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여행] 영양 주실마을의 호은종택이라 불리는 조지훈 생가
[문화재답사/영양] 조지훈생가 - 경상북도 기념물 제78호
소재지 :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실길 27, 외 (주곡리)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梧桐)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조지훈 시인의 [승무] 한 구절입니다.
TV에서 언젠가 본 듯한 하이얀 고깔을 쓰고 춤을 추는 스님의 모습이 나그네의 뇌리속에서 아른거리는 날, 나그네의 발길은 조지훈 시인의 고향인 경북 영양군 '주실마을'을 찾아갑니다.
조지훈 시인의 고향 '주실마을' 입구에는 2008년 아름다운 숲으로 대상을 받은 '주실숲'과 '지훈시비'가 있고 마을을 봤을 때 오른쪽에 월록서당(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72호)가 있으며 마을 한복판에 지훈문학관이 있습니다. 또한 조지훈의 생가인 호은종택과 옥천종택, 만곡정사 등의 오래된 고택들이 있습니다.
조지훈 생가인 호은종택
주실마을은
영양군 일원면 주곡리에 있는 마을로 본래 영양현에 딸린 주곡부곡이 있음으로 해 주실 또는 주곡이라고 했으며 지난 1914년 행정구역을 고칠 때에 감복동과 법곡동을 합해 주곡리라하고 일월면에 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1630년 이전에는 주씨(朱氏)가 살았으나 1630년 조선 중기 조광조의 친족 후손인 한양인 조전 선생이 사화를 피해 이 마을에 처음으로 들어와 정착한 뒤 매한이라 했고 1700년 무렵 매계 혹은 매곡으로 부르다가 1914년 행정구역을 고칠 때 주곡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호은종택은 시인이며 국문학자인 조지훈(1920∼1968) 선생이 태어난 곳입니다. 조지훈의 본 집은 다른곳이었으나 대를 이은 집안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조부의 권유에 따라 종택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조지훈은 경상북도 영양 출신으로 본명은 동탁(東卓)으로, 선생은 박목월·박두진과 공동으로 간행한 청록집의 시편들에서 주로 민족사의 맥락과 고전미 세계에 대한 찬양과 선(禪)세계를 노래하였는데, 유교 도덕주의의 격조 높은 자연 인식을 보인다는 점에서 시문학사적 의의가 있다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가옥은 몸체와 관리사로 나뉘어 있으며 몸체는 앞면 7칸·옆면 7칸 규모에 ㅁ자형 평면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의 팔작지붕으로 꾸몄고, 전형적인 영남 북부지방 양반가의 풍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대문과 중문에는 태극기를 조각하여 채색한 것을 끼워두었고 집 주위는 고풍스러운 담을 둘렀으며, 종택은 이 지방 주택의 전형적인 양식으로 조선 중기 인조(재위 1623∼1649) 때에 조정형이 지었으며 한국전쟁 당시 일부 불탄 것을 1963년 복구하였다고 합니다.
건물 오른쪽에 있는 방에서 조지훈 시인이 태어났다고 합니다.
이곳은 조지훈 선생 외에 한말의 의병장이었던 조승기 선생과 선생의 조부인 조인석 선생 등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한 분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찾아가는 곳
조지훈 생가(호은종택)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실길 27, 외 (주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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