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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여행] 시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하늘내린 인제에 대한민국 최초로 개관한 한국시집박물관

들꽃(野花) 2014. 10. 11. 20:11

[인제여행] 시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하늘내린 인제에 대한민국 최초로 개관한 한국시집박물관

 

하늘내린 인제

2014년 10월 3일 하늘내린 인제의 용대리 마을에 대한민국 최초로 시집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인제는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의 시를 남긴 박인환 시인과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님의 침묵'의 만해 한용운님이 계시던 백담사, 박인환문학관. 한국시집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여초김응현서예관, 만해마을, 내설악예술인촌 공공미술관 등이 있는 문화예술의 고장이다.

그리고 근현대의 시집을 체계적으로 전시, 교육하는 한국시집박물관이 지난 10월 3일 개관을 하였다.

 

인제의 합강문화제를 둘러보기 위해 인제에 왔다가 어제 한국시집박물관이 개관하였다기에 찾아왔다.

어제 개관을 하여서인지 건물과 주변은 깨끗이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고 주차장 위의 잔디밭에는 세상을 떠나기 일주일 전에 지었다는 인제 출신인 박인환 시인의 '세월이 가면'의 시와 만해 한용운님의 '알 수 없어요'가 세워져 있어 읽어보고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

 

한국시집박물관은 우리나라 근현대 시인들이 우리의 정서를 잘 표현한 시집을 체계적으로 수집, 보존, 전시하는 근현대시집 전문 박물관이라고 한다.

 

 

 

 

한국시집박물관 전경

 

 

 

한국시집박물관은 총 사업비 55억원이 투입되어 9천778㎡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의 규모로 건립되었다.

박물관에는 국내외 300 여명의 시인들과 소장가들이 기증한 시집 10,000여권을 소장하고 있다고 하니 이 많은 시집들을 어떻게 기증을 받았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기증시집에는 정지용 시집과 김립 시집 등 50년대 이전에 간행된 희귀 시집 100 여권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 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눗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이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아련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이 온전히 전해지는 시이다.

 

 

 

 

시집박물관의

지상 1층은 관람객들이 시집을 대여하여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으며, 각종 체험학습이 가능한 교육, 체험공간, 안내실 등이 있고, 2층은 근현대 시기 한국시집 등을 연대기로 전시한 상설전시실과 시를 짓고 낭송하는 체험실, 전시가 가능한 기획전시실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내데스크 좌측에 있는 작은 도서관

 

 

 

 

 

 

시집 속으로

Poem

시란 무엇일까?

 

시인의 곱고 아름다운 정서를 느껴보세요.

 

 

 

 

한용운의 '님의 침묵', 김소월의 '진달래꽃'

학창시절에 누구나 이 두분의 시 한 수 정도는 외우고 다녔고 지금도 머리 속에 그대로 남아있겠지요.

좋은 시는 뭇사람들의 마음을 잔잔히 흔들고 감동과 여운을 주지요.

요즘처럼 각박한 시대에 시를 사랑해 보심은 어떨런지요.

시인의 고운 마음이 전해집니다.

 

 

 

'영랑시집' 김영랑, 정지용시집

 

 

 

조지훈의 '조지훈시선', 박두진의 '해', 박목월의 '난·기타',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진달래꽃'

                          -김소월-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 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별도 울 때가'

                                      -조병화-

 

한참 , 별들을 멀리 바라보고 있노라니

눈물을 흘리고 있는 별이 있었습니다.

 

별도 우는가,

 

하는 생각이 들자

너무 멀리 오래 홀로 떨어져 있어서,

서로 만날 가망 없는 먼 하늘에 있어서,

아니면,

 

별의 눈물을 보는 것은

스스로의 눈물을 보는 것이려니

 

밤이 깊을수록,

적막이 깊을수록,

 

눈물을 보이는 별이 있었습니다.

 

 

1900년대, 한국 근대시의 등장, 창가와 신체시의 등장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 '경부철도가', '대한제국 애국가'

 

학창 시절에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외우고 부르며 열심히 시험 공부를 하던 때가 생각나 미소지어진다.

 

 

 

1910년대, 한국 근대시의 정착,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문학적 대응

최남선의 '꽃두고', '경부철도가', 이중원의 '동심가', 이광수의 '무정', '허생전'

 

이광수의 '무정'도 국어시간에 자주 등장했던 기억이 나네요.

 

 

1920년대, 한국의 독자적 자유시, 현대시 양식과 기법의 확립

황석우의 '석양은 꺼지다', 김명순의 '의심의 소녀', 변영로의 '꿈 많은 나에게', 주요한의 '불놀이', 노자영의 '내 혼이 불탈 때', 박종화의 '오뇌의 청춘', 김동환의 '국경의 밤', '북청 물장수', 박팔양의 '저자에 가는 날'

 

김동환의 '국경의 밤'은 서사시로 유명하지요.

 

 

 

1930년대, 모더니즘시의 성립, 암흑기를 극복하고 꽃피운 모더니티

이육사의 '광야', '청포도', 신석정의 '임께서 부르시면', 김기림의 '기상도', 유치환의 '깃발', '수', 임화의 '현해탄', 임학수의 '우울', '여름의 일순', 백석의 '사슴', 김광균의 '가신 누님', '자오선', 오장환의 '성벽, '나 사는 곳'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출전: 고등학생을 위한 김원호 선생님의 '현대시' 분석노트, 디딤돌

 

 

 

 

1940년대, 해방공간의 민족시, 해방과 함께 등장한 정치시, 서정시의 형태를 파괴

모윤숙의 '피로 색인 당신의 얼굴들', '조선의 딸', 설정식의 '종', '포도', 이용악의 '분수령', 서정주의 '국화옆에서', '귀촉도', 박두진의 '오도', '묘지송', 박목월의 '경상도의 가랑잎', '나그네', 윤동주의 '서시', '별 헤는 밤', 조지훈의 '고풍의상', '승무', 김상옥의 '낙엽', '봉선화'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 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벌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異國)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가 된 계집애 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北間島)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출전: 고등학생을 위한 김원호 선생님의 '현대시' 분석노트, 디딤돌

 

 

 

1950년대, 전후 시의 정신적 변화, 전쟁 후 서정성과 실험적 경향이 강한 시 발달

김현승의 '견고한 고독', 박남수의 '초롱불', '사슴의 관', 김종삼의 '원정', '돌각담', 조병화의 '하루만의 위안', '사랑이 가기 전에', 김춘수의 '늪;, '꽃의 소묘'. 홍윤숙의 '낙엽의 노래', 김남조의 '성수', '목숨', 문덕수의 '성묘', '영원한 꽃밭', 천상병의 '강물', '귀천', 박재삼의 '강물에서', '추억에서'

 

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라고 말하리라…….

출전: 고등학생을 위한 김원호 선생님의 '현대시' 분석노트, 디딤돌

 

 

 

1960년대, 순수시와 참여시, 4·19 혁명과 함께 등장한 현실 참여시

김수영의 '풀',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 고은의 '문의 마을에 가서', '새벽길', 이형기의 '코스모스', '비오는 날', 김후란의 '어떤 파도', 신경림의 '농무', '새재', 허영자의 '가슴엔듯 눈엔듯', '친전', 황동규의 '어떤 개인 날', '비가', 정현종의 '여름과 겨울의 노래', 오규원의 '이 땅에 씌어지는 서정시'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우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출전: 고등학생을 위한 김원호 선생님의 '현대시' 분석노트, 디딤돌

 

 

 

 

1970년대, 삶의 현실과 시적 변용, 산업화 시대의 현대시

김지하의 '오적', '타는 목마름으로', 유안진의 '달', '별', 김광규의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 '좀팽이처럼', 오세영의 '반란하는 빛',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이승훈의 '당신의 초상', 이건청의 '목선들의 뱃머리가', '손금', 신달자의 '봉헌문자', '환상의 밤', 김초혜의 '이별', '편지', 강은규의 '허무집', '빈자일기', 나태주의 '누님의 가을', '빈손의 노래', 정희성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 '변신', 문정희의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 김용택의 '섬진강', 이시영의 '수', '채탄', 정호승의 '슬픔이 기쁨에게'

 

 

 

 

 

 

 

 

시인, 시와 삶의 코너로 현재 시인 김수영, 시인 이상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시를 낭송할 수 있는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휴가 나온 아들과 함께 온 어머니가 시 한 수를 낭송하고 있었다.

 

 

 

내가 만드는 詩作

또 다른 시작

 

 

 

하늘내린 인제에

자작나무 숲길에서

멀리 있는 님을

 

좀 더 쓰고 싶었는데 30글자의 제한이 있어서 여기에서 멈쳤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 윤동주 '서시'중에서

 

 

 

어린 꼬마의 눈에 비친 한국시집박물관은 어떤 것일까?

아빠와 함께 들어와 무엇을 하고 있나 살펴보니 역시 애는 애였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 박인환 '목마와 숙녀' 중에서-

 

 

 

 

찾아가는 곳

강원도 인제군 북면 만해로 136 한국시집박물관

전화번호 : 033-463-4082

주변볼거리 : 만해마을, 여초김응현서예관, 백담사, 내설악예술인촌 공공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