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여행

[남원여행] 최명희 선생의 '혼불' 효원의 신행길에 타고온 매안역, 서도역

들꽃(野花) 2015. 1. 30. 01:12

[남원여행] 최명희 선생의 '혼불' 효원의 신행길에 타고온 매안역, 서도역

 

남원의 서도역

지금은 전라선 이설로 인한 폐선의 작은 역에 불과하지만 최명희 선생의 '혼불'에서 매우 중요한 공간으로 불리는 정거장으로 매안역이라 불리우는 역이다. 아무도 없는 텅빈 역사를 찾는 것은 그리 반가운일은 아니다. 물론 역사속으로 사라져가는 수 많은 역에 비해 이렇게 나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만으로 서도역은 남원에 있어서는 없어서는 안될 곳이다.

 

서도역은 1934년 10월 1일 역원배치 간이역으로 운수 영업을 시작하여 1937년 10월 1일에 보통역으로 승격된 역이다. 2002년 전라선 철도 이설로 신역사를 준공, 이전할 때까지 이용된 역으로 현재는 1932년 준공 당시의 역사의 모습을 재현하여 '구 서도역 영상촬영장'으로 조성하였다.

 

서도역은 최명희 선생의 걸작인 '혼불'의 주인공인 허효원이 대실에서 매안으로 신행올 때 기차에서 내리던 역이며, 강모가 전주로 학교 다니면서 이용하던 장소이기도 하는 것으로 '혼불'의 도입부에 나오는 역이다.

 

 

 

 

서도역

떠나는 사람, 오는 사람 등 수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서도역

최명희 선생의 '혼볼'에서 효원이 신행올 때 내리고 강모가 전주로 다니닐 때 이용한 역

폐선이 되어 역사에서 사라져갈 서도역이 최명희 선생의 '혼불'에 의해 우리들 곁으로 되돌아온 역이다.

 

화려했던 봄날의 아름다움도, 여름날의 무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그늘도, 가을날의 아름다운 낙엽도 모두들 사라져가벼린 쓸쓸해보이는 철길만이 반겨주는 서도역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열차를 기다리며 머나먼 소설속으로 들어간다.

 

 

 

매안마을 끝 아랫물에 이르러,

치마폭을 펼쳐 놓은 것 같은 논을 가르며 구불구불 난 길을 따라, 점잖은 밥 한상 천천히 다 먹을 시간이면 닿는 정거장, 매안역이다.

 

전주와 남원을 오가는 열차가 쉬어가던 역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아야 했던 효원의 삶이 서도역에 첫발을 내디디며 혼불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쩜 지금 보는 썰렁한 겨울의 모습이 효원의 삶을 암시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한다.

 

 

전라선 이설로 인해 사라져 갈 서도역이 남원시에 의해 '구 서도역 영상촬장'으로 조성되었다.

 

 

 

 

 

현재의 서도역은

역사, 철길, 플랫폼 등 준공될 때의 모습으로 복원을 하여 간이역에서 느낄 수 있는 정겨운 곳이 되어 있다.

 

 

 

 

철길

나의 고향에도 추억속의 태백선이 지나가고 있다.

학교다닐 때 기차가 오기를 기다려 레일위에 대못을 올려 놓고 있다가 기차가 통과하고 나면 대못이 납짝하게 만들어져 있다.

그러면 납작하게 만들어진 못을 물고기를 잡는 작살로 다듬어서 사용하곤 했었다.

청주에서 대학을 다닐 때도 제천에서 청주로 가는 길에 기차를 자주 타곤 하였었다.

옛 생각이 많이 난다.

 

 

 

 

효원도 철길을 걸었을까?

서도역에서 효원을 만났으면 소설속의 마을인 혼불마을을 찾아가보자.

 

 

 

 

 

 

 

최명희 선생의 '혼불'의 배경이 되었던 서도역은

문학적 가치로서만이 아니라 철도에 대한 현장 실습의 장으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열차와 지하철을 매일 이용하지만 그 시설물들을 쉽게 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1980년대까지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완목신호기' 지금 사용하고 있는 신호기와 달리 역무원이 직접 신호기의 추와 선을 이어놓은 지뢰대를 이용하여 조작하던 수동신호기로 문화재로 보존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서도역에 가면

'혼불'에 나온 주요 장면들 중 꿈꾸는 강모, 혼례장면, 신랑다루기 등 조각작품들을 설치해 놓아 혼불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혼불' 3권 286쪽>

' 오래된 길이 구불구불 하얗게 벋어 오다가 평평하게 화악 퍼지면서 둥그러미를 이룬 곳이 고리배미였다.'

지금은 경지정리라 하여 논들을 사각형으로 정리하여서 소설에 나오는 구불구불 논이라든가 길들이 사라져 아쉬움이 남는다.

한적하니 구불구불한 길을 걸으며 추억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박명용 '님의 '서도역 한 컷'이란 시가 서도역 안에 걸려있다.

 

숨 끊긴 서도역은 살아 있었다.

한 컷의 시간들이 꿈들대고 있었다.

사람대신 찾아오는 바람이며

잔뜩 손때 묻은 대합실 문잡이이며

사랑한다는 낙서며 덜렁거리는 나무조각이며

조금은 쓸쓸할 것 같은 들꽃 몇 송이며

잡풀에 갇힌 녹슨 철길이며

덩그러니 선 기다림의 신호대며 모두가

사람의 혼불을 피우고 있었다.

서도역은 숨을 쉬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박명용'님의 '서도역 한 컷'에서 처럼 서도역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직

사람들의 오고 간 흔적만이 작은 돌맹이에 그 사연을 담고 뒤에 온 이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있다.

 

 

 

 

창밖에는

대실에서 매안으로 신행오는 효원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소설의 흐름처럼

뿌연 창너머로 겨울의 바람이 불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혼불의 혼을 찾아왔던가.

혼불의 주인공 효원의 삶을 엿보려 찾아왔던가.

 

 

 

이제는 보기 어려운

강남갔던 제비도 서도역 길가의 집 처마아래서 먹이를 찾아 날고 있다.

 

 

 

 

어미 제비를 기다리는 새끼들의 모습에서 그 옛날 고향집 처마밑에 있던 제비집의 모습을 그려본다.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그 순간을~~~

 

 

찾아가는 곳

혼불문학관

주소 : 전북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522번지

전화번호 : 063 - 620 - 6788

홈페이지 : http://www.honbul.go.kr/

 

 

서도역(폐역)

전북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