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밤이 익어가는 계절에 경기도 평택에 있는 심복사를 찾았다.
심복사의 정확한 창건연대는 알 수 없으나 대적광전에 봉안된 비로자나불상(보물 제565호)이 9~10세기 양식을 보이므로 이미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불상은 파주의 어부들이 바다에서 건져 봉안하였다는 전설이 전한다. 16세기에 해당하는 명문기와가 있고, 18·19세기의 다른 기록도 있으므로 조선시대에 들어서도 법등을 이어왔음을 알 수 있는 사찰이다.
일주문
대적광전
저 절을 하는 아낙네들의 바램은 무엇일까.
보물 제565호 심복사석조비로자나불좌상
심복사에는 다음과 같은 창건설화가 전해진다.
옛날 파주 문산포에 천문을(千文乙)이라는 어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갔다가, 이곳 덕목리 앞 아산만에 이르게 되었다. 고기잡이에 열중하고 있던 중 그물에 무엇인가 걸렸다. 그물을 당겨보니 큰 돌이었다. 자세히 살피지도 않고 다시 바다에 그물을 던졌다. 얼마 후 그물에는 또 무엇인가 걸린 듯하였다. 건져보니 이번에도 돌이었다. 이상히 여겨 살펴보니 그것은 불상이었다.
깊은 불심을 지니고 있었던 어부는 부처님 앞에 여러 차례 절을 올렸다. 보통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어디든지 모셔야 되겠다고 생각하고는 절터를 찾아 근처 고등산으로 향하였다. 이상하게도 등에 지고 있는 부처가 새털같이 가볍게 느껴졌다. 얼마쯤을 왔을까. 그렇게 가볍게 느껴지던 부처가 갑자기 무거워지며 발길을 옮겨놓을 수가 없었다. 어부는 이곳이 부처님을 모실 곳인가 보다 생각하고 그곳에 모시기로 하고 산을 내려왔다. 그러나 어부에게는 걱정이 있었다. 부처님을 모시자면 당연히 법당이 있어야 하는데 나이 든 혼자의 몸으로 어떻게 불사를 한단 말인가.
걱정을 하다가 늦게야 잠이 들었다. 그날 밤 어부는 꿈에서 부처님을 만났다.
“걱정하지 말거라. 바닷가에 나가 보면, 난파된 배가 있을 것이니 그 재목을 써서 건물을 짓도록 하고, 또한 바닷가에는 검은 소가 있을 테니 그들을 끌어다가 법당을 짓도록 하여라.”
잠시 동안의 일이었지만, 그 모습은 생생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어부는 날이 밝자마자 바닷가로 달려갔다. 그 곳에는 난파된 배의 잔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멀리 검은 소 세 마리가 한가하게 풀을 뜯고 있었다. 어부는 그 자리에서 몇 번이나 꿇어 절을 올리고, 그 재목을 가져다가 불사를 하고, 바다에서 건진 부처님을 모셨다. 이 절이 지금의 심복사라고 한다.
대적광전 앞에 세워진 삼층석탑은 후대에 보수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고려 초의 양식을 하고 있다.
절의 한편에 맥문동과 옥잠화가 활짝 피어있다.
탑의 부재와 무엇에 쓰인것인지 알 수 없는 석재들이 놓여 있다.
이 석주는 무엇에 쓰인것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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