희빈이 먹은 건데요. 모르나요?"

진짜 모른다고 한다.

얘는 천남성으로 독초라고 설명을 하고 장희빈이 콜라처럼 마셔버린, 아니 억지로 먹게 만든 사약을 제조할 때 넣는 독약이라고 설명을 해준다.

열매 색깔이 좋다고 너무 좋아하지 말라는 말을 강조해 준다.

 

 

저 멀리 길이 보인다.

 

 

저 길 끝은 어디로 연결 되었을까?

지도를 검색해 보니 영월의 연당 쪽으로 연결된다.

 

 

길가에 널브러져 피어있는 달맞이꽃

너는 어이해 이 대낮에 피었는고?

 

 

노란 산국이 피어 있고,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자작나무를 벗삼아 길을 걸어간다.

 

 

 

얘는 또 무얼까?

'에, 그게 그러니까. 고려엉겅퀴라고 아시려나?'

'고려엉겅퀴'라고 하면 사람들이 생소하다고 하지만 이곳 강원도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물이다.

바로 곤드레라는 나물이 바로 '고려엉겅퀴'인 것이다.

곤드레나물, 곤드레밥 등 다양한 음식으로 우리들의 웰빙식단에 오르는 것이다.

예전에는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는 구황작물이라 하여 쌀밥, 보리밥이 없을 때 옥수수밥과 같이 먹던 '곤드레'였던 것이다.

어려운 시절 먹던 나물이 이제는 향수를 자극하는 나물로 뭍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걸으면 걸을수록 길이 가까워지지만 '돈너미마을'과는 멀어지고 있다.

ㅎㅎ

길은 그런 것 아닐까?

 

'돈너미마을'에서의 '카르스트 지형'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시간이 되어서 좋다.

아마도 '돈너미마을' 이후로는 이런 지형을 보면 나도 모르게 단어들이 튀어나올'것 같다.

카르스트, 돌리네, 우발라, 라피에, 폴리네, 카렌, 석회암, 용식작용 등등

 

 

열매가 익어가는 가운데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달맞이꽃

부디 내년에도 예쁜 꽃으로 다시 우리들 앞에 나타나길 바란다.

 

 

 

햇빝을 받아 빛나는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말라 버린 율지천

아니 석회암지대의 대표적인 현상인 건천이다.

마지막까지 공부시간이네.

건천이란 물이 하도를 따라 흘러가면서 점차 스며들어 하류로 갈수록 유량이 없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돈너미마을'에서의 카르스트라는 지형의 지질공부, 비록 처음 접하는 것이었지만 사실 나의 고향이 충북 제천이라 그곳에서도 숱하게 보고 들은 내용이다.

물론 정확한 전문지식의 용어들은 처음 접해보지만 내가 살아온 동안 나의 생활과 함께 한 지형이다.

 

 

여기는 어딜까?

바로 나의 고향인 제천시 송학면 장곡리 뒷산의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시는 밭이다.

돈너미마을에 대해 알아보면서

저 밭이 '돌리네'현상의 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철조망이 보일 것이다. 처음에 이야기 했던 짐승들 땜에 설치해 놓은 철조망이다.

 

 

 

 

좀 전의 사진이 이렇게 바뀌었네요.

다름 아니라 추석 전날 이 밭에 심겨진 율무를 몽땅 베어낸 밭의 모양이다.

 

 

돈너미 마을 찾아가는 길

주소 :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율치리 48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