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여행

[대구여행] 겨울에 오동나무 꽃피면 봉황이 날개를 펴는 동화사

들꽃(野花) 2011. 5. 5. 08:03

팔공산의 동화사

동화사를 찾던 날,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지만, 대구방짜유기박물관을 거쳐 동화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구름이 잔뜩 끼인 하늘이 우리를 반겨준다.

 

여행을 다니면서 관심을 갖는 분야는 전해오는 이야기나, 전설, 창건설화 등이다.

과연 동화사에는 어떤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을까?

예전에 찾아보았던 기억을 더듬어 본다.

 

동화사에는 즉, 오동나무와 봉황에 관련한 이야기들이 전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오동나무가 겨울에 꽃을 피운다.

겨울에 오동나무가 꽃을 피우면 봉황이 날개를 편다.

신라 흥덕왕 832년 심지왕사사 유가사였던 동화사를 중창할 때 동화사의 오동나무가 한겨울에도 꽃을 피웠다고 합니다.

 

봉황은 무엇을 먹고 살을까요?

오동나무에 깃들고, 바로 대나무의 열매만을 먹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오동나무와 봉황과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인가 봅니다.

동화사에는 봉황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있답니다.

이제 하나하나 찾아보려 합니다.

 

 

동화사에서 제일 먼저 반겨주는 것은 일주문과 주차장 오른쪽 바위에 있는 마애여래좌상(보물 제243호 대구 동화사 마애여래좌상)입니다.

 

보물 제243호 대구 동화사 마애여래좌상

 

 

팔공산동화사봉황문

 

일반적인 사찰에는 'OO산OO사일주문'이라는 일주문이 있지만 이곳 동화사에는 특이하게도 '팔공사동화사봉황문'이라고 되어 있다.

왜 일주문이 아니라 봉황문일까?

 

궁금증을 가지고 동화사로 들어갑니다.

팔공산 동화사의 지세가 봉황이 알을 품는 형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봉황에 대한 믿음은 동화사 경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방금 본 동화사 일주문도 다른 사찰과 달리 봉황문이며, 또 대웅전 앞 봉황이 깃든 누각인 봉서루 밑을 살펴보면 봉황의 꼬리에 해당하는 바위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웅전 안에 들어가면 천장에 세 마리 용과 여섯 마리의 봉황이 조각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성으로 기도를 올리면 봉황이 날개를 달고 극락세계로 날아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스님이 전합니다. 금당암 아래 인악대사비의 귀부 역시 봉황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일주문인 봉황문을 지나

팔공산 자락의 동화사를 찾아 올라가는 길

벚꽃들이 꽃비를 흩날리고 있습니다.

비록 하늘은 맑게 개이지 않았지만 비가 오지 않는 것에 만족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 길을 걸어 올라갑니다.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계곡을 에워싸고 있는 나뭇가지에는 봄꽃들이 화려하게 피고 있고

 

잠시 동화사 안내도를 읽어보고

 

부처님 오신날을 기리는 연등을 벗삼아 편안한 마음으로 길을 떠나고

 

아무도 없던 길에 저 여인은 어디에서 불쑥 나왔나요.

나 홀로 걷는 길

동행이 있었으면 합니다.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나무가지에는 새싹들이 움트기 시작하고

 

소망을 담은 작은 탑들도 보이고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알 수 없는 비석도 보이고

 

보물 제254호 대구 동화사 당간지주

 

스님들이 수도를 하는 곳이라

들어갈 수 없는 금당선원을 먼 발치에서 구경하고

 

당간지주 바로 옆에 있는 석탑도 구경하고

 

알 수 없는 기록도 보이고

 

천왕문으로 올라가는 길에 멋드러진 다리도 건너고

 

계곡물도 보며 동화사를 찾습니다.

 

수령이 500년되는 느티나무로 동화사와 인연이 깊은 인악대사를 기리기 위해 '인악대사나무'라 이름지었다고 합니다. 

 

 

 

 

봉서루가 보이는데 계단 아래에 커다란 알 같이 둥글게 생긴 바위 3개가 보입니다.

자세히 볼까요?

 

 

 

봉황의 알이 아닐까요?

동화사가 봉황과 관련된 절이니까요?

 

봉황의 정기가 서려져 있다는 의미의 봉서루 앞 바위위에 올려놓은 보이는 작은 돌을 봉황알이라고 부릅니다.

동화사터가 풍수상 봉소포란형(봉황이 알을 품은 모습)의 지세이며, 신라 흥덕왕 7년 심지대사가 절을 중창 할 때 오동나무 꽃이 한겨울에 상서롭게 피었다 하여 동화사로 불리운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봉황은 태평성대에 나타나며, 오동나무에 깃들고, 먹는 것은 대나무 열매만을 먹는다는 속설이 있다고 합니다.

봉황알을 만지면 소원성취한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봉황알을 만져보시고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

 

초파일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대웅전 앞에는 많은 연등들이 걸려있습니다.

 

얼마 전에 보물로 승격된 대웅전입니다.(보물 제1563호)

 

 

 

 

 

 

통일범종루

자세히 보면 범종루 가운데 기둥이 다른 기둥들과 다를 것입니다.

바로 대웅전을 보수할 때 나온 기둥을 여기에 설치해 놓은 것이랍니다.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는 동화사만의 매력이 아닐까요?

 

어느덧 개나리의 꽃이 떨어지고 잎이 나오고 있군요.

엊그제 노란 꽃을 피운것 같았는데 벌써 꽃이 지고 새싹이 나오니 시간이 참 빨리 흐르는 것 같습니다.

인생무상이라?

 

 

비로암에 잠시 들려봅니다.

일반인들은 출입금지인데 저 안에 있는 보물들을 찾아보려고 들어갑니다.

 

 

 

보물 제244호 대구 동화사 비로암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보물 제247호 대구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

 

비로암을 마지막으로 동화사의 여행이 끝나는군요.

어때요, 즐거우셨나요?

그리고 봉황을 만나보았나요?

저는 아직이랍니다. 그래서 다음을 또 기약해야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