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의 삼천사
마애여래불상의 은은한 미소가 서려있는 삼천사
북한산 자락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은평구를 쓸어버렸다는 뉴스가 장식하고 있는 삼천사를 찾는다.
아까운 두명의 목숨을 앗아가버린 북한상에 내린 집중호우
진관사를 거쳐 바로 옆 계곡인 삼천사를 찾아가는 길
어제의 뉴스 때문인지 오늘 운전하는데 신경이 많이 쓰인다. 전국을 운전하며 다니지만 긴장감이 많이 든다.
물론 처음가는 길이지만 항상 재미있다.
저 코너만 돌면 무엇이 나를 반길까? 이런 기분에 여행을 다니는 것 같다.
얼마쯤 갔을까.
북한산 삼천사 입구쯤에 계곡이 나타난다. 계곡을 가로질러 콘크리트로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은 곳이 보인다.
혹시 저곳이 어제의 그곳
집사람에게 말한다. 저곳이 어제의 그곳 같다고. 나는 촌놈이라 계곡의 습성을 알고 있다. 비가 오는 날 절대로 계곡을 찾아선 안되고, 무리하게 건너서는 더더욱 안된다고, 아마 어제 그 두분도 비가 쏟아지니 얼른 계곡을 건너 집으로 가고 싶었을 것이다. 나 같으면 다시 삼천사로 들어가 거기서 기다릴 것이다.
나의 생각은 적중했다.
삼천사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 다시 만난 계곡을 가로건너는 그곳에 방송카메라와 119구조대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바로 이곳인 모양이다.
씁쓸한 생각을 하며 계곡을 건너 찾아간 삼천사
어제의 집중호우 때문인지 절 내도 복잡해 보인다.
삼천사(三千寺)는 북한산의 비로봉과 노적봉을 병풍처럼 뒤로 두르고 북한산 중턱에 자리잡은 절이다. 「동국여지승람」과 「북한지」에 따르면 신라 문무왕때 원효와 진관스님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한다. 임진왜란 때는 서울지역의 승병들이 운집하여 뜻을 거사하던 장소였으나 안타깝게도 전란때 절이 타버린 것으로 전해온다.
그후 암자가 있던 마애불 길상지에 진영스님이 중창하였다. 초암에 마애불만 남아있던 이곳에 오늘날의 당우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1978년 성운화상이 주지로 주석하면서부터이다. 성운스님의 중창복원 원력으로 삼천사는 현재 대웅전․산령각․천태각의 당우가 있으며 세존진신사리탑과 나한사리탑 관음입상과 지장보살입상이 성보문화재로 갖춰져 있다. 고려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보물 제657호인 마애불은 예부터 영험있는 부처님으로 알려져 불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기도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차량이 절의 입구를 꽉 막고 있어 답답하다.
보물 제657호 삼천사지 마애여래불상
마애불에서 내려다 본 계곡
절이 계곡을 막고 있어 계곡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마애불을 보고 뒷쪽에는 무엇이 있을까하고 찾아간 그곳.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스님 한분이 명상에 잠겨 있다.
파란하늘과 흰 뭉개구름이 멋지다.
어제의 참사가 일어난 그 장소이다.
풍광은 멋지지만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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