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오메가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꼭 사진에 담고 싶은 것이랍니다.
그 오메가를
우리나라 동쪽 끝 섬 독도
독도에 첫발을 내딛고, 그곳에서의 푸른바다와 파란하늘의 감동을 가슴 속에 담고, 들뜬 마음으로 울릉도로 돌아가는 길
그 길에 오메가를 만나다니!
황홀합니다.
독도에서의 짧은 만남(20분)을 뒤로 하고 다시 배에 올랐답니다.
4시경 독도에서 출발
다시 울릉도의 도동항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남은 여정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죠.
배가 출발합니다.
바깥으로 나갈 수 없는 배, 우리는 지정된 좌석에 앉아 울릉도까지 가야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배의 좌측 방향에 붉은 빛이 돌기 시작합니다.
배 안으로 들어오는 저녁의 햇빛이 멋지게 내게 다가옵니다.
혹시?
저녁노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얼른 카메라를 챙기고 비상출입구 쪽으로 가서 입구에 서 계신 분에게 자리를 잠시 빌려 사진을 찍습니다.
그런데 배의 창문에 있는 물기와 먼지 때문에 사진이 선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정도도 어딥니까?
이 자리에서는 안 되겠습니다.
2층의 우등석으로 올라가 봅니다.
허나 그쪽에는 출입구가 없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우선 카메라의 렌즈를 바꾸어 달고 어디서 찍을까 궁리를 합니다.
처음 사진을 찍었던 창가 쪽 자리 오른쪽에 빈 자리가 보입니다.
'저기서 찍으면 되겠구나' 하고 얼른 갑니다.
앞사람, 뒷사람 신경 쓸 시간이 없습니다.
사진기의 셔터를 누릅니다.
움직이는 배에서 수평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는 독도에 내렸습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내릴 수 있다는 독도를 우리는 내렸습니다.
독도에 내리기도 했는데 배 안에서 이정도의 흔들림은 이겨내야 겠죠.
아!
뭔가 보이려 합니다.
보입니까?
붉은 태양 아래 바다 저 멀리서 붉은 게 떠오르는 것이 보이시죠?
혹시
오메가!
오메가!
너로구나!
너를 드디어 여기서 만나는구나!
'언제나 만날 수 있을까?' 했는데 너를 여기서, 동해의 바닷길에서 만나는구나!
그것도 독도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아!
드디어 보았습니다.
내 눈 앞에 펼쳐지는 오메가의 황홀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붉은 태양이
동해의 거무스런 바다 위에서 멋진 오메가의 장관을 펼쳐내고 있습니다.
아!
짧습니다.
너무나 시간이 짧습니다.
사진기를 누르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줄도 몰랐는데 해가 저렇게 넘어가고 있습니다. 아쉽습니다.
이제 가려나 봅니다.
오늘의 마지막 모습을 잠시 보이며
오메가의 황홀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어둠 속으로 우리를 밀어넣고 바다 깊은 속으로 가려나 봅니다.
진짜 가려나 봅니다.
언제 너를 다시 만나보랴?
더욱이 이곳이 어딥니까?
동해의 끝 .
독도에서 돌아가는 뱃길.
그 뱃길 따라 달리는 배 안에서 만난 오메가.
너를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단 말인가?
이제 작별을 고해야 합니다.
오메가여!
잘 있게나!
독도여, 너를 보고 가슴 속이 뭉클했는데 이렇게 돌아가는 길에 또다시 감동을 주는구나!
고맙다.
독도여!
이제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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