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여행] 내설악 예술인촌 공공미술관 초대전-나정태님의 막돌 STORY

[인제여행] 내설악 예술인촌 공공미술관 초대전-나정태님의 막돌 STORY

 

나정태 - 막돌 STORY

따뜻한 기운이 한창 몰려오는 봄날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내설악 예술인촌 공공 미술관'의 현관을 들어서는 순간, 출입문 옆에 붙어있는

'NA JUNG-TAI 나정태'의 막돌 STORY의 초대전 안내문이 눈에 띈다.

'나정태 막돌STORY'

2014년 2월 28일(금) ~ 3월 30(일)까지 한달 간 열리는 <2014 내설악 예술인촌 공공미술관 초대전>의 부제의 내용이다.

 

출입문을 들어서는데 미술관 내에 울려퍼지는 노래가 내 귀에 정답게 다가온다.

나훈아의 '홍시가 열리면'이란 노래가 구성지게 들려온다.

왠 미술관에 대중음악이 들릴까?

들어서면서 방문록에 이름 석자 '박재봉'을 적고 옆에 있는 카다로그의 작가노트를 읽어보니 왜 나훈아의 '홍시가 열리면'이란 노래를 틀어놨는지 이해가 간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내설악 예술인촌 공공미술관

'돌의 이야기전' 

 

 

나정태님의 작가노트를 읽어본다.

 

왜? 돌의 이야기일까?

나는 내 모습을 저 벌판에 흔한 막돌이라 생각했다.

그저 사람들이 가는 길에 모가나 툭 발에 채면 밟아 차버리는 쓸모없는 그런 돌, 막돌이라 생각했다.

어지간히 차였다. 그리고 밟혔다.

1993년 故임광준 원장님의 편지 한 통이 내 생애의 20년을 인제에서 보내게 했다.

~

소양간 얼음판에 뒹구는 알몸의 막돌은 울 힘도 없이 날개가 꺾였다.

~

그저 앞이 안 보이는 캄캄한 나날에 희미한 내 모습 같은 돌들을 기도하며 그려 보았다.

 

 

 

1층 전시실의 내부모습

 

막돌의 기도, 2012

 

이중섭의 기억, 2012

  

꼬부랑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길, 2014

 

2층 전시실의 모습

  

홍시가 열리면. 2014

 

2014년 1월 16일 저녁 양구로 가는 길에 인제 신남에서 쉬고 언덕을 넘어 양구남면으로 가는 차 속에 운전기사분이 구불구불한 길이 지루하니 음악을 틀었다. 서너명 탄 막차에 옆 명랑한 중년 여인이 노래를 부른다.

홍시가 열리면!?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유명 대중가수 나훈아씨의 노래이다.

홍시가 열리면!? 홍시가 열리면!? 여인이 따라 부르는 노랫소리에, 내 가슴이 울컥거리며 눈물이 쏟아진다.

 

미국서 엄마를 모셔온 지 3년이 지나도 여행 한번 못 보내드리고, 앞니 빠진 우리 마누라 이빨도 못 해주는 한심한 막돌이라 서글픔만 몰려온다.

사시나무 떨듯 떨며 찬 막걸리에 라면 하나 끓여 먹는데,

홍시가 열리면!? 홍시가 열리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라면 봉투로 홍시를 만들기로 했다. 라면 끓여 먹을 때마다 하나씩 만들어졌다.

 

그래서 미술관에 '홍시가 열리면 이란 노랫소리가 들렸구나!' 생각이 든다.

나도 홍시가 열리면 엄니가 생각이 날까?

지금도 시골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농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부모님 생각이 난다.

 

 

정림리 죽은 나무에 생기가, 2013

 

 

100명의 세계 화가들, 자연돌

 

작가가 20년 동안 만난 화가들 모습의 자연 돌들을 전시실 한 칸에 '100명의 세계 화가들, 자연돌'이란 제목의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다.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돌들을 보며 아롱이다롱이 우리네 삶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무엇으로 보이시나요?

가만히 들여다 보며 돌과 대화를 나눠보세요.

 

 

 

 

막돌이라.

내가 사는 시골에도 이런 막돌이 넘쳐난다.

그냥 지나쳐버린, 관심조차 두지 않던 숱한 돌덩이 속에서 작가는' 내가 만난 100명의 세계화가들'이란 작품을 만들어 우리에게 보내주었다.

돌 하나하나에 숨겨져 있는 숱한 화가들의 모습에서 오늘도 작품을 만들고 있을 작가들의 열정을 보는듯 하다.

 

내설악 예술인촌의 봄날 모습에 버스안에서 중년의 노인이 부르는 '홍시가 열리면'의 노랫소리가 귓전에 맴도는 듯하다.

 

 

내설악 예술인촌 공공미술관

주소 : 강원도 인제군 북면 예술인촌길 66-12

전화번호 : 033-463-4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