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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여행] 인제의 모진 바람 맞고 얼다 녹다 맛이 익어가는 황태들의 천국, 황태덕장

들꽃(野花) 2014. 1. 26. 23:12

[인제여행] 인제의 모진 바람 맞고 얼다 녹다 맛이 익어가는 황태들의 천국, 황태덕장

 

 

황태덕장

제16회 인제빙어축제 개막식과 점등식을 보고 인제에서 하룻밤을 유한다. 인제의 밤바람이 어떨까 궁금하지만 춥겠다는 선입견 때문에 밖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숙소에서 꿈적도 하지 않는다. 출발 준비를 하고 차에 가보니 간밤의 추위에 차의 유리에 새햐얀 서리가 내려앉아 있다.

아침은 설악산 백담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백담순두부'에서 순두부와 인제의 맛인 '황태구이'를 먹고 인제의 모진 바람에 얼다 녹다를 반복하며 맛이 익어가는 황태들의 세상인 황태덕장을 찾아간다.

 

인제 용대리 황태덕장

용대리 황태덕장은 한국 최대의 황태덕장으로 전국에서 생산되는 황태의 70%를 차지한다.

며칠 전 TV에서 황태덕장을 만드는 과정을 보았는데 덕장을 만들고 명태를 거는 것이 힘들어 인부들이 며칠 못견디고 떠난다는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오늘 이렇게 직접 황태덕장을 찾아 생생하게 현장을 둘러본다.

덕장만드는 일이 기둥을 박는 일만 포크레인을 이용할뿐 모든 일을 수작업으로 해야하는 일 중에서 상일이라고 한다. 외지에서 일하러 오신 분들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일을 하다가 슬그머니 사라질 정도로 고되다고 한다. 무거운 나무들을 박고, 옮기고 황태를 걸고 하는 모든 일들이 보통 힘드는 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분들의 고생 덕분에 우리 같은 소비자들은 편안히 식탁에 앉아서 황태맛을 즐기고 음미할 수 있다.

 

 

 

인제 용대리 황태덕장 전경

 

 

 

인제읍에서 46번 국도를 타고 진부령과 미시령으로 가다 보면 백담사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입구를 지나면 하천이 나오는데 다리를 지나 순두부로 유명한 백담순두부식당을 끼고 좌측으로 조금 달리다 보면 황태마을을 알리는 조형물을 만나게 된다.

마을 오른쪽 산을 보면 파란 하늘에 빙글빙글 돌고 있는 풍력발전소의 풍차를 보게된다.

 

 

용대리 마을 뒷산에 있는 풍력발전소

 

 

황태는 원래 함경도 원산의 특산물이었다고 한다. 원산 앞바다에서 명태가 많이 잡혔으며 강원도 바다에서도 많이 잡혔는데 지금은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 명태를 잡을 수가 없다고 한다. 지금은 모두 러시아산을 쓴다고 한다.

 

 

인제 용대리 황태

황태란 '살이 노란 명태'이다. 일명 노랑태라고도 한다. 우리들 입에 오르내리는 황태를 말릴 수 있는 기후 조건은 의외로 까다롭다고 한다.

오늘 같이 이렇게 추운 즉 기본적으로 영하 15도 이하의 날씨가 두 달 이상 되어야 한다고 한다.

 

 

<명태를 덕에 거는 모습>

 

황태는 하늘이 말린다고 했던가.

황태덕장의 덕에 명태를 거는 시기는 12월 중순이라고 한다. 그 즈음에 무조건 거는 것은 아니다.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야 하므고 기온이 맞지 않으면 뒤로 미룬다고 한다. 덕에 걸린 명태는 녹았다 얼었다하며 물기를 증발시키며 두 달 이상이 지나면 속이 노란 명태, 즉 황태가 세상에 나온다.

삼한사온이 사라진 우리나라 겨울 날씨 때문에 용대리 사람들은 황태는 하늘이 말린다고 한다. 그래서 황태 말리는 일이 하늘과 사람이 7대 3제의 동업이라고 한다.

 

<황태를 싸리로 꿰는 관태작업>

 

황태는 3월쯤 태백산맥 넘어에서 봄바람이 불어오면 황태를 거둔다.

이때까지만 해도 속살이 완전히 노랗지는 않다. 덕에서 걷은 황태는 머리 부분에 구멍을 뚫고 싸리로 꿰는 관태작업을 하여 저장실로 들어간다.

이렇게 저장실에서 다시 3~4개월을 거치면 속살이 숙성되어 제 색깔을 내며 구수한 맛도 더하게 된다.

 

 

 

저장실로 들어가기 위한 관태작업을 끝낸 얼태들

저장실에서 3~4개월이 지나며 숙성이 되면 우리네 식탁에 오르는 색깔이 노란 황태가 된다.

 

 

 얼태들의 노랫소리 들리는 듯 저마다 입을 쩍 벌리고 있다.

 

 

명태 머리들로 덕장을 가득 메운 세상, 내 몸뚱아리는 어디에 있나요.

 

 

 

지금 보고 있는 덕장은 최용진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용대황태유통의 덕장이다. 이곳은 덕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망루가 있어 황태덕장의 세상을 만날 수 있다.

 

 

황태덕장 전경

 

 

황태의 원료인 명태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 우리나라 바다에서는 명태가 사라진지가 옛날이라고 한다. 지금의 명태는 모두 러시아산이라고 한다.

러시아에서 수입된 명태는 동해안에서 배를 따고 내장을 제거하여 냉동실에 보관을 하였다가 12월 중순경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면 용대리 덕장으로 가져와 덕에 건다.

 

 

 

덕에 걸린 황태는 기나긴 추운 겨울을 이겨내며 얼었다 녹았다 하며 인고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덕에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명태

 

 

 

배를 열어볼 수 없지만 느낌만으로도 충분히 속이 노랗게 익어갈 것 같다.

 

황태는 물에 불렸다가 황태살을 찢어 썰어 놓은 무와 함께 들기름으로 볶다가 쌀뜨물을 붓고 국을 끓이면 구수한 황태국이 속을 확 풀어준다. 물론 황태구이 또한 일품이지만......

 

 

 

 

 

 

하늘이 말린다는 황태

인제의 매서운 추위에 속이 노란 황태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쉼없이 얼었다 녹았다 하고 있다.

인제군에서는 매년 5월경에 황태축제를 열어 황태를 널리 알리는 행사를 하고 있다.

 

 

 

 

찾아가는 곳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