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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여행] 배려의 삶, 타인능해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구례 운조루 - 국가민속문화재 제8호

들꽃(野花) 2015. 3. 18. 06:52

[구례여행] 배려의 삶, 타인능해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구례 운조루 - 국가민속문화재 제8호

 

 

구례 운조루 - 국가민속문화재 제8호

 

따뜻한 봄 기운이 온세상에 소식을 전하는 날, 구례시가지에서 19번 국도, 섬진강대로를 따라 남으로 길을 잡고 가다보면 토지면사무소 가기전 너른 들을 만나게 된다. 아직은 농사철이 아니라 황량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창밖으로 보이는 세상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봄을 느끼게 된다.

그 오미리의 너른 들판을 들어서면서 좌측 형제봉과 왕시루봉 사이의 골짜기 아래에 한옥촌이 눈에 들어온다.

산 아래에 전통한옥이 있는 행복한마을의 한옥촌과 중요민속문화재 제8호로 지정된 운조루, 구례 향토문화유산 제9호 곡전재를 만날 수있다.

 

봄날의 따스함이 온몸에서 느끼는 날

날은 화창하고 푸르른 하늘이 인천에서 내려온 나그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고 있다. 시골의 공기는 역시 찌든때로 물든 도시의 공기와 달리 굳이 심호흡을 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레 답답한 가슴속에 잔존해 있는 스트레스를 확 날려주는 것 같다.

 

 

'운조루(雲鳥樓)'

운조루는 '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사는 집'  또는 '구름 위를 나는 새가 사는 빼어난 집'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도연명의 귀거래사라는 칠언시의 머리글자만 따온 것으로 보고 있는데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에 피어오르고, 새들은 날깅에 지쳐 둥우리로 돌아오네'에서 첫머리인 운(雲)과 조(鳥)를 따온 것이라고 한다.

 

 

 

 

 

 

 

운조루는

조선 중기의 집으로 영조 52년(1776)에 유이주가 지었다고 한다.

풍수지리에 의하면 이곳은 산과 연못으로 둘러싸여 있어 '금환락지'라 하는 명당자리로 불려왔다고 한다. 집은 총 55칸의 목조기와집으로 사랑채, 안채, 행랑채, 사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채로 들어가는 길이 경사로로 되어 있어 당시에도 노약자를 위한 배려의 뜻이 담겨져 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운조루는 조선시대 양반집의 전형적인 건축양식을 보여주고 있는 건물로 호남지방에서는 보기드문 예라고 한다.

 

 

 

 

원래 운조루는  사랑방 서쪽에 대형 2칸이 있는데 이를 '운조루'라고 하는데 요즘은 이곳 전체를 운조루라고 한다.

 

 

 

 

 

 

이곳은 '가빈터'로

당시 조선시대 상류층 사회에서는 집안에 빈소를 두었는데 '가빈터'란 집안 내에 죽은 사람을 모셔 두는 곳을 말하며, 가빈터에는 운명 후 3일이 지난 입관한 후에 모셨으며, 3개월 동안 안치했다가 출상을 했다고 한다.

안치기간 중 조석으로 상식을 올리고 삭망에는 제례를 올렸다.

 

 

 

 

봄은 봄인가보다.

회양목에 노란꽃들이 피어나고 어느새 벌들이 꽃을찾아 꿀을 따는 봄날이 많이도 우리들 가까이 온것 같다.

이제 슬슬 꽃을 찾아 떠날때가 된것 같다.

 

 

 

 

운조루의 굴뚝은 높게 세워진 일반적인 건물의 굴뚝과 다르게 낮게 만들어져 있다.

이는 가난한 이웃들을 배려하여 밥 짓는 연기가 멀리서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고 한다.

 

 

 

타인능해

가난한 이웃을 위하여 행랑채에 백미 두 가마니반이 들어가는 목독(쌀독)에 쌀을 담아놓고 끼니를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이 쌀을 빼다고 끼니를 해결할 수 있게 한 것으로 그 마개에 '타인능해'하고 써 놓았는데 이는 '누구나 마음대로 쌀독의 마개를 열 수 있다'는 뜻이다.

 

 

 

 

 

 

안채

 

 

 

안채의 다락방 같은 곳으로 이곳에서 좁은 창으로 바깥세상을 구경하였다고 한다.

지금 보이는 쪽은 안채쪽이고 그 옆에서 바깥으로의 창이 있다.

 

 

 

 

안채 건물에 특별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꼭 소에게 먹이를 주는 여물통 같은 것이 건물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연결되어 있다.

 

무엇에 쓰는 것인지???

 

 

 

 

안채에서 작은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건물을 바라보니 건물 위쪽에 작은 구멍이 보인다.

무엇하려고 구멍을 뚫어 놓았을까?

 

안채의 아낙네들이 세상을 구경을 할 수 있도록 뚫어 놓았다고 한다.

작은 창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어땠을까?

바깥도 세상도 함부로 볼 수 없는 세상세 살던 우리의 어머님들

전통이라는, 풍습이라는 어이없는 것들이 어머님들을 너무나 옥조이고 살게 했던것 같다.

 

 

 

 

ㅎㅎ

바로 밤새 잠자리와 같이 했던 요강의 물을 버리는 곳이라고 한다.

ㅎㅎ

 

 

 

 

안채마당 앞쪽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항아리들

어머님들의 항아리에 대한 정성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어렸을 적 항아리를 열심히 닦던 엄니가 생각이 난다.

 

 

 

 

 

 

절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운조루 안채 지붕 끝에 달려있다.

바람소리에 울려오는 풍경소리

절에서 듣는것이 아니라 집에서 듣는 것도 멋질 것 같다.

 

 

 

안채 마당에 용도가 애매한 돌이 있는데 문화해설사에게 여쭤보니 손을 씻는곳이라고 한다.

우물가에서 씻으면 되는데

참 옛날 사람들을 이해못하게 하는 부분도 있다.

 

 

 

운조루의 부엌

 

운조루의 부엌자리가 이곳이 명당의 증거라고 한다.

그 이유는 집터를 잡고 주춧돌을 세우기 위해 땅을 파는 도중에 지금의 부엌자리에서 어린아이의 머리 크기 만한 돌거북이 나왔는데 이는 운조루의 터가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금귀몰니(金龜沒泥)의 명당을 입증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돌거북은 가보로 내려오다가 지난 1989년에 도난을 당했다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내가 사는 충북 제천의 고향마을에도 마을 입구에 미륵이라는 돌에 불상을 새긴 것이 있었는데 누군가 밤에 와서 실어갔다고 한다.

이런 나쁜놈들은 잡아다 감옥에 쳐 놓고 세상과 담쌓고 죄의 경중을 떠나서 평생 햇빛을 못보게 해야 한다.

 

 

 

 

 

두레박으로 물을 긷던 아낙네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우물

지금도 사용을 하고 있는지 너무나 큰 화강석이 우물 위를 떡하니 덮고 있다.

 

 

 

지금쯤 만개를 하였을 산수유가 나그네가 찾은 3월 7일에는 겨우 꽃망울을 보여줄 뿐

더 기다리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구례산수유꽃축제가 21일부터 29일까지 산동면 일원에서 열린다고 했는데 지금쯤 노랗게 물든 산수유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지게를 비롯한 우리네 농기구들이 아기자기하게 서 있다.

어렸을 적 나무를 해서 지게에 지고 오던 생각이 난다.

무게 중심을 잘 맞추면 의외로 많은 짐을 질 수 있다.

 

 

 

눈속에 피어있을 때 더욱 아름답다는 복수초

운조루의 담벼락아래 따뜻한 곳에 따뜻한 날씨에 활짝피어 꽃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해주고 있다.

 

 

 

 

좌측의 형제봉과 오른쪽 살짝이 왕시루봉이 보이는 풍수좋은곳에 자리잡은 운조루가 오늘도 그 자리에 서 있다.

 

 

 

운조루 좌측에 조성된 행복한 마을의 한옥촌

 

 

 

이곳에서는 한옥팬션을 운영하고 있어 시멘트와 콘크리트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우리의 전통 한옥에서 옛 선조들의 삶을 배워가는 시간을 가졌봄 직하다.

 

 

 

따뜻하니 좋은 봄날

길가에는 예전에 개불알풀로 알려진 봄까치가 앙증맞게 피어있다.

봄은 봄인가 본다.

 

온 세상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봄날

남도여행에서 맛난 구례 운조루에서 좋은 시간, 삶의 여유를 배워가는 시간이었다.

 

 

 

 

찾아가는 곳

구례 운조루

전남 구례군 토지면 운조루길 59(오미리)